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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무책임한 의대학장… “3천명” 말하다 이제와 “350명만 가능”
정해민 기자 2024.02.22. 11:31
작년 10월 정부가 전국 의대 40곳에
“2025학년도에 희망하는 신입생 증원규모를 알려 달라”고 했다.
각 대학이 ‘증원가능’으로 올린 숫자를 더해보니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까지 나왔다.
2030년까지 최대 3953명 늘리고 싶다고도 했다.
정부가 규모를 부풀리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정부가 증원하겠다고 밝힌 2천명은 의대 40곳이 증원을 희망한 최소 수치였다.
그런데 전국 40곳 의대학장협의회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2천명이란 수치는 전국 의대 교육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용하기 불가능하다”며
“2천명 증원계획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증원규모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줄어든 350명이 적절하다”고도 했다.
‘2~3천명 가능’이란 말을 손바닥처럼 뒤집은 것이다. 무책임하다.
의대학장들은
“지난해 수요조사 당시 무리한 희망증원 규모를 교육당국에 제출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 미래나 위상을 우선 고려해 나온 결과”
“의대보다 대학본부 측 입장 반영”이라고도 했다.
인기 높은 의대정원이 다른 학교보다 1명이라도 많으면
학교 위상에 도움이 되는 만큼 대학본부 측이 결정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그런데 한 대학총장은
“실제 교육하는 의대 의견을 무시하고 증원규모를 정했겠느냐”며
“작년 말만 해도 정원을 2배 늘려도 가르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각 의대가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은 의대학장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의대증원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학장들이 모를 수도 없다.
그 사이에 우리 의대환경이 크게 달라졌을 리도 없다.
정부가 의대들의 증원희망을 받은 뒤 “1천명 이상 늘린다”는 언론보도도 계속 나왔다.
정말 가르치는 데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동안 의대학장들은 무엇을 했나.
전국 의대 40곳이 침묵하는 사이
정부는 ‘2천명 증원’을 발표했고 전공의들은 무더기 사표를 던졌다.
의대생들도 집단휴학을 하겠다고 한다.
의대학장들이 “2천명은 불가능이고 350명 정도는 가능”이라고 성명을 낸 것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집단반발하자 뒤늦게 장단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의대학장들은 의사이면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미래 의사를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자기 집단의 이익에 맞춰 말과 입장을 180도 바꾼다면 미래의 의사들은 무엇을 배울까.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란 속담이 있었다
"신중을 기하라"는 말이지 말을 해야 할 때를 놓치는 건
그 책임을 남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비겁 또는 무책임성이다
정부의 질문에 답만 하고 그 뒤책임은 별개문제라 생각했다
최초의 답변엔 학교위상과 정부지원의 시설/인력을 기대했고
수정은 증원에 따른 댓가성 정부의 관련지원 없음을 확인하고
집단이익을 챙기면서 직위에 대한 책임은 면제 받고 싶다는 거다
선비정신은 온데간데 없는, 전형적인 "노비기질"의 한 단면이다
재력 학력 경력 명예가 높다고 교양 인성 책임감이 높은 것은 아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그 직위에 따른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 사회적 직무를 도외시하는 건 자존심을 잃는 것만큼 천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