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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글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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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3-10-19 11:08 View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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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글쓰기

교수 이상원 ① 함께 쓰고 함께 읽는 서울대 글쓰기 수업

조선일보 topclass 2023년 10월호 최선희 객원기자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부임한 이후 ‘인문학 글쓰기’ 강좌를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면서 90여권의 책을 번역하고,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등 여섯권의 책을 냈다. 


말보다 글을 통한 소통이 더 많아진 시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 풀어내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일반인 대상의 글쓰기 강의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글 잘 쓰는 법’을 주제로 한 책도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려울 정도다. 

대학에서도 실용적인 글쓰기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그 변화를 선도한 이가 이상원 교수다. 

2006년 서울대 강의교수로 부임해 ‘인문학 글쓰기’ 과정을 맡은 그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 강좌를 선보였다. 

자유선택 과목이라 수강하지 않아도 졸업에 전혀 지장이 없었지만 

학생이 몰려들면서 금세 인기 강좌가 되었다.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된 이후로는 수강 신청이 더욱 어려워졌다.       


꽤 부담스러울 법한 글쓰기 수업이 17년째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다 함께 쓰고, 다 함께 읽는’ 글쓰기 공동체를 이루는 데 있다. 

여기서 작가이자 독자가 되어 상호작용하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수강생은 학기 중에 세편의 글을 쓰고, 다른 사람 글에 답글을 달아야 한다. 

강의당 정원이 25명이라, 답글을 달아야 하는 글만 72편에 이른다. 

읽고, 쓰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한 학기 동안 글쓰기 실력이 눈부시게 향상하진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글을 어떻게 읽고 쓸 것인지 기본기는 충분히 갖추게 된다.  


수업 형식도 파격적이다. 

다른 글쓰기 수업과 달리 그의 수업엔 ‘강의’와 ‘시험’이 없다. 

그가 강단에 서서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가르치는 시간이 아예 없다는 뜻이다. 

75분의 수업 시간은 

학생들이 직접 쓴 글을 함께 읽으며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데 쓴다. 

글쓰기는 시험으로 평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중간고사도, 기말고사도 없다. 

학점은 성실도와 참여도를 종합해 매긴다.  


대학에서 글쓰기 수업이 막 도입되기 시작해 참고할 사례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그의 실험적인 시도는 다른 대학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2011년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 글쓰기 교육자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담은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라는 책도 펴냈다. 


글쓰기는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써보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고,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험은 혼자서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함께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글쓰기는 평생 갈고닦아야 할 능력이니,

대학 글쓰기 강좌는 즐겁게 발을 내딛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한 학기 동안 총 세 편의 글을 써요. 

한 페이지 분량의 나를 소개하는 글에서 시작해, 

각각 세 페이지, 다섯 페이지 분량의 에세이 두 편을 써 냅니다. 

마감 시한에 온라인 강의실에 글을 올리면 그때부터 다 함께 읽기 시작해요. 

학생이 25명이니, 25편의 글을 수업 시간마다 3~5편씩 나눠 읽어가요. 

수업 시간에 읽을 글을 일주일 전쯤 공지하면 

학생들이 미리 읽고, 글의 장단점이나 인상적인 부분을 답글로 답니다. 

강의실에서는 글쓴이와 독자들이 답글을 중심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눠요. 

더 좋은 글을 만들기 위해, 글에서 시작된 생각을 발전시키는 과정이죠.”  


글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답글 쓰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학생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쓴 글 외에 24편의 글을 읽고 답글을 달아야 해요. 

자기 글에 달린 다른 학생들의 답글도 24개를 보게 되고요. 

한 학기 동안 각자 세 편을 올려야 하니, 학생 한 명당 72편에 대한 답글을 다는 셈이죠. 

답글을 달려면 꼼꼼히 읽어야 해서 부담이 커요. 

