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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07-12 11:55 View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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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한삼희의 환경칼럼] "전력 붕괴 다가온다"는 전문가 그룹의 경보 발령

한삼희 환경칼럼니스트 2024.07.12. 00:10


지난주 에너지 전문가들의 토론 모임에 참여했다. 

1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고 일종의 스터디 모임이어서 가식 없는 얘기들이 오갔다. 

단국대 조홍종 교수가 발제를 맡았는데, 

5월31일 공개된 전력수급(15년)기본계획 실무안이 테마였다. 

2038년까지 태양광·풍력을 현재의 5배(23GW→115GW)로 늘리고 대형 원전 3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다. 

토론에서 “계획이 실현될 거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여러차례 나왔다. 

전문가들은 안정적 전력공급 전망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향후 10여년 사이 무슨 큰 사태가 벌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들 했다.


발제자 조 교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얼마나 엄청난 전력을 쓰게 될지 설명했다. 

D램 메모리 웨이퍼 생산과정에서 12인치 웨이퍼 한장 만드는 데 14~21MWh 전기가 필요하다. 

하루 2~3천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클린룸 4개짜리 팹(공장) 한 곳에서 

대형(1.4GW) 원전 1~2기 발전량(하루 28~63GWh)만큼의 전력을 쓰게 된다. 

이런 팹을 하이닉스가 4곳, 삼성전자가 6곳 구축한다는 것이다. 

다 구축되면 현 국내 수요의 20% 수준 전기가 필요하다. 

요즘은 클린룸 8개짜리 팹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뿐인가. 전기차, AI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블랙홀도 등장하고 있다. 

이 막대한 4차산업 전기 수요를 어떻게 맞추느냐는 것이다.


전임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이란 대말뚝을 박아놨다. 

전력수요가 폭증하는데 그걸 무탄소 전력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2021년부터 태양광 증설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쉬운 입지의 ‘낮게 달린 과일’이 고갈된 것이다. 

태양광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이격거리 규제(도로·주거 밀접지 일정 거리 이내 태양광 제한)가 완화돼야 한다. 

지자체들이 주민의견을 반영해 조례로 시행하고 있는 걸 어떻게 바꿀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 국내 전기의 45%를 쓴다. 

대부분 석탄·LNG 전기다. 

전영환 교수(홍익대)는 

“그걸 무탄소 전원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수도권에 원전이나 태양광 지을 게 아니라면 다 지방에서 가져와야 한다. 

무슨 방법으로 하느냐”고 했다. 

전 교수는 “(태양광·풍력을 5배는커녕) 10GW라도 늘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지방 태양광 단지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없는데 누구더러 태양광을 더 지으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동해안 8개 민간 석탄발전소가 올 들어 발전제약으로 입은 손실액이 3천억원이라고 한다. 

송전망이 포화되자 원전전기를 먼저 보내려고 석탄발전소엔 송전선을 개방하지 않는 것이다. 

진작 개통됐어야 할 동해안~신가평 HVDC 송전선 건설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모임 브레이크타임 때 한 참석자는 

“HVDC는 원전 전기를 운반하겠다며 짓기 시작했다. 

그걸 성사 못 시켰으면 원전가동을 멈춰야지 왜 석탄발전소를 못 돌리게 하냐”고 했다. 

토론에서도 “(편의적 송전망 운용이) 결국 공정거래 이슈, 또는 사법적 문제로 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준 교수(서울과학기술대)는 

“(태양광·풍력 전기만 쓰자는) RE100이 현안인데 

대만 TSMC는 해상풍력 전기를 kWh당 150~170원에 공급받을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전력 경매시장에서 사려면 200원 넘게 든다”고 했다. 

기업이 그거라도 사고 싶어도 발전사들이 재생전력 의무비율을 채우려고 모두 걷어가는 바람에 

기업은 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조영탁 교수(한밭대)는 

“경매제도 활성화로 재생전력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했다. 

한전이 독점한 전기판매 부문을 개방하지 않으면 

태양광·풍력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전력수급 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는 건 일치된 견해였다. 


하지만 발제자 조 교수는 

“민영화의 ‘ㅁ’ 자만 나와도 분위기가 뒤집어진다”며 구조개혁은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또 송전망 정상화에 100조원은 필요한데 200조원 부채의 한전으로선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2035년쯤, 또는 그 이전이라도 허약한 전력망과 한전의 천문학적 부채로 

뭔가 거대 충격에 직면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정부가 전기요금을 틀어쥐고 발전설비 증설 하나하나까지 개입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직적 구조로는 위기극복이 요원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공무원 사회는 1~2년 자리 지키다 가겠다는 보신주의가 여전하다. 

정치 싸움 선수인 국회는 전력망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 같은 제도적 해법을 방치해왔다. 

토론을 보고 갖게 된 느낌은 전력붕괴의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폭탄 돌리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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