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규칙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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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쟁 규칙 달라졌다, 하마스 후회할 것”…NYT “지상전 서곡”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10.09. 15:28
사흘째로 접어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와 이스라엘 방위군(IDF) 간의 교전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관문인 벤구리온 국제공항 등 이스라엘 중심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을 개시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는 한편 지상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8일
하마스가 침투해 이스라엘인들을 억류했던 남부의 오파킴 마을을 찾아가
“(이스라엘군의 보복은) 앞으로 50년 간 기억될 것이며
그들(하마스)은 이런 일을 시작한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전쟁의 규칙이 달라졌다.
가자지구가 치를 대가는 무거운 것이며 몇세대에 걸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리전의 공포 속에 유가가 급등했다”며
“이스라엘의 최근 상황이 당장 유가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이 충돌이 미국과 이란을 끌어들여 더 파괴적인 대리전(proxy war)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틀 연속 통화하며 지원책을 논의했고,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수장과 통화하며 이들의 “저항”을 칭찬했다.
◇하마스는 공항, 이스라엘은 ‘테러의 둥지’ 겨냥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측이 이스라엘 중부를 겨냥한 장거리 로켓 공격을 개시했다며,
하마스 등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역까지 로켓이 날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범죄와 (팔레스타인) 민간가옥에 대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텔아비브 외곽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겨냥한 로켓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는 7~8일 이틀 간 최소 226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강력한 보복”을 천명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자국군 폭격기가 가자지구 내 슈자이야 지역을 최소 150회 공습했다고 밝혔다.
슈자이야 지역은 ‘테러의 둥지’라고 불리는 하마스 무장세력의 근거지다.
◇이스라엘 “전쟁 규칙 달라졌다”, NYT “지상전의 서곡”
이스라엘군은 8일 가자지구와의 접경지대에 있는 마을 24곳에 소개령을 내리고 민간인 대피를 완료했다.
이스라엘군 탱크 행렬이 이스라엘 남부를 지나 가자지구 쪽으로 향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뉴욕타임스는
“지상공격의 서곡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내부의 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징후”라고 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지상전이 가져올 많은 인명피해를 우려해 하마스를 가자지구 내에 ‘봉쇄’하는 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이번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더 이상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아예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방향으로의 전략변경이 예상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전쟁의 규칙이 달라졌다”는 발언도 이를 시사한다.
◇이스라엘인 150명 인질, 가자지구 난민 12만명
이스라엘 보건부는 8일 저녁까지 최소 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243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틀 동안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지난 20년간의 어떤 팔레스타인 측 공격 때보다도 많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최소 15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마스 고위간부인 마르주크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아직 납치한 이스라엘인 숫자를 모두 집계하지 못했지만 “1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슬라믹 지하드의 수장인 지아드 알나칼라는 3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적의 감옥에 있는 우리 수감자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이들은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녹화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의 공습대상이 된 가자지구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아동 78명을 포함해 최소 413명이 사망했고 23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엔은 7일 교전이 시작된 후 가자지구에서 12만3538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자 지구에는 약 2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측이 전력공급을 중단하면서 유일한 전력공급원이 된 가자발전소에는
며칠 분량의 연료 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유엔은 전했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8일 테헤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수장과 통화하고
“신성한 승리의 태양이
팔레스타인에 다시 한번 떠올라 믿는 자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세계 자유시민들을 자랑스럽게 했으며
억압자들에게 모욕을 줬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美-이스라엘, 이란-하마스 정상 통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에 이어 8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이 통화에서 두 정상은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한 일가 등 많은 이스라엘인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리즘에는 어떤 정당화도 없다. 모든 국가는 이런 잔혹한 행위 앞에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미 부통령도 8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통화했다.
오스틴 미국방장관도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항공모함 급파 등 미국의 지원을 설명했다.
그러나 하마스 대변인인 하젬 카심은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전적인 지원을 발표한 데 대해
“우리들에 대한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를 지원해 온 이란의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 수장인 하니예, 이슬라믹 지하드 수장인 알나칼라와 각각 통화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에게 역내 국가들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책임이 있으며
그들은 이 사안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했다.
또 하마스 등의 이스라엘 공격이
“역사적인 움직임”이라며 “이 저항과 용감한 자들에게 경의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슬림 정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원하는 이슬람국가(이란)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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