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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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중구문화원 개원3주년 기념 '부산시 학생 그림엽서 공모전' 수상식에 다녀왔다
손자가 그림을 그리는 줄도 몰랐는데 초등부 1760여점의 출품작 중에서 우수상을 받는 자리라서..
영도다리가 들려 있고 그 밑으로 여객선이 지나고 자동차가 대기하고 갈매기가 나는 그림이었다
그림 솜씨보다 부산과 중구를 상징하는 이메지, 아이디어가 각별하다는 화가들의 심사결과였다
관공서 행사답게 연설이 길어 지루해서 핸드폰을 꺼내 구글 앱에서 "주인공"을 검색해보았다
그것을 옆자리에 앉았던 손자가 보고 "주인공은 Main Character 아닙니까?"
내심, 깜짝 놀랐다, 이제 초등학교3학년인데 그런 단어를 알다니.
검색해 보니 과연 Main Character와 Protagonist 두 단어가 나왔다
"틀린 건 아닌데 이 경우에는 어감이 좀 다르지.."
"그럼 무엇입니까?"
"지금 행사 중이니 나중에 설명해줄께"
저녁식사 중에
"주인공에는 너도 포함은 되는 데 "Main Character"보다 "VIP"는 어떨까?
"왜 그렇습니까?"
" '행사 주인공은 연설 길게 하고 돈 많이 쓰는 사람'이라서..
너는 행사를 빛내기 위해 잠시 동원된 장식소픔 정도로 우대받는 VIP 정도지"
"MVIP는 아니예요?", VIP는 안다는 말투다
이놈이 우수상에 기분이 들떠 자화자찬하고 재고 싶은 충동이 발동했는 것같다
그래도 할애비 말에 토를 달면 제 때 다듬어줘야 한다
"MVIP의 Full Spelling이 뭐꼬?"
"그건 모르겠습니다"
"Multifunctional Very Important Person, 그것도 모르다니 무식하게.."
사실, MVIP란 사전에도 없는, 우리나라 스포츠/언론에서 지어낸 Konglish다
미지의 세계에 궁금증을 갖는 게 공부이고 끝없이 눈과 두뇌를 돌려야 한발 앞설 수 있다
근심 없이 웃고 박수 치는 사이에 일 없이 남기는 것 없이 늙어가도 행복할 수 있고
남과의 경쟁으로 전진하고 쟁취해야 그 자부심으로 반분이 풀리는 행복도 있다
살다 보면 인간세계에, 어느 무엇이 좋다 나쁘다 옳다 틀리다 하기보다
세상만사 각자의 개성/주관에 달렸고 이래도 저래도 한 세상이겠지만
가장 웬쑤같은 놈은 착하고 무능한 사위라는 건 동서고금 같지 아닐까?
안락한 행복보다 고달프지만 성취감 보람을 찾는 재미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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