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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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판별법… 동양은 신·언·서·판, 유대인은 재·주·성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 [26] 2000년간 내려온 인간관
홍익희 전 세종대교수 2021.12.28 00:17
탈무드에서 랍비 일라이는 “사람의 성격은 지갑, 술잔, 분노의 세가지 방식으로 분별한다”고 말했다.
이를 풀이하면 사람이 지갑(키소), 술(코소), 분노(카소)를 다루는 방식으로 그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탈무드에서 말하는 지갑은 돈 쓰는 태도뿐 아니라 재물을 다루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탈무드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의 유형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한다.
“탈무드에선 말이야…”
논쟁하는 유대 랍비들 - 유대인들은 탈무드에서 돈을 쓰는 태도, 쾌락을 다루는 방법, 분노조절 정도를
눈여겨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배운다.
예컨대 술을 제어하지 못하는 이는 작은 유혹에도 넘어가 죄를 지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사람을 곁에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림은 유대 랍비들이 탈무드 내용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장면을 묘사한
19세기 오스트리아 화가 카를 슐라이허의 작품이다. /위키피디아
사람은 재물을 대하는 4가지 유형
①“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보통 사람이다.
어떤 이는 이것을 소돔인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②“내 것은 네 것이고, 네 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무지한 사람이다.
③“내 것은 네 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경건한 사람이다.
④“네 것은 내 것이고, 내 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사악한 사람이다.
그런데 유대인 선조는 왜 재산의 소유권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사람의 종류를 나누었을까?
재산의 정도를 기준으로 나누어도 되는데 말이다.
유대교의 인간관은 재산의 소유권을 포함해 사람의 행동과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의 가치관,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본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근본적인 생각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첫 문장인 ‘내 재산은 내 것이고 네 재산은 네 것이다’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소돔에 사는 사람의 언급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소돔은 부유한 도시였다.
근처의 도시들은 환경이 척박하고 가난해서 그 도시의 사람들은 소돔에 와서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돔 사람들은 다른 도시 사람들이 와서 구걸하는 것을 싫어했다.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긴 했지만, 다른 도시 사람들에게는 물건을 팔지 않았다.
결국 물건을 팔지 않으니 다른 도시 사람들은 돈이 있어도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소돔 사람들은 시신에서 그 돈을 다시 빼앗았다.
소돔 사람들은 ‘내 재산은 내 것이고 네 재산은 네 것이다’라는 재산법상의 이치는 지켰으나
결과적으로는 남을 돕지 않았다.
이로써 하느님의 계명을 범하고 말았다.
불타는 소돔
- 부유한 소돔 사람들은 “내 재산은 내 것이고 네 재산은 네 것”이라며 가난한 이웃 도시를 돕는 것을 꺼렸다.
또 굶어 죽은 이들의 시신에서 돈을 다시 빼앗았다.
신의 분노를 산 소돔은 불에 타 사라진다.
소돔의 멸망을 그린 16세기 화가 헤리 멧 드 블레의 작품. /위키피디아
두번째 문장인 ‘내 것은 네 것이고, 네 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본주의 사회의 소유권 개념이 전혀 없다. 무지한 사람이다.
세번째 문장인 ‘내 것은 네 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경건한 사람이다.
남으로부터 단 하나도 빼앗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을 주려 하니 말이다.
그런데 자신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남에게 이유 없이 다 주는 사람은 실제로는 호구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경건한 사람은 비즈니스를 잘해서
고객이 낸 비용 이상으로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수익으로 이웃을 돕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고객감동으로 얻는 수익을 자선사업에 쓰는 기업인이 여기에 해당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네 것은 내 것이고, 내 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극도로 탐욕스러운 사람이라 논할 가치가 없다.
무조건 멀리해야 할 유형이다.
술잔은 그 사람이 쾌락을 대하는 방법을 뜻한다.
세상에는 쾌락이 주는 자극을 끝없이 찾아 방황하면서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이가 많다.
이런 사람은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할뿐더러,
자신의 본능을 제어하지 못해 작은 유혹에 넘어가고 결국 죄까지 지을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덩달아 피곤해질 수 있으므로 역시 멀리해야 할 유형이다.
우리가 함께 일하고 상호교류해야 할 사람은
술잔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 곧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갑과 술잔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았으니, 이번에는 탈무드에서 분노를 다루는 방식을 알아보자.
분노하는 방식에 따른 4가지 유형
①쉽게 화내고, 쉽게 화를 푸는 자는 그의 미덕이 그의 결점을 상쇄한다.
②쉽게 화내지 않지만, 쉽게 화를 풀지도 않는 자는 그의 결점이 그의 미덕을 상쇄한다.
③쉽게 화내지도 않고, 쉽게 화를 푸는 자는 경건하다.
④쉽게 화내고, 쉽게 화를 풀지도 않는 자는 사악하다.
분노에 대한 태도는 지갑에 대한 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분노는 악의를 분출하는 분화구다.
