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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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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11-01 01:48 View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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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만물상

[만물상] 러시아식 벌금 2간루블

강경희 기자 2024.11.01. 00:14


러시아가 미국 IT기업 구글에 부과한 벌금누적액이 2간(澗)루블, 

$로 환산하면 200구(溝)$에 달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구는 10의 32제곱, 1간은 10의 36제곱이다. 

1조(兆)가 10의 12제곱, 1경(京)이 10의 16제곱이니 1구는 1경의 1경배다. 

지난해 전 세계 GDP가 105조$이니 ‘벌금 200구$’는 세계 GDP의 10의 20제곱 배가 넘는다.


▶구글이 러시아 친정부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자 

러시아 법원은 그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복원하라고 판결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일 10만루블(약142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했다. 

벌금을 즉각 안 내면 2배씩 늘어나도록 해 이런 천문학적 벌금이 쌓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가동을 멈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1만루블(약14만원)에 팔고 나왔다. 

2년 내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붙었지만 현재로선 되찾을 기약이 없다. 

프랑스 르노는 20$에, 닛산과 마쓰다는 각각 1$에 자산을 넘기고 러시아를 떠났다. 

이렇게 떠난 기업들은 러시아 기업으로 바뀌었다. 

스타벅스가 스타스 커피로 바뀐 식이다.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서방이 경제제재를 하는데도 러시아경제는 되레 호황이라고 한다. 

실업률은 최저, 실질임금은 두 자릿수 상승이다. 

지난해 성장률이 3.6%였고 올해도 3.6% 성장이 예상된다. 

그 비결이 ‘전시경제’다. 

러시아는 정부예산의 30%가량을 국방비로 쏟아붓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600억$ 정도였던 국방비가 올해 1400억$에 달한다. 

모든 군수공장이 풀가동된다. 


너무 많이 죽은 병사를 채우기 위해 

러시아 평균임금의 3배도 넘는 돈을 초봉으로 제시해 지난해 군인 35만명을 모집했다. 

올해는 초봉을 2배로 인상해 병사를 모집한다. 

높은 임금 외에도 부상비, 사망가족위로금 등 파격 대우를 해준다. 

자국민으로 모자라 쿠바, 네팔, 우간다 등 세계 최빈국 청년들을 용병으로 모집하고 있다. 

북한 파병도 러시아의 인력난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저소득층이 높은 임금을 받고 전쟁터와 군수공장에 투입되면서 소비도 호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동원 가능한 자금을 모두 끌어 쓰니 국부 펀드의 유동자산은 44% 줄었다. 

정부의 돈 풀기로 인플레이션이 9%대로 치솟았다. 

인플레 억제를 위해 지난해 7.5%이던 기준금리가 올해 21%까지 높아졌다. 

엘리트 젊은이들은 러시아를 대거 떠났고 정부가 푸는 돈은 전쟁의 포화로 증발하고 있다. 

이 위험한 질주의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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