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상류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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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상류치료... ‘이곳’이 건강하면 고혈압·치매도 막아준다
김철중 기자 영상의학과 전문의, 논설위원 겸임 2024.03.06. 22:38
강의 하류가 깨끗하려면, 물길의 상류가 맑아야 한다.
같은 원리로 전신질병을 막으려면, 질병 시작점 신체 상류가 건강해야 한다는
이른바 ‘상류(上流) 의료’가 일본에서 부각되고 있다.
영양섭취의 입구인 구강과 숨길의 시작인 코가 건강해야 전신이 건강해진다는 뜻이다.
잇몸병 치주질환 시작이 당뇨병, 심장질환 등 전신 질환의 태동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본 선진의료 연구회는
전신질환을 다루는 내과 의사들에게 구강질환을 다루는 치과의사과 어울려서
‘질병치료 제휴’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상류의료 개념에 따라, 전신질환 시작점은 치주질환이다.
이것이 영양대사를 교란하고, 혈압상승을 일으켜 고혈압을 올리고,
고지혈증(지질대사 이상증), 비만 등 대사질환을 부른다.
실제로 치주질환이 있으면 당뇨병 발생률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반대로 당뇨병이 있으면 치주질환 발생률이 3배 오른다.
건강서적 ‘치과 의사는 입만 진료하지 않는다”의 저자 아이다 요시테루 박사는
“구강 내의 만성염증이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장기에 2차 질병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래픽=백형선
일본에서는 이를 대사질환 도미노 현상이라고 말한다.
케이오대 의학부 내과학 교수진이 제창한 개념으로,
치주염이 있으면 음식을 씹기 힘들어 섬유질 섭취가 줄고,
씹기 편한 지방과 당류 섭취가 늘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올라간다.
잇몸에 오랜 기간 염증이 있으면, 세균증식을 막기 위해 백혈구가 늘어나는데,
과량의 백혈구는 혈관내피를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이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치주질환이 동맥경화, 대사질환으로 흘러 내려가고,
결국에는 만성 신부전, 뇌졸중, 심부전, 치매 등 중대 질병으로 연쇄 이동된다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질병도미노 현상은 처음에는 하나씩 옆 조각을 쓰러뜨리지만,
나중에는 여러 개가 동시에 쓰러져 나가는 식으로 퍼진다.
강의 상류는 좁지만 하류는 넓어서 물길이 넓게 퍼지는 것처럼,
치주염을 일으키는 치주병균은 혈액을 따라 전신으로 흘러서
폐렴, 혈전, 피부염 등 다양한 질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성치주염을 앓는 이는 1378만여명이다(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는 2013년 740만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전신질환 상류가 크게 오염된 것이다.
치주질환에 취약한 인구 고령화 탓으로 해석된다.
결국 건강한 치아로 잘 씹고 잘 삼키는 것이 전신건강을 유지하는데 기본이다.
치주과학회는 치주질환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며,
양치질을 최소 하루 3번이상 꼼꼼히 하라고 권한다.
나이 들수록 구강이 건조해져 세균 증식의 배경이 되는데,
물을 충분히 마시고, 구강을 자주 헹구며, 침이 잘 나오는 껌이나 약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치과 정기검진과 스케일링도 필요하다.
박인출(두경부 해부학 박사) 치과교정과 전문의는
“공기를 들이마시는 숨길 입구인 비강이 협소하거나,
만성비염으로 코호흡 통로가 줄면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항염증작용을 하는 산화질소 분비가 잘 안 되어
전신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비강을 넓혀주고 청결하게 하여 면역력을 늘리고 뇌 전두엽 발달을 돕는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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