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이 천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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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4해21-07-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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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의 실크로드에 길을 묻다] ‘숏다리’ 몽골말, 어떻게 ‘롱다리’ 서역말 꺾었나 [중앙일보] 김호동 서울대 명예교수 2021.07.09 00:34 1973년 경주 황남동고분 155호 분(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국보 제207호).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문물 교류의 또 다른 자취다. 인간과 하늘을 잇는 천마 사상은 고대 인도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 국립경주박물관] 대초원 누빈 천마와 조랑말 1973년 경주 황남동의 한 고분(5~6세기)에서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障泥 (말을 타고 달릴 때 흙이 사람 몸에 튀지 않도록 말 옆구리에 늘어뜨린 장식물)가 발견됐다. 이 장니에는 꼬리를 위로 치켜세우고, 앞뒤 발로 물결무늬를 일으키고, 혀를 길게 내밀며 질주하는 흰 말이 그려져 있었다. 하늘을 나는 ‘天馬’ 모습을 형용한 듯하여 학자들은 이 고분에 ‘天馬塚’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이 아니라 기린을 묘사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墓主의 넋을 천상세계로 인도하기 위한 천마라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중국이 자랑하는 보물 ‘청동천마상’ 중국 간쑤성에서 출토된 ‘靑銅奔馬像’. 1800년 전 한나라 때의 유물이다. /[사진 간쑤성박물관] 경주 ‘천마’가 발견되기 불과 4년 전인 1969년 중국 간쑤성(甘肅省) 무위(武威)에서 1800여년 전 한나라 때의 무덤이 발굴됐다. 그곳에서 청동 천마상이 출토됐는데, 저명 시인이자 사학자인 곽말약이 ‘마답비연’이라 명명했다. 하늘을 나는 제비를 발로 차고 달리는 말이라는 뜻이다. ‘청동분마상’이라고도 불린다.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관광 로고가 됐으며, 최고등급 문화재로 분류돼 현재 해외전시가 금지된 상태다. 천마사상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유라시아 초원을 누비던 Indo-Iranians까지 소급된다. 고대 인도신화에 등장하는 天神 인드라는 데바스바라는 말을 타고 다녔다.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을 뜻하는 ‘devā’와 말을 뜻하는 ‘aśva’의 합성어로, 이는 곧 ‘天馬’에 다름 아니다. 또 1929년 알타이 고산지대 파지리크라는 곳에선 기원전 5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적석목곽분이 발굴됐다. 고대 유라시아 초원을 지배하던 스키타이인 귀족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여기에서 순장된 말들과 순록 뿔 모양의 말가면이 나왔다. 이 역시 말이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한다고 믿었던 인도-이란계에 속하는 스키타이인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준다.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한 옛 몽골기병들이 조랑말을 타고 전투하는 장면을 재연한 모습. /[사진 김호동] 장생불사 희구한 한무제의 ‘한혈마’ 동아시아에 천마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2200년 전, 그러니까 한나라 무제 때였다. 그는 북방을 위협하던 흉노(匈奴)라는 유목제국을 치기 위해 서방에 있던 월지라는 세력과 동맹을 맺고자 했다. 그래서 사신 장건을 파견했다. 장건은 도중에 흉노에게 붙잡혀 10년 이상 포로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탈출에 성공, 월지를 찾아 중앙아시아를 거쳐서 아프간 지방까지 갔다. 하지만 흉노를 피해 너무 멀리까지 가버린 월지는 한나라와 동맹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한 무제는 장건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이미 흉노와 전쟁을 시작한 터였다. 그런데 장건이 돌아와서 보고한 내용 가운데 한 무제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서역지방, 즉 중앙아시아 대완이라는 곳에 하루에 천리(500㎞. 고대 중국에서 1리는 500m)를 달리는 말이 있는데, 그 몸에서는 붉은 피땀이 흐른다는 이야기였다. 이른바 ‘汗血馬’였다. 한 무제는 즉시 장군 이광리를 서역으로 파견했다. 이광리는 기원전 104년 수만명 군대를 이끌고 원정을 떠났지만 흉노의 방해와 현지인의 거부에 부딪혀 실패하고 말았다. 화가 뻗친 무제는 2차 원정을 지시했고 이광리는 천신만고 끝에 겨우 한혈마 수십필을 얻어왔다. 들인 공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과였으나 무제는 오히려 크게 기뻐하며 ‘天馬歌’라는 시를 지었다. ‘천마가 오도다. 머나먼 문을 열고 내 몸을 세워서 곤륜에 오르는구나. 천마가 오도다. 용의 짝이니 창합(하늘문)에서 노닐며 玉臺를 보도다’라는 구절은 그가 왜 그토록 한혈마를 구하려고 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제는 군사적 목적에서 한혈마를 희구한 게 아니었다. 진시황처럼 장생불사를 원했고, 천마를 타고 하늘에 오르고자 했다. 알타이 고산 지대인 파지리크에서 발굴된 말가면. /[사진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천마는 동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었다. 