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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3-12-14 11:24 View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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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 일반

유권자 품격이 정치 바꿔…민주주의 저질되면 북중러 놀림감된다

[노석조의 외설] 노석조 기자 2023.12.13. 00:15


美 엘리트 필독서 ‘The Bill of Obligations’ 읽어보니

“세계안보 가장 큰 위험은 미국”

“정치 양극화 등 내부위협 극복 못 하면 국가 존망 흔들”


미 의회 건물에서 지난 2021년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이긴 대선결과에 불복하며 불법점거 집회를 열자 

경찰들이 총기 등 화력장비를 사용하며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러시아 못 막으면 우크라 같은 피해국 또 생긴다

리처드 하스(72) 미국 외교협회(CFR) 명예회장을 지난 6일 서울에서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니어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관한 콘퍼런스에 참석차 방한(訪韓)했습니다. 

하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침략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경우 

세계는 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국제사회가 경제난, 러시아의 회유 등에 흔들려선 안 되고 

똘똘 뭉쳐 ‘힘으로 남의 국경을 빼앗는 국제법 위반’ 행위를 분명히 단죄해 

유사 침략 행위가 번지는 걸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국이 잇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만 위협,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을 바로 옆에서 겪는 한국에서의 메시지이기에 

울림이 더 큽니다.


◇좋은 시민의 10가지 습관이 정치를 바꾼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의 신작 ‘The Bill of Obligations: The Ten Habits of Good Citizens

(의무장전: 좋은 시민의 10가지 습관)’을 사서 읽었습니다. 

뉴스레터 ‘외설’ 구독자님들께 소개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세계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는 요즘 다들 하는데요. 

그는 이미 6년 전 저서 ‘A World In Disarray(혼돈의 세계)’를 

그 징후를 각종 사례로 짚으면서 일찌감치 예견했습니다.


‘혼돈의 세계’처럼 그의 신작 ‘의무장전’도 미 정치·외교 엘리트들의 필독서가 됐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유력 일간지는 물론 

외교·정치 전문지도 책 출간을 계기로 그를 전면 인터뷰하거나 책 서평 기사를 줄줄이 냈습니다. 

젊은 시절 백악관에서 일했고 

20년간 초당적 비영리 단체인 미 외교협회에서 회장으로 

미 정치와 대외 정책을 사심 없이 관찰하며 쓴소리 해왔으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의무장전’의 메시지는 명료합니다. 

“미국에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안보위기는 나라 밖이 아니라 바로 내부에서 생겨나고 있으며, 

이런 미국의 위기는 세계질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니 

우리 시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 내부 위기를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민주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해 

전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일깨워준 미국의 위상을 되찾자고 호소합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몰락할 경우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과 같은 전체주의·일당 또는 1인 독재 국가들이 

“거봐, 민주주의가 최고의 정치시스템이란 건 거짓이야. 우리가 맞아”라며 

자유민주 체제를 놀리며 깔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풍조가 확산하면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줘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려고 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균열이 생겨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이는 정세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시민이여 깨어 있어라”

하스는 ‘의무장전’에서 절박하게 호소합니다. 

시민들이 유권자들이 10가지의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요. 

그러면서 먼저 “정통해질 것(be informed)”을 부탁합니다. 

'가짜 뉴스’에 속지말고 

최소한의 저널리즘 양심을 지키며 팩트 체크를 하고 

국내외 광범위한 뉴스를 종합적으로 오랜 기간 숙련된 기술로 보도해온 레거시 미디어를 

여러 개 꾸준히 보라고요.


팩트인지 주장인지 희망사항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책임소재도 불분명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의 콘텐츠에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팩트’로 무장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팩트 무장은 시민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스는 ‘참여’의 중요성도 역설합니다. 

‘팩트’로 무장해 적극적으로 정치 사회 문제에 참여해 

각 진영에서 암약하는 ‘삯꾼 정치인’을 처단해 민주주의의 몰락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삯꾼 정치인은 감언이설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려 오도합니다.


삯꾼은 

대중은 통상 일상이 바쁘고 현업이 있어 깊이 알기 어렵고,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적으로 지지 않는다는 특징을 악용합니다. 

이런 삯꾼이 

신성한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회에 행정부에 사법부에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투표하고, 공론화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하스는 너무 흥분하지 말자고 합니다. 

적극 참여가 자칫 폭력적 행위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합니다. 

팩트로 무장했다고 이걸 가지고 상대방을 너무 구석으로 몰며 공격하지 말자고 합니다. 

대신 ‘열린 자세를 유지하며(Stay Open)' 이를 통해 “타협(Compromise)”하는데 인색하지 말자고 합니다.


그는 ‘Stay Open to Compromise(타협하기 위해 열려 있어라)’ 메시지를 강조하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명언도 소개합니다.


“타협이란 비겁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정치인이 타협을 하거나 조정을 하면서 큰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 시험에 처합니다. 

