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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4해21-07-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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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칭] 탑골공원 매춘부 할머니가 단골노인 만나다 생긴 일
최원우 기자 2021.07.01 10:16
표정만으로 표현되는 소외된 이들의 아픔
불행한 노후 피하라는 경고가 담긴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소영(윤여정)이 여관방에서 노인과 성매매를 하는 모습이다./영화 캡쳐
최근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종로 일대에서 성매매를 하는 할머니를 인터뷰한 기사를 썼다.
인터뷰의 계기가 됐던 영화가 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이 매춘부 할머니를 직접 연기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다.
영화는 떳떳하지 못한 일로 돈을 벌더라도,
한편으로는 마음씨 따뜻한 한 인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실제 취재로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영화의 메시지를 소개한다.
◇정 많은 매춘부 할머니가 들어준 염치없는 부탁
영화에서 소영(윤여정)은 종로 일대나 외진 공원 등에서 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한다.
65세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So Young’(아주 어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참으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
노인들 상대로 성매매 1번을 하고 4만원을 번다.
그나마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는 여자’로 불리면서 수완을 발휘하지만,
성병에 걸리면서 돈벌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도 소영(윤여정)은 어린 아이에 대한 모성애를 보여준다./영화 캡쳐
그런 와중에 소영은 우연히 엄마를 잃은 코피노(한국 필리핀 혼혈) 아이를 만난다.
아이의 엄마는 모녀를 버리고 도망친 ‘남편’을 흉기로 찔러, 현행범으로 경찰에 끌려간 상황이었다.
사실 소영도 과거 흑인 미군과 관계로 생긴 혼혈아를 낳고서, 아이를 버리듯 입양 보낸 아픔이 있다.
연민을 느낀 소영은 무작정 아이를 집으로 데려간다.
소영 주변에는 소외계층이 총집합해 있다.
소영이 하숙하는 집주인 티나(안아주)는 술집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다.
하숙집 이웃인 도훈(윤계상)은 다리 한쪽이 불구인 장애인이다.
소영이 상대하는 ‘단골손님’들도 나이 들고, 외로운 노인들이다.
병에 걸려 거동도 제대로 못 하는 노인, 찾아주는 이 하나 없이 술에 의존하는 독거노인 등이다.
그래도 소영은 엄마를 잃은 아이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가족도 잘 챙기지 않는 노인을 위해 병문안을 찾아가는 등 주변 이들에게 소소한 정을 베풀면서
꿋꿋이 살아간다.
그런 그녀의 인정머리를 알아본 탓일까. 한 노인은 그녀에게 염치없는 부탁을 하게 된다.
“더는 살고 싶지 않으니 대신 목숨을 끊어 달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눈치 빠른 관객은 어렵지 않게 영화의 제목을 떠올리게 된다.
‘죽여주는 여자’라는 표현은 성적인 의미의 별명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남의 목숨을 대신 끊어준다는 이중적인 의미였던 것이다.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이 소영은 그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하지만 그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언젠가는 모두 늙는데...어떻게 하면 노후 잘 보낼까
소영과 그를 찾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나는 늙어서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절로 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결국 사람이라고 말하는듯하다.
노화로 기력이 쇠해지면, 일적인 성취는 한계에 봉착한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고, 사업을 유지하기가 버거워질 수도 있다.
젊을 때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기회가 있지만, 노인으로선 쉽지 않다.
반면 인간관계야말로 나이가 들수록 단단해질 수 있는 영역 아닌가.
배우자, 자녀 등 가족관계나 오랜 시간 우정을 이어갈 수 있는 친구 관계도
시간이 쌓일수록 돈독해질 수 있다.
다만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망쳐버렸을 때 문제가 생긴다.
시간이라는 것이 관계에 양날의 검과 같아서, 오히려 소원한 관계를 굳어지게 하기도 하는 탓이다.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마음 터놓을 친구도 없는 노후의 비참함이란.
영화는 그런 노후를 맞이했을 때,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나이가 들더라도, 그런 상황을 자초하지 말라는 경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노인들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이 영화는,
오히려 아직 나이를 덜 먹은 ‘젊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정신없이 살다가 괜히 가슴이 허하고 답답하거나
‘행복이란 무엇인가, 지금 제대로 잘살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들 때, 이 영화를 감상해볼 만하다.
남편, 아내 혹은 소중한 누군가와 사소한 일로 다투고 감정이 상해있을 때,
이 영화가 처방전이 될 수도 있다.
윤여정 연기의 진수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영화를 추천한다.
표정 하나, 눈빛 하나로 인생을 말하는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개요 드라마 영화 l 한국 l 2016년 l 1시간50분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우리는 죽는 날까지 행복하고 싶다
평점 IMDB ⭐ 7.2/10
최원우 기자 좋은 기사로 세상에 보탬이 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댓글목록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인생 3대 비극이란 말이 있다
소년급제 ; 청년에 출세하여 세상 무서운 줄 몰라 망한다
중년상처 ; 중년에 배우자를 잃어 심신이 방향을 잃는다
노년빈곤 ; 노년에 경제력이 없어니 자유와 인격이 없다
가난은 불편할뿐이라고도 하지만 행복과도 거리가 멀다
돈은 생명이라 인생의 시발점이기도 종착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