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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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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4해21-08-05 11:43 View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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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성리학의 유토피아 조선

그 결과 조선의 개화세력은 그들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외세에 의존한 개화혁명의 길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일본은 1543년 다네가시마에 나타난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개항된 이래 

나가사키의 데지마를 통해 상당히 탄탄한 개화세력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두터운 개화세력 덕분에 메이지유신이 성공했다. 


반면에 조선의 개화당은 갑신정변 당시 일본공사관과 일본군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세력이 미미했다. 

막상 갑신정변이 벌어지자 민중들이 개화당을 적대함으로써 그들의 쿠데타는 사흘천하로 막을 내렸다.


주자성리학의 유토피아였던 조선. 

성리학을 제외한 모든 사상이나 학문은 사악한 학문으로 배격하는 극단적인 원리주의 국가가 조선이었다. 

조선의 양반선비들이 추구했던 주자성리학은 

석기시대, 청동기시대를 인류의 이상향으로 그리워하고, 

중국을 어버이 나라로 섬기고, 

양반과 상놈, 남과 여, 노장과 소장, 문인과 무인, 사농공상으로 철저히 신분을 차별하는 사회였다.


불과 3~7%의 극소수 양반층이 93~97%의 백성들을 등쳐먹은 나라, 

그런 제도를 자손만대까지 유지하려는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주자성리학자들은 근대를 거부했다. 

근대문물을 전하려는 기독교, 서양인, 일본을 배척하는 논리가 위정척사였다. 

그들은 의병까지 일으켜 외세에 저항했고, 근대화를 거부했다. 

그들이 목숨 바쳐가며 지키려 했던 것은 

백성들과 국가의 생명과 재산이 아니라, 그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주자성리학이었다.


반면에 개화사상을 이어받은 세력들은 기독교, 서양인, 일본의 도움을 받아 근대화를 이루고자 했고, 

서양문명 수용에 앞장섰다. 

그러한 노력들은 위정척사 세력이 보기엔 외세와의 야합이었고, 전통적 가치의 파괴였다. 

따라서 위정척사세력들은 개화세력을 타도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켰다.


영국-러시아 그레이트 게임에 휘말린 조선

조선은 붓을 쥔 문인(붓잡이)들이 칼을 쥔 무인(칼잡이)들을 타도하고 권력을 행사한 지구상 예외의 나라다. 

소위 먹물들의 천국이요 장인·기술자들의 지옥이었다. 

주자성리학적 입장에서 상공업을 천시하고 청빈을 강조한 결과 사회 전체가 '뭐가 째지게 가난한 사회'가 되고 말았다. 

조선에서 당쟁이 극성을 부린 이유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과거급제였고, 

과거에 급제해도 요직이 중앙직·지방직 다 합쳐 900여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관직이 한정되어 있기에 과거에 급제해도 관직을 제수받기 위해 피가 튀는 경쟁을 벌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학문의 스승과 출신지역, 가문을 배경으로 붕당을 형성하여 권력투쟁을 벌였다. 

상대방을 타도해야만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당쟁에서 승리하면 소속당파는 부귀영화가 보장되지만, 패하면 하루아침에 역적으로 몰려 패가망신이다. 

300여년 당쟁이 일상화되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멸문지화를 당했다.


1840년과 1856년 두 차례 아편전쟁의 와중에 

러시아는 어부지리로 연해주 일대 영토를 청나라로부터 강탈한다. 

러시아는 동아시아에서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부동항)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들의 첫번째 먹이는 쓰시마였다. 

러시아의 쓰시마 점령 시도가 영국의 무력 간섭으로 실패하자 러시아가 그 다음으로 노린 곳은 한반도였다.


대륙국가 러시아가 한반도를 거점으로 태평양으로 진출하여 해양질서를 어지럽히면 

패권국 영국의 이익은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때문에 영국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러시아의 한반도 진출을 봉쇄한다. 

이러한 영-러 그레이트 게임이 본격화되는 동안 조선은 풍전등화였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이전 수준의 생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나라가 기울면 돈이 없어 나라를 지킬 군대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서양세력이 동양으로 몰려오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조선은 방호장구도 없이 벌거벗은 몸으로 외세 앞에 노출되었다. 

누가 먼저 잡아먹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라로 전락한 것이다.


부동항 확보를 위해 조선을 향한 러시아의 저돌적인 진격을 막기 위해 

영국은 조선을 서양열강들과 수교시켜 그들의 힘을 통해 러시아의 남진을 봉쇄하고자 했다. 

영국은 청나라의 조선 외교책임자 리훙장의 팔을 비틀어 

『조선책략(朝鮮策略)』이란 책을 써주도록 압력을 가한다. 

청나라가 제공한 『조선책략』 노선에 의해 미국과 수교과정에서 협상을 할 수 있는 영어 가능자가 없었고, 

만국공법을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조미수교를 위한 협상은 조선 땅이 아닌 청나라 톈진(天津)에서, 

조선대표가 한사람도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청국대표 리훙장과 미국 전권대표 슈펠트 제독 사이에 이루어졌다.


일본은 문명개화의 모범국, 조선은 문명퇴화의 본보기

오랜 협상 끝에 수교조약문도 슈펠트와 청국 대표가 만들었고, 

완성된 조약문을 가지고 슈펠트 제독과 청국 대표단이 조선에 도착했다. 

조선대표가 완성된 수교조약문에 서명함으로써 체결된 것이 조미수호통상조약이다. 

서양열강과 수교한 조선은 문명개화의 길로 나가기 위해 워밍업을 하는 과정에서 

임오군란·갑신정변이라는 두 차례 정변을 맞는다. 

갑신정변으로 조선의 개화세력은 초토화되고, 위정척사가 판을 치는 세상으로 돌변한다. 

그 결과 일본은 문명개화의 모범국이란 칭송을 듣는 반면, 조선은 문명퇴화의 본보기가 되었다.


저자 김용삼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롭고, 엄정하고 깊이 있는 눈으로 한국근대사를 가슴으로 쓰고 있다. 

방대한 자료수집, 냉철한 세계인식을 바탕으로 대한제국(조선)의 멸망의 과정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냉정하게 분석함으로써 

우리가 누구인가를 찾아내는 최초의 이성적 작업이 빛을 발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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