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문가칼럼

[윤희영의 News English] 북한이 하마스처럼 하지 않을 이유

윤희영 에디터 2023.10.31. 03:00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상대로 극악한 공격을 했다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을 인질구출 지상공격과 보복전쟁으로 유인해 다수의 민간인 희생을 유발함으로써 

팔레스타인 국가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모으려 하는 듯하다.

북한 김정은은 전술적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차원에선 크게 다르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이렇게 진단한다.

“김정은은 전반적인 하마스 전략을 꺼려 할 것이다. 

만약 남한민간인 수백명을 죽게 할 경우 

한·미 동맹군의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해주고 최우선 군사적 목표는 자신이 되리라는 걸 잘 안다. 

가장 먼저 그의 소재를 파악해 즉시 제거해버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에겐 개인적 생존이 최우선순위다. 

따라서 자신의 생존을 위험에 처하게 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한미동맹의 심각한 대응은 피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최상의 도발은 

미사일 발사 또는 천안함 격침처럼 그럴듯하게 부인할 수 있는 제한적 공격이다.

김정은이 핵무기 구축에 혈안이 된 이유는 그래서다. 

웬만한 도발을 하더라도 한미양국이 핵전쟁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보복해 오지 못하리라는 심산이다. 

이처럼 핵무기를 앞세워 위협·무력도발을 가하는 배경을 ‘핵그늘(nuclear shadow)’이라고 한다. 

보다 안전하게 제한적 재래식 공격을 자행하며 강압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김정은은 어차피 물러설 수도 없다. 

약하게 보일 수 있고, 정권 내 여러 세력에 의한 전복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리면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공중폭발시킴으로써

미국의 핵우산 논란을 일으켜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 할 수도 있다.

김정은은 하마스 방식을 따라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꺼리게끔 조장하는 목표는 공유할 것이다. 

한미양국은 바둑·체스를 두는 것처럼 네다섯 수를 내다보는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