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Clean Sea Clean World

    게시판     자유게시판
게시판

CHOKWANG SHIPPING Co., Ltd.

자유게시판

울분사회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24-08-29 05:57 View165

본문

오피니언 만물상

[만물상] 울분 사회

김민철 기자 논설위원 2024.08.28. 23:32


화병은 화를 잘 해소하지 못하고 참아서 생기는 우리 고유의 병명이다. 

참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보았던 문화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정신질환 분류책자에 한때 ‘Hwa-Byung’이란 영문으로 실리기도 했다. 

예전에는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났지만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나이도 낮아지고 

남성들도 화병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통독 이후 큰 환경변화로 많은 동독주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고향을 떠나 이주해야 했다. 

사회적 차별까지 겪으며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났다. 

베를린 샤리테 대학의 미하엘 린덴 교수는 이 증상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울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 증상이 큰 정치·사회적 급변만 아니라 

직장갈등, 이혼, 해고, 지인의 사망 등 일상생활에서 부정적 경험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독일판 화병’인 셈이다.


▶'울분’이 나오는 기사를 검색해 보면 공통점이 있다. 

‘내 노력과 기여가 무시당했다’는 것이다. 

‘공정’ 문제와 닿아 있다. 

2020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취업준비생들이 울분에 찬 것도 이런 이유였다. 

2018년 평창올릭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구성할 때 

일부 한국선수가 탈락하자 2030세대는 “불공정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통독 과정에서 나타난 울분증상도 바뀐 세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절반(49%)이 장기적인 울분상태에 놓여 있다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결과가 나왔다. 

젊은 층에서 비율이 더 높았다. 

놀랍게도 이 비율은 울분이 많다는 독일인을 대상으로 비슷하게 조사한 결과치(16%)의 3배에 달했다. 

다만 이번이 네번째 조사인데, 과거 세차례 조사(2018년 55% 등)보다는 약간 수치가 낮아졌다. 

연구진은 “우리 사회 구성원의 울분감정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는 ‘울분사회’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은 분명 성공한 선진국인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한국은 타인과 비교가 일상화되고, 경쟁이 심한 사회인 탓일까.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하루 평균 자살사망자수가 38명에 이르는 것도 이와 관련 있을 듯하다.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공정한 경쟁에 사회가 더 관심을 쏟아야 할 것 같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04.♡.235.143 작성일

울분은 답답하고 분한 마음상태인데 화가 맺혔다고도 할 수 있다
그 화는 남에게 요구한 사항이 충족되지 않을 때 생기기도 한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 남과 얽히지 않을 수 없으니 생긴다
상대의 실수 실패 착오 등 보다 배신같은 것에서 생길 수도 있고
관계부조화에서 자타에 대한 실망이나 절망에서 올 수도 있다
자신의 눈 높이나 손 크기를 바꾸면 그 화가 덜 생길 수도 있겠다
마음이 구겨지면 신체조직도 구겨지니 신체건강으로 확장도 된다

문제는 그 화가 잠시가 아니고 장기적으로 풀리지 않음에 있고
그 결과, 이성을 잃고 자제가 되지 않아 자타에게 물심신의 상처를 준다
심지어, 심하면 자신이나 가족의 미래에 방향이나 길이 달라지기도 한다
세상사/인간관계가 뜻대로 계산데로는 다 안 된다는 걸 모름이 원인이다
깨는 건 순간인데, 만들거나 복구에는 시간, 돈과 노력이 비교불가 정도다
민생고를 해결했음에도 더 큰 욕심이 스스로 불화를 부르는 경우도 많다 

ressentiment(르상띠망)라는 프랑스 말이 있는데
약점있는 사람이 강자에 갖는 원한 또는 복수심,
약자의 강자에 대한 (근거/이유 없는) 증오심, 열등감
못 가진 자의 가진 자에 대한 시기심 등 '남과의 비교'에서 발생하는 심리가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이란 걸 모르고 과시라는 '허세'에서 생기기도 한다
이 르상티망이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서, 온 나라에 팽배해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친지 잘/쉽게 만나는 게 그리 쉬운 세상, 시대가 아닌가보다
너만 그런 게 아니고 나도 그러니, '그렇커니'가  답이나 약이 될 수도 있겠다

Total 3,714 / 10 PAGE
자유게시판 LIST
NO. TITLE WRITER
3579 휴대전화 - 뇌암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8 중국 인력시장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7 페니키아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6 전기차 수리비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5 중국경제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4 답변글 점심식사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3 K조선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2 은퇴이민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1 공동체 감각 댓글2 인기글 최고관리자
3570 반일 캠페인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69 답변글 재일교포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68 정신건강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열람중 답변글 울분사회 댓글1 인기글 최고관리자
3566 호텔화재 인기글 최고관리자
3565 답변글 통신용어는 인기글 최고관리자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