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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질 좋고 싼 한국 의료, 이번 사태로 무너질까 걱정"
[의료개혁, 이제부터가 중요] [3] 권준혁 美 클리블랜드 병원 교수
조백건 기자 2024.06.26. 08:10
권준혁 교수가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이 병원 레지던트들에게 양의 간을 이용해 간 절제술을 가르치고 있다.
/권준혁 교수
“이렇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이렇게 싸게, 자주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한국밖에 없습니다.”
권준혁(54)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복강경 간(肝) 수술과 교수는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세계적 수준의 한국의료가 이번 (의정갈등) 사태로 붕괴될 것 같아 너무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 오하이오주에 있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하버드대병원, 존스홉킨스대병원, 메이요 클리닉과 함께
미국 4대 병원으로 꼽힌다.
권 교수는 2018년부터 이곳에서 일했다. 그 전엔 삼성서울병원에서 이식외과(간 이식)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미국에서 딱 한달만 살아보면 우리 국민이 어마어마한 의료혜택을 누린다는 걸 실감할 것”이라며
“미국인은 한국보다 보험료를 훨씬 많이 내지만 혜택범위는 한국의 1/3도 안 된다”고 했다.
한국은 직장 가입자 한명이 월평균 14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낸다.
배우자와 자녀(피부양자)까지 혜택을 받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미국에선 사보험인 ‘가족 의료보험’의 경우 매달 평균 1152달러(약 160만원)를 내야 한다(2020년 기준).
한국의 11배가량이다.
그는 “간이식 비용도 미국은 60만$(약8억3천만원) 이상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싸지만,
1년 후 생존율은 한국이 95%로 미국(90%)보다 높은 편”이라고 했다.
한국의 간이식 비용은 본인부담금과 수가(최대 1700만원)까지 합쳐 5천만원 이하다. 미국의 1/16 수준이다.
권 교수는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를 높여도 이건 병원에 주는 돈이지 의사에게 가는 돈이 아니다”라며
“필수의료 의사들의 수가 인상 요구는
월급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인력, 장비 걱정 없이 사람 살리는 일에 열중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와 의료계가 만나 이번 사태를 풀어야 한다”며
“회의록 공개 등 투명한 협의를 거쳐 결론을 내야 국민도 수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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