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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티모어서 다리 붕괴…선박 충돌 뒤 다수 차량 추락

김휘원 기자 김은중 워싱턴 특파원 2024.03.26. 22:05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26일 선박충돌 사고로 무너지는 모습. /유튜브

26일 오전1시28분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교각에 

(싱가포르 선적)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가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당시 다리 위를 통행하고 있던 자동차들도 함께 강으로 추락했으며 

최소 20여명이 실종됐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사고 직후 볼티모어 소방서와 해안경비대가 헬기와 구조선 등을 현장에 급파해 실종·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한 구체적인 인명피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달리'호를 관리하는 선박업체 ‘시너지 마린’사는 “배에 타고 있던 두명의 조종사는 무사히 구조됐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주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배가 교각을 들이받은 뒤 와르르 무너지는 사고장면은 카메라에 포착됐다. 

CNN은 

“(충돌 4분 전부터) 배에 들어온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다리교각으로 방향을 틀어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무너진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는 5년 공사 뒤 1977년 완공된 2.6㎞의 교량으로 

볼티모어 주변을 순환하는 고속도로의 일부이다. 

다리의 이름은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의 가사를 쓴 작가 프랜시스 스콧 키의 이름에서 따 왔다. 

교각과 충돌한 컨테이너선은 2015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했으며 

버지니아주 노퍽항을 거쳐 볼티모어항에 기항한 뒤 스리랑카로 출발하려다 교각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2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선체는 사고 직후 불이 붙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멈춰섰고, 

이 여파로 다리기둥이 무너지며 다리 위에 있던 차량 여러대가 추락해 물에 빠졌다. 

볼티모어 소방국은 이 충돌을 ‘대규모 사상자 사고’로 규정해 대규모 인명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케빈 카트라이트 볼티모어소방국 공보국장은 

“최소 7대의 차량이 물에 빠진 것으로 파악되며, 실종자는건설인부 등을 포함해 최대 20명으로 추정 중”이라며 

“붕괴한 다리구조물에 화물 등이 걸려 있는 등 위험요소가 있어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가 한밤중이 아닌 출퇴근 시간에 벌어졌을 경우 대규모 인명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고가 난 볼티모어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50k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도권 대도시다. 

지은 지 50년도 되지 않은 교량이 교각 충돌에 맥없이 무너지는 장면에 미국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사고발생 직후 낸 성명에서 

“이 비극적인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 및 볼티모어시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있고,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