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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동맥경화 피하려면 ‘질 좋은 근육’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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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21-12-07 11:20 View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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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A씨(53)는 출근 준비에 바빠 아침 식사는 거르기 일쑤다. 
점심은 동료들과 근처 식당에서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양껏 주문해 해결한다. 
식후엔 보통 담배 한두 개비를 피우고 들어간다. 
자리로 와서는 퇴근 때까지 쭉 앉아서 업무를 본다. 
오후 8시 조금 안 되는 시간에 귀가해선 저녁을 먹고 소파에 몸을 맡긴다.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집에 오면 체력이 바닥이다.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그대로 잠이 든다. 
주말에 골프칠 때 걸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주일에 순수하게 운동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A씨는 이미 고혈압약을 먹는 중이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비만은 아니지만, 체지방량이 많고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진단 소견을 받았다.

#2. B씨(51)는 아무리 출근이 일러도 간단하게 아침은 꼭 챙겨 먹는다. 
직장에 도착해선 빈 회의실에서 약 10분간 목 스트레칭을 하고 별도 기구가 필요 없고 
서서 할 수 있는 하체 운동인 스쿼트를 15회씩 3세트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점심은 가능한 직원 식당을 이용하고 식판에 음식을 과하게 담지 않도록 신경 쓴다. 
식후에는 운동화로 갈아 신고 2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근처 공원을 걷는다. 
퇴근 때까지 대부분 한자리에 앉아 컴퓨터 작업을 하지만 
1시간에 한 번씩은 꼭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퇴근 직후 직장 근처 헬스클럽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하고 귀가했지만, 
지금은 곧바로 집으로 향한다. 
저녁을 먹은 뒤 다소 피로하더라도 아내와 동네 체육공원을 빼먹지 않고 찾는다.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강도가 좀 있는 유산소 운동을 40분간 한다. 
들어와서는 매트를 깔고 복근 등 중심(코어)근육 운동과 하체 운동을 더 보충하고 잠자리에 든다. 
코로나19 이후 술자리는 거의 갖지 않는다. 
담배는 10년 전에 끊었다. 
B씨는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 질환 없이 건강하다는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A와 B씨는 비슷한 연령대의 직장인이지만 식사나 운동 등 생활습관에서 많이 다르다. 
중년에 가장 위협이 되는 대사 건강에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두 사람이 이렇게 판이한 ‘대사 건강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뭘까.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비만(Obesit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그 열쇠는 ‘근육의 질’에 있었다. 
A와 B씨의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는 각각 24.0㎏/㎡, 
21.4㎏/㎡로 별 차이가 없었다. 
동양인 비만 기준(BMI 25㎏/㎡ 이상)에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의 복부 CT를 찍어봤더니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복부 근육량은 A씨가 181㎠로 B씨(136㎠) 보다 1.3배 많았다. 
지방화된 근육의 양도 A씨는 78㎠로, B씨(14㎠)보다 5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질 좋은 근육의 양은 B씨가 121㎠로 A씨(88㎠) 보다 1.4배 많았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도 지방이 축적된다. 
근육의 지방화가 많이 진행될수록 근육의 질은 떨어진다. 
김 교수팀은 CT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복부 근육(TAMA), 근육내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NAMA), 근육내 지방이 쌓여 건강하지 못한 근육(LAMA), 
근육 사이 지방조직(IMAT)을 시각화했다. 

또 전체 복부 근육에서 질 좋은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을 파악하기 위해
‘좋은 근육량 지표’(NAMA/TAMA×100)를 새로 개발했다. 
지표가 높을수록 질 좋은 근육의 양이 많다는 뜻이다. 
앞서 A와 B씨의 좋은 근육량 지표는 각각 48%, 88.6%로 B씨가 1.8배 높았다.


B씨가 대사적으로 건강했던 건 평소 좋은 식생활습관과 운동 등의 꾸준한 실천으로 
질 좋은 근육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고혈압 전 단계, 당뇨병 전 단계,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 복부 비만 중 
2개 이상의 위험 인자를 갖고 있거나 고혈압 혹은 당뇨병이 있는 이들이다.

연구팀이 A, B씨를 비롯해 20세 이상 건강검진자 2만659명(평균 52.9세)의 복부 CT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질 좋은 근육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대사적으로 건강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만하지 않으며 대사적으로 건강한 경우 남녀 모두 좋은 근육량 지표가 의미 있게 높았다. 
좋은 근육량 지표 하위 25% 그룹과 비교했을 때 상위 25% 그룹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남성은 28%, 여성은 43% 낮았다.

김홍규 교수는 15일 “근육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흡수하고 소모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의 질이 떨어지면 인슐린에 대한 반응도 줄어들어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어 근육의 질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같은 과 이민정 교수와 함께 30세 이상 건강검진자 4068명(여성 155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질 좋은 근육이 많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이 최대 66% 낮았다는 연구결과도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석회화는 심장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안쪽 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이른바 ‘동맥경화’를 말한다. 
심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각한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질 좋은 근육을 키우면 여성의 동맥경화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근육의 지방화가 늘어 근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질 좋은 근육을 늘리려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균형있게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큰 근육을 사용해 몸 전체를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속보, 조깅, 수영, 등산, 고정식 자전거 등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산소를 섭취하면서 하는 운동이다.

하체와 복근 등 근력을 키우는 운동은 크런치(누운 자세로 배에 힘을 주면서 고개를 듦), 
누워서 복부 힘주기, 브릿지(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천천히 들어올림), 
의자에 앉아 한쪽씩 다리 들기, 스쿼트 등이 있다. 
개인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율, 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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