욕설과 혐오와 증오를 다 발산하는 감정이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교만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만을 중심에 놓기에 하느님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좋은 기회를 끌어당기려면 화를 내는 습관과 성향을 반드시 다듬어야 한다.
사람은 화가 나면 판단력이 흐려져 잃는 것이 많아진다.
사소한 것에 화를 내게 되면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쉽게 화내는 사람은 화가 식더라도 이미 많은 것을 잃은 후다.
첫째 유형처럼 비록 화를 빨리 진정시키더라도 앞서 화를 낸 것으로 인해 어떠한 이득도 얻을 수 없다.
둘째 유형처럼 쉽게 화를 내지는 않지만 일단 화가 나면 멈추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득을 얻지 못한다.
오래 곪은 분노가 터졌을 때는 파급력이 더욱 크다.
이런 분노는 본인에게 손실을 입히는 데다가, 쉽게 화를 내지 않으면서 쌓아 올린 신뢰까지도 무너뜨린다.
이와 달리 셋째 유형처럼 화를 거의 내지 않고 또 화를 내더라도 빨리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발전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
넷째 사악한 유형은 언제나 화를 다스리지 못한다.
키소(지갑), 코소(술잔), 카소(분노)와 마주하는 자신의 됨됨이를 헤아려 보게 되는 연말이다.
[살아가는 지혜 담았다, 탈무드는 63권에 달하는 학문]
십계명·율법에 따른 삶의 지침서
서기 210년경 구전율법 편찬 착수, 이후 수백년에 거쳐 설명 추가 돼
유대인의 경전은 ‘토라’와 ‘탈무드’ 2개이다.
구약성경의 도입부 첫 다섯권. 곧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모세가 썼다고 하여
이를 모세5경이라 부르며, 바로 이것이 토라다.
오늘날 구약을 경전으로 삼고 있는 종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이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성경을 ‘구약’이라 부르는 걸 싫어한다.
그들은 그들의 성경을 ‘타나크(TANAKH)’라 부른다. 총 2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대교는 히브리 원문이 남아 있지 않으면 경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톨릭의 구약성경보다 권수가 적다.
타나크는 토라 말고도 19권이 더 있다.
유대인들은 나머지 부분은 토라를 보조하거나 해설하는 보조경전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토라만을 양피지에 손으로 필사하여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어 이를 갖고 예배를 본다.
스위스 유대인 박물관의 탈무드
- 탈무드는 이스라엘의 口傳율법과 이에 관한 보충설명과 해석을 한데 모은 책이다.
사진은 스위스 유대인 박물관에 있는 탈무드. /위키피디아
그럼 탈무드는 무엇일까?
하느님이 시나이산에서 모세에게 그의 백성들이 앞으로 지킬 십계명과 율법을 내려주며
삶의 작은 부분까지 아주 자세히 알려주셨다.
여기서 중요한 율법은 토라에 기록되었고
율법을 지키기 위한 자세한 설명은 장로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하나는 글로 쓰여 ‘토라’로 남겨졌고 또 다른 방대한 내용은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에게 율법은 두종류가 있었다.
하나는 글로 쓰여진 ‘성문율법’이요 또 다른 하나는 말로 전해져 내려온 ‘구전율법’이다.
구전율법은 오랜 시간이 지나자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선대의 설명을 그대로 후대에 전하기가 힘들었다.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끌려왔을 때,
선지자 에스라는 더 늦기 전에 구전율법들을 모아 책으로 편찬하기로 했다.
이후 작업은 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져 방대한 저작을 낳게 된다.
서기 210년경 랍비 ‘유다 하 나지’는
사람들을 모아 그간 선배 랍비들이 모아 오던 구전율법의 본격적인 편찬에 착수해
6부(농업, 종교절기, 결혼, 민법과 형법, 제물, 제식) 63편520장으로 완성했다.
이로써 탄생한 것이 탈무드의 전신 ‘미시나’이다.
그런데 미시나는 원론적 내용만 담고 있어,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랍비들은 그 뒤 300여년 동안 미시나에 대한 보충 설명과 해석을 더 했다.
이 해석들을 모은 것이 ‘게마라’다.
이렇게 미시나와 그 주해 게마라를 한데 모은 것이 ‘탈무드’다.
탈무드는 한권의 책이 아니라 63권의 방대한 책이다.
그 무게가 75㎏이나 나가는 엄청난 분량이다.
탈무드는 책이라기보다는 위대한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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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사람 판별법'은 사회생활의 근간(뿌리)에 해당되는 말이니
제목만으로도 독자를 쉽게 끌 수 있다
제목에서 동양은, 유대인은으로 구분했으면
동양의 신,언,서,판에 관한 필자의 견해도 밝히는 것이 도리인데
내용은 '탈무드'의 생성과정만 자세히 전개한 결과가 되었다
'교수' 직을 걸고 신뢰를 바탕으로 독자를 유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