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는 법
페이지 정보
첨부파일
- 사랑의미로 피아노.ogg (4.2M) 14 downloads DATE : 2020-10-04 14:23:23
관련링크
본문
[일사일언] 달라도 공존하는 법
조선닷컴 정재민 '혼밥판사' 저자 2020.09.30 03:00
어느 기사를 보니 코로나로 인해 이혼이 늘었다고 한다. ‘코비드 디보스’라고 불렀다.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갈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가정법원에서 이혼재판을 했을 때
당사자들이 상대방에 대해 “날 이해해주지 않아요”라고 말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마음속으로 그것은 이혼 사유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원래 사람은 남을 이해 못 하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에는 접촉면이 넓은 만큼 남보다 이해가 안 될 거리가 더 많다.
지구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 ‘프록시마 겐타우리’에 가려면
6만㎞/h 속력의 우주선을 타고도 2만5천년이 걸린다.
그런 별이 은하에 1천억개 있고 우주에 다시 그런 은하가 1천억개 있다.
그런데 사람의 눈동자 안에만 해도 우주의 별보다 많은 수의 원자가 있다.
그 원자들의 구조나 배치가 다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은 얼마나 복잡하고 서로 다르겠는가
(미국에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이 600만명(2%?)이 넘는다고 한다).
이혼하는 부부와 해로하는 부부의 차이는 이해나 공감의 정도에 있지 않았다.
달라도 공존하는 능력에 있었다.
그 능력도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싸움을 걸지 않는 능력, 싸우더라도 약하게 싸우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어느 정도 눈치를 보아야 한다.
참아주어야 한다. 존중도 사랑도 결국 참아주는 것이다.
그저 좋아서 잘해주는 것은 욕정이다.
그래서 사랑은 의지다.
말하자면 평생 사랑한다는 것은 평생 매일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쉽지 않다.
부부도 공존하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우리 사회가 진영, 지역, 성별, 세대, 빈부 등으로 분열되어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너무 낙심하지는 말자.
그래도 우리는 다들 지구가 둥글다고 믿고 있지 않은가.
이해, 공감, 절대적 옳음 같은 고차원적인 것만 추구하지 말고
달라도 공존하는 방법을 연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실속 있지 않을까.
가정도, 정치도, 외교도. (실은 나도 잘 못하지만) 서로 조금 더 참아주자.
그렇게 사랑하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