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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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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11-14 05:28 View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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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 초혼(招魂) 김소월 1921년 -


이 시에서

"이름이여" 다섯번, "사람이여" 네번, "부르노라"가 세번 

나옵니다

'하는' 현제형이 아니고, '하던' 과거형이 매우 애닯습니다

하늘 저승과 땅 이승 사이가 너무나 멀구나로 한탄합니다


이제 날이 새면, 자주 같이 산행했든 친우들과 식사하려

식당예약을 하려 하니 눈물이 앞서고 한숨이 절로 납니다 

부산 근교와 유명한 전국 각지를, 제주도와 지리산을 

우리는 땀 흘리며 숨 가프게 30여년을 함께 걸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초혼사도 애도사도 아닌, 권유사를 올리니

참 기막히고 어이가 없는 애통한, 주지 넘은 짓입니다

우리 모두가 슬움에 그리움으로 지켜보고 기다립니다 

그대와의 수많은 추억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2018년부터 병고를 같이 시작했지만 저는 풀려났기에

차마 손 타자하기 싫는 걸 무릅쓰고 억지로 고백합니다

감히 생명의 애착과 존엄성의 Red-line을 넘어면서까지

그 의지 고집은 이런 때도 쓰임을 몸소 증명해주시기를,

내려놓으면 가볍고 편하고 자유롭다는 걸 보여주시기를,

차라리 결단으로 미련과 식음을 절단하시기를 권합니다

애달픈 이 세상을 병상을 이제 그만 지키시기를 권합니다


그 동안 마이 누워 있었다 아이가!, 마이 무웃다 아이가!

우리의 뻔한 종점은 50보100보인 줄 다 안다 아이가!

불과 몇년만 지나면, 이 권유사가 몇년 전에 쓴 건지도 

기억 못 한다는 게 뻔한 사실, 미래인 줄 다 안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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