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2주년 중간 평가와 戰訓

“1차 세계대전식 참호전과 無人機 날아다니는 미래전 共存”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 “우크라이나 善戰은 2014년 돈바스 사태 이후 국방개혁 한 덕분”

⊙ “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중국제 드론으로 싸워… 전장정보는 모두 중국 서버로”

⊙ “ ‘게임 체인저’는 없어… 특정 무기가 戰場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전경훈 한국국방연구포럼연구위원)

⊙ “국방비의 최소 1% 이상은 동원전력에 투자해야”(구원근 전 동원전력사령관)

⊙ “러시아는 내핍성이 강한 국가, 푸틴을 악마화해서도 안 돼”(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소장)

⊙ “국민 10명 중 7~8명은 전쟁 끝냈으면 해… 현실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아”

(조윤동 민주평통 우크라이나지회장)

오는 2월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보다 앞선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Donbas’에서는 

우크라이나군 對 친러 성향 反軍·러시아군 간의 내전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돈바스 전쟁(2014년4월12일~2015년2월15일)’을 ‘1차 전쟁’, 

러시아의 2년 전 침공을 ‘2차 전쟁’으로 구분한다. 

교착상태였던 돈바스 전쟁이 2022년2월 전면전으로 확대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올 4월이면 사실상 10년 차를 맞게 된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동부·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토의 20%가량을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과 NATO 회원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영토를 되찾으려 항전하고 있지만 

전선이 교착돼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에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10일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지원이 (예산문제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2월1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통해 전쟁을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영토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올 연말 치러질 미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유력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친러성향이다. 

트럼프는 지난 2월12일 

“NATO 동맹국이 방위비(국방비, 각국 GDP 대비 2%)를 내지 않으면 

러시아에 NATO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권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NATO 회원국의 방위비와 러-우 전쟁 간에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종국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어들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쟁 이후 오른 푸틴 지지율과 경제성장률

2022년 ‘2차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물론 서방을 중심으로 

약자인 우크라이나는 善, 침략자이자 强者인 러시아, 푸틴은 惡으로 묘사돼왔다.

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해 서방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러시아 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러시아의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은 

▲3.0%(2022년 1분기) ▲-4.5%(2분기) ▲-3.5%(3분기) ▲-2.7%(4분기) 

▲-1.8%(2023년 1분기) ▲4.9%(2분기) ▲5.5%(3분기)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戰時경제를 가동해 군수분야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는 서방제재 때문에 자국 내 기계·컴퓨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여기에 천연자원 등을 바탕으로 중국·인도 등과 우회교역을 하며 제재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 

전쟁 이전과 비교할 때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26% 늘었다(2022년11월, 2023년11월 비교). 

지난 1월10일 IMF는

러시아의 2024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예상치보다 2배 이상 높은 2.6%로 전망했다.

푸틴의 지지율은 전쟁 이후 더 올라갔다. 

러시아의 비정부 연구기관 ‘Lebada 분석센터’에 따르면, 

푸틴에 대한 국정 지지도(지지율)는 

▲2020년2월 69%(반대 30%) ▲2021년2월 65%(반대 35%) ▲2022년2월 71%(반대 27%) 

▲2023년2월 83%(반대 14%) ▲2024년1월 85%(반대 12%)였다.

러시아 정부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20년2월 50%(반대 46%) ▲2021년2월 47%(반대 35%) ▲2022년2월 55%(반대 42%) 

▲2023년2월 69%(반대 26%) ▲2024년1월 71%(반대 24%)였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벨라루스, 돈바스, 크름반도 일대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대규모 군사작전을 폈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단기간에 점령하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은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의 공격을 저지했다. 

이에 공세가 둔화한 러시아는 작전목표를 동·남부지역 점령으로 전환했고 

돈바스(동부)와 헤르손(남부)을 중심으로 전투를 벌였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11월 반격을 통해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을 탈환했지만

2023년6월 돈바스 지역을 회복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에는 실패했다. 

뺏고 빼앗기는 공방전이 아닌 인명손실만 늘어나는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다.

