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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K2전차포·이지스함포… 모두 그의 손 거쳤다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17] 'K화포의 달인' 장만호 기장
정한국 기자 2025.02.26. 09:55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현대위아에서 만든 함포 'KMK 45'로 사격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원래 수입되던 함포를 현대위아 장만호 기장 등이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함포 하나당 수백억원이 절감됐다.
현재 우리 군의 주력함정 주포로 쓰이고 있다. /해군
2002년3월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
進水를 두달쯤 앞둔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의 뱃머리 부분에 구경 127mm짜리 함포 ‘KMK 45’가 실렸다.
우리 방산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군 주력함정에 국산 중대형 함포가 장착되는 순간이었다.
이 함포는 이 함정에 단 하나인 주포(主砲)로,
뱃머리에서 최대 24km 밖까지 분당 20발을 쏴 적을 타격하는 무기다.
1999년부터 약 3년간 현대위아가 미국기업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만들었다.
이 함포는 ‘신의 방패’라 불리는 한국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등 다른 주력 함정 주포로 잇따라 장착되며
우리 군의 핵심 전력이 됐다.
이전까지 이런 함포는 모두 수입했지만,
현대위아와 국방부 등이 협업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제작비용을 수백억원 절감했다.
중대형 함포를 자체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8국 정도에 그친다.
이 함포를 만든 주역 중 하나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장만호(56) 技長이다.
당시 현장에서 선적과정을 지켜보던 그는 지난 3년 가까운 개발기간을 떠올리며 마음이 벅차올랐다고 했다.
경남 창원 현대위아 화포 생산공장에서 장만호 기장이 K9 자주포 옆에 나란히 섰다.
그는 화포 2만개를 만든 이 회사 대표 장인이다. /현대위아
지상에서 사람 또는 기계가 포탄을 장전해 발사하는 육상 화포(火砲)와 달리
함포는 보통 배 바닥 쪽에 있는 탄약 엘리베이터를 타고 탄이 무기에 장전되는 시스템이라 구조가 더 복잡하다.
무게가 20t이 넘고 부품 수만 2만개 안팎에 이른다.
이런 난관에는 특별한 王道가 있진 않았다.
장 기장은 당시 10명쯤 되는 동료들과 영어로 돼 있는 수천 쪽짜리 도면들을 넘겨보고,
미국기업이 가져다준 완제품을 하나하나 뜯어봐야 했다.
사람 팔 하나만 한 유압밸브 하나에 문제가 생겨 포 전체가 작동하지 않는 일도 있었는데,
원인을 몰라 팀원 전체가 1주일씩 매달리는 등 시행착오 속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대위아가 장 기장에게 이 일을 맡겼던 것은 그가 이 회사를 대표하는 화포전문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대형 화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장 기장은 1996년 이 회사에 입사한 후 28년 넘게 현장에서 화포만 만들었다.
국내에서 생산된 K9 자주포나 K2 전차 등 K방산의 대표 무기에 장착된 화포 대부분을 맡는 등
그의 손을 거쳐 국내외로 나간 중대형 화포만 약 2만개에 달한다.
◇중대형 화포 2만개 만든 달인
최근 경남 창원 현대위아 공장에서 만난 장 기장은
한창 해외로 나가는 K방산의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의 주포 제작을 총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보통 포탄이 지나가는 포신과 탄약장전장치, 포신이 밀려나는 걸 막는 지지대(마운트)를 조립한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공급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장 기장은
“중대형 화포의 경우 무게가 1t이 넘는 게 다반사지만 아주 섬세한 무기”라며
“머리카락 한 올의 차이가 명중률과 아군의 안전을 좌우할 정도”라고 했다.
그래픽=김현국
K9의 주포만 해도 10m가 넘는 5t짜리 원기둥 형태로 1차 가공된 쇳덩이를 가져와,
빨대 모양으로 가운데를 특수 장비로 파내 포신을 만드는 게 시작이다.
이 과정에서 철 3t을 깎아낸다.
틀에 쇳물을 부어서 찍어내면 포탄이 발사될 때 생기는 고온·고압을 견디지 못해,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다고 한다.
장 기장은
“먼지만 한 틈으로도 화약이나 불똥이 새어 나와 사고로 이어지거나,
압력 등에 영향을 줘 화포 명중률이 떨어진다”고 했다.
포탄이 지나가는 길을 0.05mm의 오차만 간신히 허용될 정도로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장 기장도 처음부터 달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병역특례를 받으려고 지역의 한 방산기업 협력업체에서 금속 가공일을 배운 것이 시작이었다.
1996년 현대위아에 입사해 선배들을 3~4년 쫓아다니며 다양한 포 생산하는 일을 배우다,
K9 자주포 개발 팀에 정식으로 합류하게 됐다.
금속가공이란 ‘기본’부터 무기개발 같은 ‘응용’까지
화포생산의 전 과정을 현장에서 경험한 것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해외 기술자 가르치다 느낀 K방산 경쟁력
일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금은 달인이라 불리지만, 뼈아픈 실수도 있었다.
지난 2014년 노후 K1 전차의 포를 재정비하는 업무를 하던 중에 왼쪽 약지를 하나 잃은 것이 그중 하나였다.
100kg이 넘는 포 폐쇄기(장전 후 내부를 밀폐하는 장치) 덮개 잠금장치가
제대로 잠기지 않은 걸 모르고 그 주변을 살피다 생긴 일이다.
그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나머지 방심해 스스로 자책했다”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무기를 다루는 만큼 언제 어느 때든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 계기였다”고 했다.
최근에는 그는 교사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K9이나 K2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덩달아 포 사용법이나 관리법을 배우러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다.
K방산의 발전을 이어갈 후배들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장 기장은
“보안상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할 수 없지만,
우리의 연간 포 생산량이 그들의 3~4배나 되는 걸 듣고 해외에서 교육받으러 온 기술자들이 깜짝 놀라더라”면서
“단순한 부품조립이 아니라, 포 내부의 거칠기, 강도, 품질의 안정성 등
섬세한 우리 기술자들이 오래 쌓은 노하우가 세계에서 인정받는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했다.
☞강선포, 활강포, 곡사포, 박격포
강선포와 활강포 :
강선포는 포신 내부에 나선형 홈인 강선이 있다.
포탄이 안정적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회전력을 생기게 해 명중률을 높인다.
반대로 활강포는 강선이 없어 발사속도가 빠르고 위력이 높지만 포탄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최근엔 전자장비 등 명중률을 높이는 보조 시스템이 발달하며 활강포가 늘고 있다.
곡사포와 박격포:
곡사포는 장애물을 넘을 수 있을 정도의 각도로 사격하는 화포.
산이나 건물 뒤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지만, 사거리가 다소 짧다.
박격포는 곡사포보다 더 가파르게 쏘는 화포로, 보병이 전진하며 참호 등을 요격할 때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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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자주포와 박격포는 곡사포,
함포와 전차포는 직사포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