자신들의 지지하는 사람들의 극단적 견해에 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종종 식사 자리에서 가족 모임에서 학교 동창회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심하게 싸움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도 특정 사안을 놓고 너무 과하게 한쪽을 조롱하거나 반대로 옹호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서로 ‘댓글 전쟁’을 벌이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하스의 ‘Stay Open’ 메시지 취지는 

‘내가 틀릴 수도 있어’ 

‘설사 내가 맞더라도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해줘. 아니, 존중해주는 척이라도 해줘. 

그것이 민주사회의 미덕이야’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우려되는 한국의 정치 양극화

미국 정치상황을 예를 들고 걱정하는 ‘의무장전’을 읽는 내내 한국 정치상황이 오버랩됐습니다. 

하스는 미국의 정치 양극화 심화, 2021년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대선불복, 

트럼프 일부 지지자들의 미 의회 점거, 미 유권자들의 정치회의론, 투표참여 무용론 등을 우려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 특정진영의 대변자, 단기적 인기영합주의자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요. 

그러면 나라는 더 분열돼 국력이 약해지고 이는 대립구도에 있는 다른 나라에 ‘호기’가 되겠지요.

그러면서 2021년1월6일 미 의회가 폭도들에 점거된 TV장면을 중국이 어떻게 바라봤을지를 

하스는 넌지시 독자들에게 물어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이스라엘 정치가 내분 상태에 빠졌을 때를 노리고 기습적으로 이뤄졌고,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스가 책 서두부터 밝혔듯 진짜 안보위기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습니다.


사실 여의도는 워싱턴 DC보다 더 양극화되고 분열되면 분열됐지 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과거 여야 정치인들은 기자들 앞에서 삿대질하더라도 카메라 빨간 불이 꺼지고 나면 

“선배~” “아이고, 후배님~”하며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사석에서 만나 “이런 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타협’도 했다고 합니다.


하스는 말합니다. 

선진 민주주의는 

‘법’으로 정해놓지 않더라도 ‘양심’과 ‘상식’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상식’을 정치인이 지키고 

이를 시민이 유권자들이 감시하고 평가하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정치인들은 극과 극으로 치달으며 

정치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소송전을 벌이며 법원에 떠넘깁니다. 

정치적 관례고 체면이고 뭐고 ‘법대로 하자’는 것이죠.


미국의 민주주의가 중요하듯 한국의 민주주의도 매우 중요합니다. 

짧은 역사를 돌이켜 보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성공적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공적이어야 합니다. 

3대째 1인 독재체제인 정권이 북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체제경쟁에서 승리했는데 

자칫 저들이 그렇지 않은 것 아니야라고 착각할 틈도 줘서는 아니 되기 때문입니다.


◇“스테이 오픈”

연방주의자 논집(The Federalist Papers).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존 제이가 헌법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썼다. 

출판 당시에는 Publius라는 필명이 사용됐다.


하스는 책을 마무리하며 몇가지 읽을거리를 추천합니다. 

다수의 고전과 최근 출간 서적을 열거하는데요, 

이 가운데 저는 이 고전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1787년부터 1788년까지 연방헌법 비준을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고자 

이른바 ‘미 헌법의 아버지들’이 

신문에 연재한 75편의 글을 묶은 ‘The Federalist Papers(연방주의자 논집)’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오류를 저지를 수 있으니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자유롭게 받아들여져 합리적인 결정을 도출할 수 있는 국가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주목되는 건 

미국이 이렇게 230여년 전 헌법을 제정할 때부터 

치열하게 정치인들과 학자, 언론인들이 논리 싸움을 벌이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협과 합의를 봤다는 점입니다. 

연합주의 논집의 진짜 교훈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논쟁의 중심에 서는 일이 잦고 이를 글로 풀어 써야 하는 기자이다 보니 

열 받거나(요샌 킹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날카롭게 반응하려 할 때가 있는데요, 

하스 책을 읽으며 ‘Stay Open’하는 습관을 갖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게 우리 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사회에서 그래도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그럼 이만 뉴스레터를 줄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뉴스레터 ‘외설(外說)’은

미번역 외서(外書)를 읽거나, 취재해놓고 

신문에 미처 담기지 못한 각종 뉴스의 뒷이야기[說]를 들려 드리는 조선일보의 뉴스레터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1번(매주 수요일) 외설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외설’ 다시 보기

●'방울 성직자’는 무슨 책 읽나? 美 베셀 ‘그녀 목소리’ 강추

지난 1일 미국 아리조나 피닉스 공항의 서점에 

BTS 책과 함께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In Her Own Voice)’라는 제목의 책이 세워져 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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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입(口)은 얼굴에서 일종의 중요한 통로역할의 생체기관으로
먹고 마시는 들어가는 기능과 말하는 나오는 기능을 가젔다
이 두가지 기능 + 조화 = 세가지로 모양새의 品품 字가 된다
품격品格 품위品位(degnity, class)는 외관으로 보이지만
내면적 소양으로 제 격으로 제 자리로 인간다움을 지킨다
아울러, 입은 영양분 섭취의 생명유지 수단으로 쓰이면서
남에게 상처/행복감, 의사/지식 전달, 생활수단을 이룬다
이 입이 잘 되면 출세도 하고, 못 되면 쪽박을 차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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