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세분화 하자면 

상봉相逢 rendezvous 해후邂逅 across ? 조우遭遇 encounter로 구분할 수도 있다

상봉에는 예상 계획 계산 약속 의도 준비 절차 등의 의미가

해후에는 우연히 뜻밖에 반가운 그리운 친한 등의 이미지가

조우에는 사태 재난 적군 싫은, 피하고 싶은 등의 경우가 뜨오른다 

살다 보면 다 겪는 만남들이고 억지로 피하지도 못 할 수도 있겠다

5,60년 이상 오래된 친구들과의 만남이 가끔 차츰 순간 불편하기도 하다,  

돈 시간 힘 들여 만나보면 또 다음이 시들하거나 밋밋 서운하기도 하다

말이 안 통해서? 내 귀가 굳어져서?

말이 안 통한다는 건 

대화 중 주고받고의 거래나 순서가 엉키거나 끊기거나

판소리 얼~쑤!처럼 말장구 처주는 메너가 서툴거나 

예로, 랑데뷰와 엔카운터를 구별 못 하는 수준이거나 

장기간 말동무가 없었는지 일방통행 시간이 길어지거나 

말이 없다는 건 무게가 있다는 것이 아닌, 생각이 없거나 어눌하거나  

생각이 앞서 정리가 안 된 말에 예를 잊거나 생략된 말에 헷갈리거나 하는 경우다

내 귀가 굳어젔단 건 얼반 늙어서 고정관념으로 남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거다  

이젠 대부분이 권세있는 할매에게 걸거친다고 아침에 쫒겨나 저녁에 들어 가거나 

독거노인이거나 그 비스무리도 있다

그래서 누굴 만날 때면 점심시간을 맞추고 겸사겸사해서 둘을 더 부른다

여럿이, 둘 보다 넷이 식사하면 밥그릇이 비는 줄 모른다는 핑개로

친구의 소중함에 관한 말들이 많지만 그 친구란 게 그리 흔치도 편한 것만 아니다

5,60년 이상 각자의 길을 가다 보면 색갈도 수준도 방향도 각기 다르기 마련이기에

오늘은 오래된 옛친구들 셋을 만나 식사를 하면서 세 지방방송을 동시에 듣는다고 

두어시간 길게 잘 참는다고 고생했다, 장~ 하다 징~ 그럽다

오래된 친구가 부산이 아직 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