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무지개, 핑크빛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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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22. 국민일보 [신용일 기자] 쌍무지개… 핑크빛 석양… 서울 희귀 기상현상 속출 이유
지난 19일 오후 5시쯤 서울 하늘 곳곳에서 쌍무지개가 관측됐다. 강한 소나기가 내린 직후였다.
이어 분홍빛 석양이 하늘을 물들였다.
SNS에선 서울 곳곳에서 촬영된 쌍무지개와 석양 사진이 속속 공유됐다.
지난 15일과 17일에도 관찰된 쌍무지개는 최근 잦아진 국지성 호우와 관련 있다.
무지개는 대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을 관통하는 빛이 굴절되면서 만들어진다.
빛줄기가 프리즘을 통해 서로 다른 굴절률로 꺾이면 무지개 빛깔로 퍼져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태양빛이 프리즘 역할을 하는 대기 중 물방울을 뚫고 지나가면 우리 눈엔 무지개가 펼쳐지는 셈이다.
쌍무지개는 대기 중에서 빛줄기가 두 차례 굴절돼야 관측될 수 있다.
지난 15·17·19일에는 각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비가 내리다보니 서로 다른 지역의 대기 중 물방울이 고밀도로 자리 잡게 됐고,
빛줄기가 거리를 두고 수차례 굴절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무지개가 겹쳐서 보인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비가 내리긴 했지만 짧은 시간 적은 양이 내렸고
태양빛과 구름(대기 중 물방울) 각도가 맞지 않아 쌍무지개가 만들어지진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좁은 지역에 비구름떼가 강수를 뿌리는 ‘국지성 소나기’가 계속됐는데,
이는 특정 지역 상공에 비구름떼가 집중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방울이 대기 중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고 군데군데 블록을 형성해 뭉쳐 있다 보니
서로 다른 거리에서 물방울을 관통하는 빛줄기가 여러 차례 굴절될 수 있다”며 쌍무지개 관측 이유를 설명했다.
쌍무지개 중 하나는 색깔 순서가 반대이고, 희미하다.
두 번 굴절되는 무지개의 경우 위에서부터 ‘빨주노초파남보’가 아닌 ‘보남파초노주빨’ 순서로 색깔이 배열된다.
두 번 굴절되면 한 번 굴절된 무지개에 비해 다소 희미하게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한편 쌍무지개가 생긴 자리에 벌겋게 타오르는 듯한 분홍빛 하늘이 관측된 것도 ‘빛’과 관련 있다.
태양이 저무는 과정에서 구름과의 각도가 달라지면서 빛의 산란(빛이 대기를 통과해 들어오다가
공기, 물방울 등 여러 입자를 만나 사방으로 퍼지는 현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산란되는 각도에 따라서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 등 색깔도 다채로워진다.
특히 구름이 대기 상층부에 위치할수록 구름이 머금은 수분 입자가 뭉치지 않고 흩어지게 돼 산란도 활발하다.
평소와 달리 노을빛이 넓게 퍼져서 하늘을 물들인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대기 상층부에 바람이 강할수록 이런 현상은 도드라진다”면서
“뭉쳐 있던 구름 입자를 바람이 흐트러뜨리면서 태양빛과 구름 입자가 만나는 각도가 다양해져 산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쌍무지개와 분홍빛 하늘은 태양이 떠 있는 방향, 구름 상태, 강수량과 특성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가능할 정도로
관측되려면 조건이 까다로운데 최근 국지성 호우로 이색적인 풍경이 자주 관측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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