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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없고 더 확실한 항암제 몰려온다…美암학회 가는 K바이오
허지윤 기자 2024.03.14. 07:00
항암효과 높이고 독성 낮추는 기술 경쟁
기술이전 성과 기대감도
이중항체·ADC·TPD 올해 트렌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음 달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 결과를 잇따라 공개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손꼽힌다.
주로 제약사와 대학, 연구기관이 수행한 전임상 단계의 초기 연구결과를 소개해서
그해 암 연구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AACR 2024에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앱클론, 에이비온, 애스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티움바이오 같은 항암제와 플랫폼 기술 기업들이 전임상 결과를 잇따라 소개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올해 공개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이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등 신약 개발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HLB의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도 과거 AACR을 통해 초기 연구성과를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기술이전, 파트너링 등의 기대감을 높이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해마다 6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비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덜하다.
하지만 향후 항암치료제 개발 트렌드를 가늠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항암제는 크게 1~3세대로 분류하는데,
1세대는 키모세라피로 불리는 화학약,
2세대 항암제는 항체를 이용한 표적치료제,
3세대는 바로 현재 대세가 된 면역항암제다.
일반 화학항암제는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암세포뿐 아니라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해 간 독성 등 부작용이 심하다.
최근엔 암세포만 타깃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기존 2~3세대 항암제의 부작용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과 후보물질 연구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에서는
이중항체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저분자 화합물에서는
표적 단백질 분해(TPD)이 대표적인 유망 기술로 꼽힌다.
◇ 암세포 공격·면역력 강화, 두마리 토끼 잡는 이중항체
이번 AACR에서 공개될 각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면, ‘이중항체’ 신약개발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중항체란 서로 다른 두가지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의미한다.
암세포에 존재하는 2가지의 항원에 결합해
사멸을 유도하거나 면역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CD3 단백질에 결합해
T세포로 인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하는 ‘ABL105′의 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도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도 이중항체 ‘BH3120′을 비롯한 10건의 연구 과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BH3120은 암세포 표면의 면역관문단백질 ‘PD-L1′과 면역세포 표면의 ‘4-1BB’를 동시 타깃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로 개발한 후보물질 ‘ABL112′와 ‘ABL407′ 두개의 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기업들이 일제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시각에서 이중항체 신약개발에 달려든 것이다.
이중항체는 한번에 하나의 타깃(항원)에만 결합할 수 있는 단일항체보다
치료효과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이중항체 항암제의 한쪽은 암세포를 타깃으로 하고,
다른 한쪽은 면역세포와 반응하는 방식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면역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 FDA에 승인된 이중항체는 8가지로, 항암, 안구질환, 혈우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항암제로 승인된 이중항체 중
상피세포증식인자(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EGFRxMET을 타깃하는
존슨앤드존슨(J&J)의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레반트)을 제외하면 모두 혈액암을 대상으로 한다.
◇ 이중항체와 만난 ADC·치료제 내성 넘을 TPD 개발
새로운 항암치료 접근방법(모달리티)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TPD에 관한 개발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단백질 생성이나 기능만 줄이거나 독성 등 부작용이 있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와 내성을 극복할 열쇠로 꼽히는 유망 기술이다.
우선, ADC는
마치 미사일(항체)이 표적(암세포)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가 탄두(약물)를 터뜨리 것과 흡사하다.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서 암세포에 보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최근엔 차세대 항암제 ADC와 이중항체를 결합한 새로운 신약 개발도 시도되고 있다.
기존 ADC 개발에 필요한 단일항체 대신 이중항체를 넣어 개발하는 방식이다.
레고켐바이오도 ADC와 이중항체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업체 중 한 곳이다.
이 회사는 이번 AACR에서 총 5개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전에 공개한 적 없는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LCB36′의 전임상 결과를 처음 공개할 계획이다.
‘LCB36′은 혈액암에서 주요 표적 단백질로 쓰이는 CD20과 CD22를 동시에 표적하는 ADC다.
아직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후보물질이다.
레고켐바이오는
클라우딘 18.2 표적 ADC ‘LCB02A’와 TROP2 ADC ‘LCB84′에 대한 전임상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TPD는 체내 단백질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질병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수 있어, 업계가 일제히 주목하고 있는데, 국내사들도 개발 도전이 잇따른다.
2018년 설립된 TPD 신약개발 업체 유빅스테라퓨틱스는
혈액암을 타깃으로한 표적 단백질 분해(TPD) 신약 후보물질 ‘UBX-303-1′의 비임상 연구결과와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이번 AACR을 통해 발표한다.
UBX-303-1은
치료대안이 없는 재발성·불응성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 중인 TPD 신약 후보물질이다.
회사 측은
“B세포 림프종의 발병과 암세포 증식에 중요한 BTK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해
종양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모달리티의 후보물질”이라며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UBX-303-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올해 상반기 내 임상시험 환자 모집 개시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머크(MSD), 로슈, 노보노디스크 등 다양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화이자는 TPD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1년 미국 바이오벤처와 2조원 규모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TPD를 삼고 작년 6월 620억원을 투자해
미국 TPD 전문 바이오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해 SK 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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