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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비4해21-01-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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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가지 않겠다는 부모 요양원 보내고 미국 돌아간 아들
[중앙일보] 백만기 아름다운 인생학교교장 2021.01.15 09:00
[더,오래]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77)
연로한 부모를 요양원에 모신 후
돌보고 있는 이웃이 자신은 나중에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요양원에는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곳에 있는 부모의 현실이 보기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그러나 부모가 자의에 의해 요양원에 입원하지 않았듯이
그 또한 자신의 의사보다 자식의 편의에 따라 요양원에 갈 확률이 높다.
자녀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별로 깊은 이해가 없고 주위사람의 말을 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를 정년퇴직한 지인이 부인과 사별한 후 홀로 지내다가 경증의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아들이 친척으로부터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했다.
며칠 아버지와 생활하던 그가 귀국일자가 다가오자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기로 마음먹고 그 뜻을 전했다.
아버지는 그곳에 가면 마음대로 외출할 수 없다며 가지 않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자식을 이기는 아버지가 어디 있으랴. 그는 결국 요양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부모를 봉양하는 역할은 점차 국가나 사회가 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짧은 사이에 요양병원의 숫자가 급증했다.
2008년도에 680개에 불과했던 요양병원의 수가 2020년에는 1584개로 늘어났다. [사진 pxhere]
최근 요양병원에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사망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
방송뉴스에 비친 한 노인은 요양병원에 가면서 이렇게 말한다.
“죽으러 가는 기분이야. 동네사람 중 요양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왜 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 집단감염이 쉽게 발생할까?
입원해 있는 환자 모두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다.
게다가 민간요양병원은 상가건물을 임차해 한두개 층을 요양병원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비용은 적게 들이고 수익을 올리려면 자연히 병실의 면적은 비좁아지고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의 병실당 평균병상은 8~10개인데, 그곳에서 대개 1~2명의 간병인이 이들을 돌본다.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급속히 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요양원은 65세 이상의 노인성 질환이 있는 노인이 장기요양 등급을 받아 입소하는 곳으로
치료보다 돌봄 서비스에 치중한다.
반면 요양병원은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입원하며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고
돌봄보다 증상에 따른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환자가족의 편의에 따라 선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은 ‘요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병원과 시설을 삶의 종착역으로 여긴다.
요양병원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중국교포 간병인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있는 7만명의 간병인 중 4만명이 이들 지역의 교포라고 한다.
언어소통도 어눌하고 전문지식도 모자란 데다가 비좁은 병실에서 여러명의 환자를 돌보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우리는 왜 인생의 마지막을 중국교포 간병인에게 의지해야만 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식이 연로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대개 여성인 며느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가족의 형태가 핵가족으로 바뀌고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부모를 봉양하는 역할은 점차 국가나 사회가 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는 민간의 요양병원 설립을 독려했고 짧은 사이에 요양병원의 숫자가 급증했다.
2008년도에 680개에 불과했던 요양병원 수가 2020년에는 1584개로 늘어났다.
요양병원이 늘어나는 것은 시대의 조류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요양시설 돌봄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만은
사람들이 인생에서의 마지막 기억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아무리 전반기 생을 잘 살았다 하더라도 끝이 좋지 않다면 그 사람의 삶은 좋지 않게 기억될 뿐이다.
삶의 막바지에 있는 사람을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을까.
현행 제도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없을까.
통계청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하니
병원보다 현재의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혼자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우선 집에서 방문 요양서비스를 받을 일이다.
물론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돌볼 수 있는 사람조차 관심부족이나 시간제약 등으로 요양원으로 가는 사람도 꽤 있다.
그러므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현재 1일 3~4시간으로 되어 있는 방문 요양서비스를 8시간으로 늘려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다.
환자의 만족도는 올라가고 별도 요양시설 건축에 들어가는 예산도 줄일 수 있다.
요양병원의 병실당 평균병상을 줄여 간병인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현재 평균병상 8~10개를 반으로만 줄여도 서비스를 제고시킬 수 있다.
최근 한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환자에게 유동식을 급히 먹이고 자리를 떴다가 환자가 질식사한 사건도 있다.
인건비도 현실화해 중국교포보다는 내국인이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
간병인의 교육도 요양보호사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문제는 환자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복지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일본의 개호보험처럼 간병인의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장기요양보험에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국·공립요양원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아무래도 국·공립시설은 환경이 좋고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구성원의 대우도 좋다.
모든 것이 사람 손이 가는 일이라 좋은 여건 속에서 좋은 서비스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공립어린이집처럼 국·공립시설도 들어가기 어렵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에 입소하기 위해 무려 9년을 기다려야 가능하다.
시설이 좋은 국·공립요양원이 곳곳에 세워지면 민간요양원의 질도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은 물론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그러나 비용은 적게 내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 각자도 자기의 노후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각오를 지녀야 한다.
정부도 예산의 우선집행 순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68조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매년 낮아져 세계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
왜 그럴까. 젊은이들이 출산지원금을 준다고 애를 낳지 않는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내집 마련의 어려움, 취업과 육아를 양립할 수 없는 실정 등 다양하다.
그러므로 효과가 의문시되는 저출산 예산의 일부를 임종기 노인을 위해 전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앞으로 돌봄 서비스의 질은 점차 제고되겠지만 언젠가 그날은 온다.
혼자 용변을 볼 수 없고 극심한 고통을 진통제로 참고 지내야 한다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최근 일본에서 70대의 할머니가 시부모를 10년 이상 부양하다가 힘에 부치자 목 졸라 살해한 일이 있다.
그 역시 극단적 선택을 취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할머니에 의하면 시부모가 여러번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의학지식이 부족한 할머니로서는 선택할 방법이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말기환자를 치료했던 어느 의사가 쓴 책에 자녀에게 유언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그는 완치가능성이 없다면 항암치료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죽음이 다가오더라도 병원에는 가지 않을 것이며
밥을 먹지 않는다고 억지로 영양 공급을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죽음의 자기결정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스위스행 비행기를 타겠다고 유언했다.
부모를 돌본다는 차원보다 자기가 당사자일 때를 상정하면
우리 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의외로 쉽게 답을 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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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생학교교장
은퇴전문가가 죽음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방법과 알찬 은퇴 삶을 사는 노하우를 알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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