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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만성질환에 정치장애, “한국경제 기적은 끝났다”
조선일보 2024.04.24. 00:19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정치리더십의 분열문제를 지적하며 한국경제 위기론을 제기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참패로 여소야대 정치지형이 그대로 이어지게 됐다. /뉴시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의 경제기적은 끝났나’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값싼 에너지, 노동력에 의존한 한국식 국가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FT는 제조대기업에 치우친 성장모델, 대·중소기업 간 격차심화, 저출생·고령화 문제,
중국기업들의 추월, 대기업 3세 경영자들의 ‘현실안주’ 등을 한국경제의 위기요인으로 꼽았다.
FT는 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낙후한 에너지 산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4·10총선 결과 정치리더십이 분열돼 개선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좌파가 장악한 입법부와 인기 없는 보수 대통령이 지휘하는 행정부로 정치리더십이 분열돼
2027년 대통령 선거까지 3년 이상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노동·교육·연금 3대 구조개혁에 매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비현실적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노동·교육·연금 개혁에서 야당에 막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치지형을 바꿔 개혁추진 동력을 살리는 것이 유일한 개혁실행 방안이었는데,
도리어 반윤석열 바람을 자초하고 방치해 선거마저 망쳤다.
이제 무슨 수로 산적한 개혁 과제를 추진하나.
외국 언론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경제의 약점뿐 아니라 정치의 극한대립 문제까지 우려하고 있다.
FT가 지적한 한국경제의 문제점은 어제오늘 생긴 문제가 아니라,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무한정쟁을 되풀이하며 문제해결을 미루고 미룬 결과 만들어진 만성질환 같은 것이다.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의 신제품, 신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추격자 전략으로 고속성장을 일구어냈다.
하지만 산업의 고도화, 중국의 부상과 경쟁의 격화로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엔
창의적 인재를 중심으로 선도자가 돼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교육·노동·연금·규제 개혁은 경제체질을 바꾸고, 미래세대의 역동성을 끌어내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낡은 생각과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인기 없더라도 교육·노동·연금·규제 개혁에 앞장서 ‘선도자 대한민국’을 만드는 해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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