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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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엑스레이] [28] 엔지니어가 더 필요하다 엔지니어가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2024.07.10. 00:34
워크맨을 얻은 건 초등학교 시절이다.
무역선 선장이던 아버지 선물이다.
소니의 첫 세대 워크맨이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 칼럼은 2000년대 태어난 제트세대도 읽는다.
설명이 필요하다.
워크맨은 소니가 1979년 세계 최초로 발매한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다.
잠깐, 제트세대를 위해 카세트테이프가 뭔지도 설명해야 하나?
잠깐, 제트세대는 소니가 뭔지는 알까?
모를 수도 있다는 걱정이 중년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지배하는 2020년대에 일본 회사 소니 제품을 구비한 가정은 몇 없다.
세상 참 빨리 바뀐다.
소니는 20세기 최고 가전제품 회사였다.
소니라는 이름 자체가 선망 대상이었다.
워크맨을 가진 나도 좀 뻐기고 다녔다.
삼성이 벤치마킹해 내놓은 ‘마이마이’는 상대가 되질 않았다.
전기 밥솥도 일제가 최고라던 시절이다.
요즘은 쿠쿠가 더 잘한다.
2024년은 전통 승자들이 무너진 해로 기록될 것이다.
잘 날던 보잉이 추락하고 있다.
제조 결함으로 사고가 이어지며 벌어진 일이다.
시총과 주문량 모두 에어버스에 밀렸다.
잘 달리던 나이키도 넘어지는 중이다.
시총도 매출도 바닥이다.
한정판 판매나 주력하다 기술혁신이 중요한 러닝화 시장을 놓쳤다.
요즘은 뉴발란스, 호카 같은 후발 주자들이 더 잘 달린다.
이유는 비슷하다.
재무제표 따지는 사람들이 높은 자리 다 차지한 탓이다.
수익성만 좇다 보니 창의성과 혁신은 뒷방 신세가 됐다.
소니 최고 엔지니어 곤도 데쓰지로는 2008년 회사를 떠나며 말했다.
“소니는 더 이상 기술중심 회사가 아니다.”
누구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보잉도 나이키도 듣지 않았다.
사실 이 칼럼도 요즘 좀 느슨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수익성, 아니 화제성을 좇다 보니 소재와 문장의 혁신이 줄었다.
고교 시절 독서실에서 도둑맞은 소니 워크맨 같은 글만 쓰다가는 곧 밀려날지도 모른다.
다음 칼럼은 더욱 혁신적으로 돌파하겠다.
데스크 근심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아마도 착각일 것이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엔지니어가 더 필요하다 면서 그 이유는 없다
시조에 따른 사회현상에 한탄 비슷하게만 들린다
Dirty, Danger, Difficult, 3D를 피하기 시작한 건
1975년 쯤의 의식주 해결 후 하고
20여년 후쯤인 1995년 쯤부터 본격화됐다
그러니까 30여년 쯤 한 세대가 흘렀다
이공계 대학과 공고 출신들이 푸대접받기 시작했다
나이 70 가까운 직장들의 후진이 끊어진지 오래됐다
첨단산업이란 반도체 업계 제외하고
조선, 자동차, 가전제품 관련업계마저도 조립단계에 들어섰다
후발주자가 줄을 서 있어 가공산업 가공무역은 오래 못 간다,
기술자를 피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책상머리만 지키려 한다
자부심도, 성취감도, 큰 수익도 낼 수 없으니 김 새고 당연하다
일본 자동차/조선 업계처럼 한국도 몇년 남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도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자질 노력 인내 등과 별개로 시류를 탓하고 자위하기 바쁘니까
새 직장에서 근무성적이나 인간관계도 그리 원만하지 못 하다..
취미생활을 찾기엔 돈이 없고, 다른 공부를 하기엔 힘이 없다
정신질환자가 늘고 머리가 복잡해지는 만큼 사회도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