말을 가장 많이 키우는 몽골에서도 주종은 ‘조랑말’이었다. 사실 ‘조랑’이라는 말도 몽골어 ‘조로오’에서 나왔다. 側對步(ambling), 즉 말의 좌측 혹은 우측의 두 다리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달리는 방식을 가리킨다.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다는 뜻의 ‘알락’이라는 말, 즉 얼룩말과 함께 몽골 지배기에 도입된 표현임이 분명하다. 조랑말의 키는 120~140㎝, 몸무게는 250~300㎏ 정도다. 키 150~170㎝ 중앙아시아형 말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또 중앙아시아 말은 시속 70㎞로 달릴 수 있지만, 몽골 말은 Nadam과 같은 전국체전에서 어린아이를 싣고 빨리 달려도 35㎞가 고작이다. 반면 조랑말은 인내력·지구력이 탁월하다. 영상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 더위는 물론 영하 40도의 추운 겨울도 버텨낸다. 덩치 큰 말들이 지쳐서 나가떨어진 뒤에도 조랑말들은 계속해서 달릴 수 있다. 알타이 고산 지대인 파지리크에서 발굴된 말가면의 그 복원도. /[사진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조랑말 장점 최대화한 몽골군 전략 과거 몽골인이 세계를 정복할 때 타고 다닌 게 바로 이 조랑말이다. 중동이나 유럽의 말들과 맞닥뜨렸을 때 체구나 속도에서는 도저히 상대되지 않았지만 몽골인은 이 말들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격전이 아니라 지구전이요,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보는 전술 전략이었다. 몽골인은 사계절 이동하는 유목민이었기에 먼 곳으로 떠날 때 가족과 가축을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칭기즈칸의 서방원정을 보면 전쟁터까지 가는 데 1년,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데 1년이 걸렸다. 러시아·중동을 정복했던 그의 손자들도 가고 오는 데 각각 1~2년씩 보냈다. 가족을 고향에 두고 군량미를 아끼기 위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했던 정주 농경민들과 전혀 다른 원정 방식이다. 유목민들은 일단 전투가 벌어지면 가족과 가축을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피신시켜 놓고, 평소와 다름없는 홀가분한 컨디션으로 싸울 수 있었다. 몽골 유목민은 특히 조랑말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썼다. 철갑을 두른 중무장은 가능하면 피했고, 적진을 향해 빠르게 돌격하지도 않았다. 병사 1인당 대여섯마리 말을 데리고 왔고, 원정 중 이를 계속 갈아타면서 전투를 이어갔다. 그들은 무엇보다 말이 지치지 않도록 했다. 적진과도 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사거리가 긴 활을 끊임없이 퍼부으며 상대방을 교란했다. 적군은 정작 맞붙어 싸워보기도 전에 사상자가 속출하며 무너지기 일쑤였다. 몽골군은 바로 이때를 기다렸다가 사방을 에워싸고 다친 먹잇감을 사냥하는 맹수들처럼 달려들었다. 몽골이 세계정복에 성공한 것은 기마전 덕분이다. 체구가 크고 신속하게 달리는 ‘롱다리’ 천마가 아니라 덩치가 작고 속도도 느린 ‘숏다리’ 조랑말의 승리였다. 몽골제국의 탄생은 검술과 창술을 갈고 닦은 중세유럽 기사들이나 무슬림 전사들의 탁월한 전투력에 힘입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수없이 많은 조랑말, 수백m까지 화살을 날리는 合板弓, 지휘관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유목민, 먼 원정길에 함께한 가족들, 이 여러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한 시스템을 이룩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대 인도·이란에서 숭상한 천마 알타이 고산지대인 파지리크에서는 1929년부터 지금까지 여러차례 발굴이 진행됐다. 유물 또한 상당수 발견됐다. 목곽(관과 부장품을 넣는 나무상자) 위에 자갈을 덮은 후 다시 흙을 입히는 적석목곽분이라는 무덤 구조가 주목된다. 스키타이인이 남긴 쿠르간 고분과 동일하며, 특히 경주에 남아 있는 신라 고분들과 맥이 닿아 있다. 고대 인도-이란인이 중시한 ‘천마’는 중국과 한반도 주민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고대 중국인에게 상상의 동물이었던 기린, 간쑤성(甘肅省) 지방의 산맥 이름인 기련(祁連) 등도 모두 인도-이란어에서 ‘하늘’을 뜻하는 말이었다. | ||
댓글목록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四柱不如身相하고 身相不如心相이다
사주는 신상만 못하고 신상(관상)은 심상만 못하다
天金不如孝孫이고 萬金不如無疾이다
천금은 효손만 못 하고 만금은 안 아픈 것만 못하다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 했다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서 하는 자만 못 하고,
좋아서 하는 자는 즐기면서 하는 자 못 하다라 하셨다
좋아서 하는 자는 미쳐서 하는 자 못 이긴다는 말도 있다
전쟁은 天地人에 유리한 경우에만 해야 한다
승리보다 패배하지 않는 조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몽고기병의 전투는 유리한 경우와 게릴리 식으로 했다
'치고 빠지는 도주로'엔 궁수를 복병으로 배치해 두고
즉 '치고 빠지고'의 교대반복으로, 안 지는 전투만 했다
상대가 항복하면 그 상대의 군대로 다른 상대를 공격했다
상대가 배신하면 소문나도록 상대국의 남여노소 씨를 말렸다
위 본문은 순간 빠르게 달리는 경주마보다 꾸준히 달리는 조랑말을 강조 한 것이다
오늘은 신조인수선 G/Prelude 인수선원이 회사에 모이는 날이다
잘 할려고 열심히, 더 잘 할려고 미친듯이 할 수도 필요도 없다
순간 열심히 하기 보다 평소에 꾸준한 심성으로 하기 바란다
고단하더래도 누구와 다투지 않고 안전하게 귀국하는 것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