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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less· Do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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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02-05 04:54 View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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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강천석 칼럼] 김정은 核 공갈, ‘Talk less·Do more(말은 아끼고 대비는 철저히)’

강천석 기자 2024.02.03. 03:10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김 총비서는

"언제 어디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재차 지시했다. ./노동신문 뉴스1


내게 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 건 거의 스물이 다 돼서였다. 

우연히 중학교 5학년(현재의 여고 2학년) 때 누이와 한 반이었다는 누이 친구를 만나고서다. 

어머니 대답은 한마디였다. ‘어디서 들었냐. 6·25 때 죽었다.’ 

누이의 죽음이 나와 관계가 있다는 것, 정확히는 나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 후 스무 해가 더 흘러서다. 

여러 사람들 기억을 끌어모아 맞춰본 그날 그림은 대강 이러했다.


‘1948년7월에 태어난 내가 두 돌을 맞기 전 6·25가 터졌다. 

숲속 마을로 피란을 갔으나 모두가 궁(窮)한 시절이라 친지라 해도 오래 의지하기 어려웠다.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적 치하(治下) 도시엔 간간이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주민을 동원해 파놨던 작은 방공호에 몸을 피했다.


그날은 가만있어도 땀범벅이 될 만큼 지독히 무더웠다고 했다. 

비좁은 방공호에 수용능력 몇배가 넘는 사람들이 몰려 다들 앉지 못하고 선 채로 폭격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거기서 숨이 막혔던지 징징대던 내 울음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까무러칠 듯 더 커졌다. 

모두가 신경이 곤두선 상태였다. 

결국 어머니는 폭격이 그친 듯하자 나를 안고 밖으로 나왔고, 누이가 따라 나섰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폭탄 하나가 떨어져 지붕이 내려앉고 불길이 솟았다. 

동네 사람들이 달려왔을 때 어머니는 나를 몸으로 덮고 있었고 누이는 어머니 위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누이는 숨이 끊어졌고, 대들보에 깔린 어머니는 허리를 크게 다쳐 혼절(昏絶)했으나, 나는 무사했다. 

누이의 주검은 집안일을 돕던 친척 한분이 수레에 실어 도시 경계선 밖 야산 자락에 묻고 

돌 더미로 표시를 해뒀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어머니가 그분을 앞세워 딸이 묻힌 곳을 찾았으나 

그분은 이곳저곳 헤매다 끝내 묻은 곳을 찾지 못했다.’ 

‘나의 6·25′가 이랬다.


잿더미가 된 집에 사진 몇 장이 남았다. 

그중 하나가 도민증(道民證) 비슷한 데 붙은 엄지손톱 크기 누이 사진이다. 

어머니는 타지(他地)에 출타할 때 그 사진을 지갑에 넣어 다녔고, 집에선 머리맡에 두었다. 

그러면서도 딸 이야기를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채 46년을 더 사셨다.


이건 한국인이면 서너 집 건너 한 집은 품고 산 전쟁의 파편이다. 

나는 6·25를 기억하지 못한다. 

내 기억은 뒤에 들은 이야기로 짜 맞춘 간접 체험이고 간접 기억이다.


전쟁 당시 열살, 초등학교 3~4학년은 됐어야 자기 기억이 있다. 

현재 나이로 여든다섯 이상이다. 

그런 분이 이 나라에 77만7432명(2022년 통계)이 생존해 있다. 

지금은 더 줄었을 것이다. 전 인구의 1.5% 정도다. 

그분들은 전쟁을 일으켰던 자의 포악(暴惡)과 국민을 보호하는 데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던 

정치의 무능(無能)을 잊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엔 이제 이런 기억이 소멸(消滅)됐다.


북한 GDP는 245억$, 대한민국은 1조7천억$ 가깝다. 

김정은은 대한민국 경제력의 1/60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작년 20차례 넘게 각종 미사일을 발사했고, 올해 들어선 더 잦아졌다.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돈이 조금 돈다지만, 경제와 민생(民生)에는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말은 더 포악해졌다. 

‘핵무기로 대한민국을 평정(平定)하겠다’고 한다.


워싱턴에선 김정은이 ‘최소한 국지전(局地戰)은 도발할 작정’이라는 설과

‘공갈과 협박으로 그칠 것’이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쟁 억지력(抑止力)이 약화됐다’는 건 양측이 인정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960년생. 

그 옆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이재명 대표가 1964년생이다. 

전쟁 기억이 없는 세대다. 

김정은은 1984년생이다. 

6·25 때 미국의 개입, 특히 그 공군력에 밀려 코앞에 온 통일 기회를 놓쳤다고 교육받았다. 

핵폭탄과 미사일에 대한 병적(病的) 집착의 한 원인이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에서 1천만명이 전사, 800만명이 행방불명, 2천만명이 부상했다. 

그러고 20년 후 5천만명이 사망한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을 벌인 게 어리석은 인간이다.


한국은 더 이상 김정은 핵폭탄과 대통령 부인 디올백 사이를 몽유병자(夢遊病者)처럼 헤매선 안 된다. 

대통령이 정리를 해야 한다. 

‘Talk less(말은 아끼고) Do more(대비는 많이 하라)’. 

제1차세계대전이 유럽인에게 남긴 교훈이다. 

지금 우리는 그렇게 가는가, 거꾸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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