학기 말에 가면 ‘글쓰기 수업인 줄 알았는데, 글 읽기 수업이었다’고 말하는 학생도 많답니다. 

그걸 알면서도 답글 달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그게 곧 글쓰기 공부이기 때문이에요. 

답글을 달면서 했던 지적과 제언이 자기 글을 쓸 때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고, 글에 반영되니까요.”


이런 방식의 수업을 구상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수업 과정을 만들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대학에서 글쓰기 교육과정이 봇물 터지듯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라, 참고할 만한 게 별로 없었거든요. 

글쓰기 기법이나 이론은 책이나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강의실에서까지 이런 내용을 전달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특히 글쓰기는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써보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고,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험은 혼자서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함께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죠. 

어차피 글쓰기는 평생에 걸쳐 갈고닦아야 하는 능력이니, 

대학 글쓰기 강좌는 그 과정에 즐겁게 발을 내딛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일방적인 글이 아닌,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 쓰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나요.

“학생 대부분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글쓰기 과제의 압박을 받고, 

지긋지긋한 입시 논술 경험도 남아 있는 상태잖아요. 

글쓰기는 재미없고, 힘든 일이라는 생각부터 바꿔야 했어요. 

새로운 글쓰기 경험을 위해 제가 만든 첫 번째 장치는 

학생 스스로 원하는 소재를 찾아 원하는 형식으로 쓸 수 있도록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었죠. 

관심 있는 소재,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소재를 잡으면 

글쓰기가 신나는 놀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첫 주제를 자기소개로 잡은 이유는요.


“글쓰기는 나를 성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실은 잘 모르는. 그동안 자기소개서를 숱하게 써본 친구들이잖아요.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하죠. 

자기소개서는 나를 부각해 나를 선발하도록 만드는 데 목적이 있지만, 

나를 소개하는 글은 ‘내가 누구인지를 돌아보고, 무엇이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지’를 생각해보게 해요. 

자유로운 형식이라 편지글도 있고, 관찰기도 있고, 대화문, 시나리오, 시, 랩 등 다양합니다. 

다채로운 글이 나와 읽는 재미가 있죠.”


한편으로 용기가 필요한 글이겠어요.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한 글이 확실히 감동이 있어요. 

이런 글을 잘 쓰려면 용기가 필요한 건 맞아요. 

한번은 자기소개 글 수정본을 처음과 완전히 다르게 써서 올린 학생이 있었어요. 

‘적당히 사는 이야기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의 솔직한 글을 읽다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살아온 이야기를 다시 쓰겠다’고요.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형편, 과외 아르바이트를 서너 개씩 하며 살았던 얘기, 

자기 생활비와 등록금은 물론 가족까지 도와야 했던 상황, 

풍족한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속사정을 감추기 위해 안간힘 쓰던 일 등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는데 정말 뭉클했어요. 

그런 솔직한 글 덕분에 사람과 우리 삶을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교수 이상원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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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인류의 기원이 50만년~ 100만년 쯤 된다고 한다
그 중 유사(기록 역사가 있는)시대는 5천년 정도다
기록은 인류의 기원 중 1/100 ~ 1/200에 해당한다
1/100 또는 1/200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려면
자신의 수 중에 있는 돈(재산)을 상정하면 가능할까?

인류의 수명이 순간적으로 늘어난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불"과 "칼"을 요리에 이용하면서 소화시간을 단축시키고
"수레바귀"로 먹거리의 운반/이동에 시간, 노력을 절약하고
"말"로서 먹이감, 주거지, 안전의 정보를 교환하면서 부터다
불, 칼, 언어, 수레바퀴가 사회생활의 질서와 편의를 보장했고
불, 칼, 언어, 수레바퀴가 없었든 원시인은 생존 기간이 짧았다
절약한 시간과 힘으로 먹거리 무기 농기구 의복 집을 개선했고
더 나은 의식주를 위한 고민, 노력과 인내가 수명 연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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