동·남부 일대에선 전선 교착돼 소모전

개전 717일 차인 지난 2월10일을 기준으로 전선에는 큰 변화가 없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동부전선인 바흐무트 남측과 남부전선의 서측인 자포리지아 일대에서 반격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늦어지면서 러시아의 공습이 강화되리라 전망했다.

미국전쟁연구소(ISW) 분석에 따르면, 

2월10일 러시아군은 크름반도에서 이란제 무인공격기 Shahed 31기를 발사했으나 

우크라이나군 방공부대가 23기를 격추했다. 

러시아 정부관계자와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안보지원을 저지하기 위한 주요표적으로 독일을 대상으로 하는 

인지전(認知戰·심리전 등으로 인간의 정신적 취약점을 자극해 적을 아군의도대로 행동하게 하는 전략)을

강화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많이 하고 있다.

전쟁 초기 언론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우크라이나를 보며 그 배경에 첨단무기가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 FGM-148 Javelin, 

영국제 NLAW에 러시아 탱크(전차)가 무력화된 모습이 집중적으로 보도됐다. 

그러면서 첨단무기를 ‘게임 체인저’로 표현하며 

이 무기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역전시킬 것인 양 보도했다.

서방의 지원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은 실시간으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했다. 

공격좌표를 얻어 즉각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하지만 전쟁이 1년을 넘기자 등장 초기만 해도 ‘게임 체인저’라고 했던 무기는 대부분 소진됐다. 

일선에서 싸우는 병력은 국적을 불문하고 

1·2차 세계대전에도 등장했던 형식의 재래식 무기를 갖고 

참호에 의지한 채 드론에 대한 공포에 떨며 소모되고 있다. 

신식기술과 구식이 뒤엉킨 이 ‘Hybrid戰’ 역시 그 끝은 여느 전쟁과 같아 보인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한국국방연구포럼 전경훈(학군38기, 예비역소령) 연구위원은 

“러시아군 교리상 

‘군사력은 투입하지만 치열한 교전 없이 단기간에 전과를 달성하는 활동’을 뜻하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한다”고 했다.

“전쟁의 본질은 국가 간 무력충돌”

전경훈(예비역 소령) 한국국방연구포럼 연구위원은 

“언론에서 일부 첨단무기를 두고 ‘게임 체인저’라고 묘사하지만 이는 과장된 표현”이라며 

“첨단과학기술이 적용된 무기로 싸운다고 해도 

전쟁이 길어지면 병력과 화력은 국가총력전 차원의 고전적 전쟁방식을 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쟁에 부분적으로 등장한 하이테크전, 사이버전 등은 전쟁의 일부일 뿐

‘국가 간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이라는 전쟁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전장은 여러 병과의 협력과 각군의 합동작전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마치 오케스트라처럼”이라고 했다.

전 연구위원은 20년간 국군정보사령부 및 야전부대에서 정보실무자로 근무했다. 

이번 러-우 전쟁 발발 이후에는 매일 전황을 분석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스페츠나츠(특수부대)를 수도 키이우에 침투시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지도부를 제거하려고 했으나 

압도적인 정보력을 가진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바람에 러시아의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다”며 

“구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는 전쟁초기에 국가지도부 제거를 중시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공수부대를 투입해 수도 키이우를 점령해 

국가지도부를 암살하고 우크라이나에서 활약 중인 친러협조자의 지원으로 괴뢰정권을 세워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한다는 계획이었다. 

러시아는 침공에 앞서 우크라이나에 유령 경비회사를 설립해 

교량, 철도 등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맡는 등 인프라를 장악하기 위한 계획도 실행하고 있었다. 

정부 주요인사에 대한 포섭도 마쳐 놓은 상태였다.

— 미국 이외의 국가가 실시간으로 전장 상황을 파악하며 전투를 치르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서방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는 전장에 실시간 연결망을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지상-해상-공중-우주를 연결하는 다중영역에서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맥사테크놀로지, 플래닛랩스 등 

소형 민간위성이 제공하는 전장 영상정보도 적극 활용되고 있죠.”

— 전쟁발발 직후 러시아는 사이버전·전자전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통신체계를 무력화했습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군의 지휘체계가 유지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일론 머스크가 전쟁발발 직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스타링크 덕분입니다. 

