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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02-18 17:15 View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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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이공계 엑소더스 1세대의 항변

조귀동 경제칼럼니스트 2024.02.17. 03:00


그들은 왜 공대 떠나 의사가 됐나, 연봉보다 불확실성과 위험 때문

공대생 유망 기업은 국내 2~3곳, 애국심으로만 호소 말아달라


20여년 전 이맘때 새터(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서울대 전기공학부 동창들과 지금도 몇달에 한번 저녁을 함께 하며 안부를 묻곤 한다. 

이 오래된 친구들의 직업은 변호사, 의사, 컨설턴트, 공기업 직원 등으로 다양하다. 

워낙 많은 수가 脫공대를 선택해서다. 

카카오톡 단톡방 멤버 10명 가운데 박사학위를 딴 이는 두 명밖에 없다. 

가끔 연락하는 다른 동창들도 다수가 의사나 변호사다. 

신입생 대상 학과설명회에서 한 교수님이 입학성적 분포표를 보여주시며 

같은 대학 의대와 비교해서도 신입생의 ‘질’이 꿀릴 게 없다고 말한 것을 떠올려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많은 이들이 전기공학부를 떠났던 이유는 결국 공학박사를 따서 무엇을 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대학교수나 기업연구원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수익’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진로를 고려하던 1990년대 후반에도 이미 의사의 급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불확실성과 위험이 높다는 데 있었다. 

의대 쏠림 현상이 점점 심화되는 원인은 의사라는 직업에만 있지 않다. 

이공계 연구인력의 노동시장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박사학위를 따고 대학이나 기업체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20~30대를 통째로 바쳐야 한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학부과정 성적과 연구자로서의 성공은 별개다. 

운이 아주 나쁘면 박사과정 중간에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몇해 전 국내 한 대학에 임용된 한 친구의 경우 대학원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따는 데 7년이 걸렸다. 

그리고 미국대학에서 리서치펠로(연구원)로 5년 넘게 근무하면서 연구실적을 더 쌓고서야 

현지 대학 교수가 됐다.


수익 차이도 크다. 

연구·개발(R&D)이나 스타트업 창업 등은 이른바 ‘수퍼스타의 경제학’이 작동하는 분야다. 

미국에서도 어느 대학에서 어떤 직위에 있느냐에 따른 보수 차이는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폴라 스테판 조지아대 교수는 

1975~2006년 미국 남성 정교수 급여의 지니계수(불평등 측정 지표)가 

0.314에서 0.424로 늘었다고 지적한다. 

경제학에서는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빈부격차가 극히 높다고 본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벌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소득을 제공하는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국내 노동시장에서 한국의 이공계 인력들이 갈 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경우 해당전공에서 갈 만한 대기업은 2~3곳 정도에 불과하다. 

특정 기업에 평생 매여살면서, 기업의 성패에 자신의 운명을 같이해야 한다. 

IMF 외환위기 구조조정을 목격한 세대에게 기업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 선택지였다. 

초거대 선도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업연구원들도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처우가 벌어지고 있지만, 

그 초거대 기업은 대개 미국에 있었다.


다른 선진국처럼 

과학기술과 지식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되고 세계시장에 진출했다면 

이공계 고급인력의 일자리 여건은 훨씬 나았을 것이다. 

또 이공계 인력들의 노동시장도 국내와 해외 간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선택지가 늘어났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 대학을 나온 이들이 영국의 ARM이나 딥마인드를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이공계 기피현상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산업과 노동시장 구조에서 이공계 진학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연구실을 선택하길 원한다면, 

그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미래 일자리 선택지를 늘리고 질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이공계 대학을 졸업하면 이공계학사다
대학공부는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라지만
대학졸업 후의 생계가 더 큰 인생 문제다
같은 대학에서 같은 교과서로 같은 교수에게 배워도
졸업 50년 지나면 각 개인간의 형편은 천차만별이다
직접적인 예를 들자면
대학졸업 50주년기념행사 찬조금에
1천만원 내는 동기도 있고 전혀 못 내는 동기도 있다
출발점은 같지만 재복, 운세, 소질, 개성과 방향에 따라
각 개인의 형편 차이가 그렇게 큰 것이다
하물며 국내 각 기업체와 주거지의 환경이 천차만별인데
그 위에서 흔들리는 일반 이공계 대학 출신이야
의사도 15여년간의  학업과 수련 시간이 필요하고
법조계도 다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도 아니다
대외적인 체면 대신 생산현장 작업반장만 되도
생활하고 자식 교육 출가시키는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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