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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한옥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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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3-11-26 01:46 View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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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무튼, 주말

물리학도가 1800억원 들여 지은 영월의 한옥호텔 [여기 힙해]

이혜운 기자 2023.11.20. 09:54


더한옥헤리티지 전경. /더한옥헤리티지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공간의 채도가 달라집니다. 

도덕산과 오로산 사이, 서강이 지나는 마을 ‘문개실’. 

비가 왔다 개면 물 위에 뜬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여기서 제가 갈 목적지는 한번 더 들어가야 합니다. 

차가 지나갈 수 있을지 의문인 ‘문개실길’을 건너 비포장 도로를 타고 오르다 보면, 

산 위 안개가 내려진 곳에 ‘영월 종택’이라는 3300㎡(1천평) 규모의 한옥이 나옵니다. 

지난 10월 문을 연 한옥 호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입니다.


국내에서 한옥호텔은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전통이 있는 고택을 개조해 호텔로 쓰는 곳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맨 땅을 닦아 거대한 한옥을 짓는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현재 문을 연 것은 A동 598㎡(181평)과 B동 674㎡(203평). 

그 옆에는 2027년까지 137실 규모의 한옥호텔을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이 호텔이 완성되면 국내, 아니 세계 최대 ‘한옥호텔’이 됩니다.


겉모습만 한옥의 형태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18명의 대목장들과 함께 뼈대부터 공을 들였습니다. 

나무는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이용해 7년 간 건조시켰습니다. 

한옥은 나무로 만드는 집입니다. 

습기를 머금고 있을 경우, 건조되는 과정에서 비틀어집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미리 충분히 건조시켜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상 문화재복원시 승인되는 함수율(목재 내에 함유하고 있는 수분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 25% 수준이지만, 

이곳은 15%입니다.


직접 디자인한 침대 프레임. /이혜운 기자


기와는 한장한장 소성 온도를 달리해, 색이 조금씩 달라 독특합니다. 

한옥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위해 침대 프레임도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호텔 내부는 하나의 ‘갤러리’ 같습니다. 

최영욱 작가의 ‘Karma’부터 

이세현 작가의 ‘Beyond red’, 

황승우 조각가의 ‘시간에 대하여’, 

배세진 작가의 ‘고도를 기다리며’, 

전아현 작가의 ‘심산’ 등 공간 곳곳에 작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대청마루에 앉아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작품감상만 해도 치유가 될 것 같습니다.


이 호텔을 지은 사람은 조정일 더한옥호텔앤리조트 대표입니다. 

물리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원래 스마트 IC(intergrated circuit)칩으로 유명한 코나아이란 업체를 이끌고 있는 대표입니다. 

부산의 동백택시,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사 등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매출은 대부분 해외에서 나옵니다. 

1년의 대부분이 출장인 그는 유럽을 갈 때마다 

오래된 성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유적지 옆에 호텔을 지어 방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공간들이 너무 부러웠다고 합니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 오는 귀빈들을 대접할 국내호텔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한옥’입니다. 

그때부터 조 대표는 전국 각지 한옥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호텔을 짓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지입니다. 

그때부터 조 대표는 땅을 보러 다녔습니다. 

영월은 조 대표에겐 별다른 연고나 인연이 없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곳 대표명소인 선돌 전망대에 올랐다가 현재부지를 보고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터로 정했습니다. 

내친김에 영월군을 한옥 기반의 문화플랫폼을 만들어 한국문화의 중심지로 키우겠단 목표도 세웠습니다. 

조 대표는 

“영월은 4만가구가 주로 농업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촌사회”라며 

“영월이 한옥문화 플랫폼을 통해 문화관광산업이 부흥하고, 

지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영월 선돌 전망대. /이혜운 기자 


저도 영월 선돌 전망대에 올라보았는데요. 정말 노르웨이의 피오르드와 비견되는 절경이었습니다.

맨땅에 한옥을 짓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한옥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 지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먼저 대목장 18명을 모았습니다. 

스스로도 한옥에 대해 공부하며 자료를 모아나갔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제대로 된 한옥을 짓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업무 외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이곳에 쏟아 부었지요.”

한옥의 원칙을 지키면서,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수입자재도 과감하게 사용했습니다. 

외부의 풍경을 안으로 들이기 위해 창을 넓게 내되, 

벌레에 시달리지 않도록 독일산 투명섬유로 시야 가림 없는 방충망을 만들었습니다. 

냉난방을 위해 삼중창에 전통창호 디자인을 써야 해 

나무와 창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독일산 최고급 경첩을 썼습니다. 

그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옥을 짓는 과정마다 그와 18명의 대목장은 자료를 모으고, 회의하고, 토론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가장 완벽한 한옥’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는 “8년 동안 목수 등 전문가들과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많은 접점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축적된 한옥건축기술은 모두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합니다. 

영월을 ‘한옥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길, 

그리고 전국에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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