위성 인터넷망을 이용해 지휘통신체계를 유지할 수 있었죠. 

러시아는 스타링크가 제공되리라곤 예측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이번 전쟁에서 주목받은 첨단무기는 무엇이 있습니까.

“대표적으로 무인이동체(무인공격기, 무인자폭기, 정찰용무인기 등)가 있습니다. 

또 보병용 휴대화기가 발전한 덕분에 보병이 대전차/대공 교전능력도 확보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대전차 화기인 재블린으로 러시아 전차를 파괴했죠. 

휴대가 가능한 지대공미사일(MANPADS)을 활용해 러시아군용기도 격추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이 지원한 다연장로켓포 ‘HIMARS(사거리 70~80km)’, 

영국이 지원한 공대지순항미사일 ‘Storm Shadow’,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대함미사일 ‘R-360 Neptune’ 등이 있습니다. 

넵튠으로 흑해함대를 타격해 기함(flagship)인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격침했죠.”

“첨단 무기부터 소진한 뒤 기존 재래식 무기 사용”

—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확인된 재래식 무기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보병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유탄발사기나 박격포, 기계화전력으로는 전차, 장갑차 등이 있습니다. 

전쟁초기 전차 무용론이 나왔는데 이는 전차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기에 벌어진 일이죠. 

포병은 화력을 지원하고 적의 후방집결지와 보급거점을 타격하는 데 주요한 수단이라는 점이 

다시금 확인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의 양상에는 큰 변함이 없습니다. 

항상 그 당시의 첨단무기가 먼저 사용된 후 소진되면 재래식 무기가 그 뒤를 이어갔죠.”

—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전투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는 대부분 지원했습니다. 

첨단무기는 방어용으로 우크라이나 자국 내에서만 쓰도록 제한했습니다. 

성능도 일정 부분 낮춰 제공했죠.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역량을 제한해 확전을 막기 위함이죠. 

우크라이나가 제한적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때는 자국산 무기를 사용합니다.”

— 러시아는 어떤 방식으로 무기를 보충하고 있습니까.

“완제품 수입은 탄약이나 포탄 등 대량수요가 필요한 경우로만 한정합니다. 

대신 서방제 정밀부품이나 군사전용이 가능한 민수용제품을 

제3국이나 중개인을 통해 우회수입한 후 자국 내 군수기업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상용무인기, 군사전용 민수품 등), 이란(무인기, 미사일, 탄약 등), 

북한(미사일, 탄약 등), CSTO(집단안보조약기구) 회원국 등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양측이 무인기는 얼마나 사용하고 있습니까.

“언론에 등장하는 일선 전투용 소형드론은 소모품에 가깝습니다. 

계산하는 게 무의미합니다. 

전쟁이 지속되는 바람에 군용무인기는 공급부족 상태죠. 

러시아, 우크라이나 모두 전선에서 소모하는 일회성 무인기(자폭드론 등)는 

대부분 중국 DJI가 만든 민수용 드론을 수입한 뒤 개조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 무인기 분야에선 중국이 가장 큰 수혜자군요.

“세계 민수용 드론 시장의 70~80%를 중국 DJI사가 장악하고 있죠. 

DJI사의 드론을 사용하면 

모든 정보(위치정보, 비행경로, 표적정보, 카메라영상 등)가 DJI 메인서버로 갑니다.”

“국방개혁, 우크라이나는 성공, 러시아는 실패”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주은식(육사36기, 예비역 육군준장) 소장은 기갑병과 출신이다.

2001년부터 2년간 러시아 총참모대학(우리나라의 국방대에 해당)에서 수학했다. 

앞서 《월간조선》 2022년5월호에서 

“약자에 대한 동정심만으로 푸틴을 악마화하거나 러시아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주 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벌인 국방개혁의 결과가 이번 전쟁에서 드러났다”며 

“러시아는 실패했고, 우크라이나는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이후 광대한 영토를 지키기 위해 거점위주 방어전략을 채택했다. 

도시지역 위주로 방어하되 도시 간에는 게릴라전을 수행했다. 

