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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손톱깎이 기업 쓰리세븐, 상속세 감당 못해 회사 넘겼다
송혜진 기자 서유근 기자 2025.03.14. 07:53
한때 ‘밀폐용기의 대명사’로 통한 국내 1위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은
‘상속세’ 때문에 회사가 매각된 이후 실적이 추락한 대표사례로 꼽힌다.
1978년 설립한 락앤락은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서 인기를 얻었고, 미국 홈쇼핑 채널에서까지 대박을 냈다.
특히 2004년엔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창업주 김준일 회장이 4천억원(매각 대금 기준)이 넘는 ‘상속세 부담’ 때문에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 후 락앤락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홍콩계 사모펀드가
수익성을 앞세워 한국공장은 물론 해외공장도 대부분 매각한 뒤 생산은 중국기업에 위탁했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중국 OEM 제품인 데 실망해 등을 돌렸다.
2021년 5430억원까지 간 매출은 3년 만에 38%가 줄었다.
2023년부터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엔 자진 상장폐지까지 갔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표 중소·중견 기업 중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가업을 포기하거나 기업을 매각한 곳이 적지 않다.
탄탄한 경영능력을 자랑했던 업체들이 이 과정에서 위기를 겪거나 사라지기도 했다.
무역협회가 중소기업인 7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42%는
“상속세 문제 등을 이유로 가업승계를 하지 않고 매각이나 폐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국내 중소기업인의 절반가량이 과다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가업승계를 고민하는 것이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생산업체였던 쓰리세븐(777) 역시
상속문제로 회사가 매각된 이후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경우다.
1975년 설립 이후 33년 동안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던 회사다.
2008년 창업주 김형규 회장이 별세하자
유가족과 임직원은 상속세 150억원을 감당하기 어려워 제약업체 중외홀딩스에 지분을 팔았다.
매각 후 회사실적이 좋지 않아 중외홀딩스는 이듬해 쓰리세븐을 다시 티에이치홀딩스에 넘겼다.
2003년 300억원 정도였던 회사 매출은 2023년 반 토막인 160억원이 됐다.
국내 최대 가구·인테리어 업체로 이름을 날렸던 한샘은
창업주 조창걸 전 명예회장의 직계가족 중 경영후계자가 없고
막대한 상속세를 내기도 어려워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했다.
사모펀드에 팔린 이듬해에 회사는 적자를 냈고
2023년엔 다시 흑자를 회복했지만 매출은 매각 이전보다 줄었다.
1973년 설립해 한때 세계 1위 콘돔 생산업체였던 유니더스는
상속세 때문에 회사가 매각되고 사실상 해체절차를 밟은 경우다.
2015년 창업주가 별세하고 회사경영권을 사모편드에 넘겼다.
유니더스는 이후 바이오제네틱스, 경남바이오파마 블루베리 NFT,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명을 바꾸며 사업 다각화를 계속 시도했으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사례가 거듭되자 중소기업계에선
“상속세 때문에 기술력 있는 업체들이 승계과정에서 망가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당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1980, 1990년대에 창업했기에 상속시점에 와 있다”면서
“지금 상속세를 개정하지 않으면 강소기업 상당수가 해외에 팔리거나 사모펀드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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