반면 러시아는 대규모 전쟁이 없을 것으로 보고 부대 규모를 줄이는 대신 

개별부대는 늘리는 바람에 제병협동이 이뤄지지 않아 초기전투에서 곤욕을 치렀다.”

주 소장은 우크라이나군의 선전(善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외형은 구소련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2014년 돈바스 사태 이후 미군교리를 받아들여 ‘임무형 지휘’ 체계를 도입해 적용했습니다. 

소부대 단위로 현장 지휘관과 전투원에게 자체권한을 부여해 

시간과 공간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싸우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과거 구소련 방식의 군사교리는 중앙집권적이었지만 

임무형 지휘는 예하부대에 임무를 주면 수행방법은 그 부대가 알아서 하는 방식이었죠.”

우크라이나군은 2016년부터 미 유럽사령부가 운영하는 전투훈련센터에서 2021년까지 

임무형 지휘체계를 배웠다.

주은식 소장은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은 첨단네트워크를 군사적으로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전쟁의 성패는 어떤 정보가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가려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첨단과학과 IT강국이라고 말하지만 

국방분야의 IT수준은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전투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네트워크 역량이 중요합니다만 한국군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네트워크 중심전

(NCW·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모든 전력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쟁방법)을 

이야기하지만 이러한 능력을 갖출 정책도 아직 수립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군, 위성 쏘지만 구체적 활용 계획 없어”

 — 왜 그렇습니까.

 “우리는 전투현장이 아닌 

지휘소(연대, 사단급 이상 사령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선에서 전투를 치르는 부대를 중심으로 무기체계와 전투원이 연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군이 군사위성을 쏘아 올린다곤 하지만 이 위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죠.”

— 드론(무인기)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까.

“2022년12월 북한무인기 침투사건이 벌어지자 드론작전사령부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드론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개념이나 교리가 정립돼 있지 않습니다.

러-우 전쟁을 교훈 삼아 어떻게 드론을 무기화하고 표준화할지, 

부대별로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주은식 소장은 

“국방통합데이터센터를 잘 활용해 일선부대에서 구축한 정보가 버려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우리 군은 일선부대가 만들어내는 정보를 한데 모을 역량이 없습니다. 

야전에서 어떤 부대가 어떤 훈련을 했고,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죠. 

오히려 사령부같이 규모가 큰 부대를 중심으로 보여주기식 정보가 쌓여 있습니다. 

유사시 필요한 정보는 실제 전투를 하는 부대의 정보 아닙니까. 

국방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이를 AI을 활용해 유사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무기보다 전술이 더 중요”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정경운(예비역 육군중령)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전쟁은 1차 세계대전에서 봤던 참호전부터 무인기가 전장을 주도하는 미래전 양상까지 

그 영역이 매우 넓다”며 

“미래전에서는 첨단전력의 역할이 더 커지겠지만 

여전히 지상전의 중심은 ‘기동과 화력’에 바탕을 둘 것이다. 

이 전쟁에서도 

포병과 다연장 로켓과 같은 재래식 무기체계에 의해 가장 많은 전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드론이나 무인기는 여전히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이번 전쟁은 

군사력의 외형, 즉 무기체계보다는 이를 잘 운용할 수 있는 전술의 중요성이 두드러졌다”며

“러시아가 고전하는 것은 

대대전술단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전술적인 운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경운 전문연구위원은 

“위성과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됐다”며 

“위성을 바탕으로 한 첩보수집, 위성을 통한 데이터통신, 첩보·정보의 실시간 전파·유통, 

결심 자동화를 바탕으로 한 실시간 타격효과 극대화는 전쟁에서 

위성과 네트워크가 왜 중요한지를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초기만 해도 여성과 노인 등이 자원해 동원예비 전력으로 함께 싸웠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될수록 

동원(動員)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이 줄어들어 일선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국제의용군까지 모집해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정규군이 부족해지자 일종의 민간군사기업(PMC)인 바그너 용병그룹을 전선에 투입했다.

한국열린사이버대 국방상담리더십학과 구원근(육사42기, 예비역소장) 학과장은 

동원분야 전문가로 초대 육군동원전력사령관을 지냈다. 

육군은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2018년4월 동원사단을 관리하는 동원전력사령부를 만들었다. 

유사시 동원전력(예비군)의 대부분은 동원사단에 배속돼 전투를 치른다.

구원근 학과장은 

“군수와 보급, 동원전력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러-우 양측 모두 준비된 병력과 물자가 소진되자 동원령을 발령해 추가병력을 모집했다. 

병력이 보충된 후에는 물자, 무기, 포탄 순으로 소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전쟁을 시작했음에도 

동원령을 선포해 5주 동안 병력을 모집했으나 30만명이나 이탈했다. 

러시아는 전쟁초기 이탈자가 늘어나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병력으로 부대를 편성해야 했다”고 말했다.

“현역과 예비군이 KCTC에서 함께 훈련해야”

구 학과장은 

“우크라이나는 예비군도 현역과 동일한 무기를 들고 NATO회원국 군대와 함께 연합훈련을 한 덕분에 

높은 전투력을 유지했다”며 

“예비군이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로 러시아 전차도 잡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예비군도 일선현역 부대에 보급된 무기로 예비군훈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젊은이들이 복무할 때는 최신형 무기를 썼는데 

막상 예비군이 되면 1970년대, 80년대에 썼던 아주 오래된 장비로 훈련을 받습니다. 

구식무기 사용법을 새로 배우는 데 불필요한 시간을 쏟는 일이 벌어집니다. 

얼마나 비효율적입니까. 

유사시 수도 서울이나 도시방어에 필요한 병력의 80~90%는 예비군이 차지합니다. 

현역시절에 썼던 무기로 평소 예비군훈련을 해야 전시에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비군도 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끼워주지를 않죠. 

필요하면 실전을 체험할 수 있는 훈련장을 더 만들어서라도 

현역과 예비군이 함께 훈련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육군동원전력사령관을 지낸 구원근 예비역 소장은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전력공백을 막기 위해 PMC나 민간분야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만 

이들이 실제 전투를 치를 순 없다”며 

“이들의 역할은 후방지역에서의 지원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에 대응하고자 고가의 첨단무기로 군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며 

“여성징병제가 거론되나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기존의 예비군 편성기간을 늘리거나 파트타임 형태로 예비군을 확보해 

수준 높은 예비전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구원근 학과장은 

“국방예산 중 최소 1% 이상은 동원전력을 유지하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출산과 군복무 기간단축으로 인해 상비군이 부족한 현실에서 

예비군 없이 현역만으로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한다.

2022년 국방예산에 따르면, 

동원분야는 전체 국방비의 0.5%에 불과한 2612억원이었다. 

273만 예비군조직(2022년 기준)에 돌아가는 국방비가 전체의 1/200 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동원수준은 어떨까.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시 동원령이 선포됐는데 초일 동원응소율은 40%를 밑돌았다. 

27년이 흘렀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 전쟁(1976년6월) 당시 

동원령 선포 후 20시간 만에 예비군 23개여단을 동원해 부대편성을 완료했다. 

지난해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서도 

이스라엘 정부가 동원령을 선포하자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던 예비전력들이 이스라엘로 모였다.

“우크라 국민, 현실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거 알아”

우크라이나 현지 사정은 어떨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우크라이나지부를 맡고 있는 조윤동(65) 지회장은 

주재원 근무를 시작으로 현지에서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25년을 살았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 지금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매일 현지직원들과 통화하며 현지사정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심해 사업체 정리를 고민하고 있다.

조 지회장은 

“동부, 남부 전선에선 전투가 벌어지고 가끔 공습경보가 울리며 포탄이 떨어지지만 

대다수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 이전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은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지만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에서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갈수록 누적돼 

국민 10명 중 7~8명은 전쟁을 끝냈으면 한다. 

현실적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조 지회장은 

“전쟁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게 아니다”며 

정치심리전 등 하이브리드전이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의 동부일대에 간첩을 보내 친러인사를 양성하고 요인을 포섭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해나갔어요. 

아파트 동대표부터 경비원, 정치인 등등 친러인사가 동부지역을 채워갔죠. 

전쟁은 총칼만 갖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은 그 이전부터 시작돼왔죠. 

한국도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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