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러, 위기일발 전투기·함정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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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깝고 더 거칠게… 美·中·러, 위기일발 전투기·함정 대결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23.09.29. 06:40
2023년7월 시리아에서 러시아 SU-27전투기가 미무인공격기에 대한 위협비행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미공군
미국과 중·러간 대결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전이 진행중인 흑해지역을 비롯, 시리아 등 중동지역, 남중국해 등에서
이들 강대국의 함정·항공기간 근접위협 비행 또는 항해 사례가 늘고 있다.
전투기 등 항공기는 6~30m, 함정은 40~50m까지 근접하는 위기일발의 순간도 빈발해
의도하지 않은 우발적인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전투기가 미무인기에 연료 등을 살포해 격추하는 등 도발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 러전투기, 흑해서 연료 뿌려 미 ‘킬러 드론’ 격추
지난달 28일 외신들은
크림반도 인근 흑해상공에서 미군드론(무인공격기)과 러시아전투기가 또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중우주군 감시자산에 미공군 무인기가 포착됐다면서,
무인기의 정찰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방공부대 소속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7일에도
흑해상공에서 자국 국경 쪽으로 비행하던 미군 정찰드론을 격퇴했다고 밝혔었다.
올들어 수개월 동안 크림반도 흑해공역과 시리아상공에서
미무인기 등에 대해 러전투기가 근접비행하며 위협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지난 3월엔 흑해상공에서 냉전 이후 처음으로
미무인공격기 MQ-9 ‘리퍼’가 러시아전투기의 도발로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킬러 드론’으로 유명한 ‘리퍼’에 대해
러시아 SU-27전투기가 수직기동하면서 연료를 뿌리는 등 비행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전투기는 미정찰기에 6m까지 근접 위협
미리퍼의 프로펠러가 러전투기와의 충돌 이후 손상된 모습도 나온다.
지난 7월엔 시리아 상공에서 러시아 SU-35전투기 3대가
미MQ-9리퍼에 근접해 플레어(섬광탄)를 터뜨리며 리퍼의 비행을 방해하는 일이 이틀 연속 두차례 벌어졌다.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도
양국 함정·항공기간 근접위협 비행·항해 횟수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엔 중국전투기가 남중국해에 비행 중이던 미정찰기에 6m까지 근접하면서
미정찰기가 회피기동을 했다고 미군이 밝혔다.
당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중국해군전투기가 RC-135정찰기 기수 앞 6m 거리에서 안전하지 않은 비행을 했으며,
충돌을 피하기 위해 RC-135가 회피기동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힌 뒤 관련영상도 공개했다.
항공기가 다른 항공기에 다가가 공중충돌 위험이 생기는 경우를 ‘근접비행 사고’,
영어로는 ‘Near Miss’라고 한다.
미국에선 두 비행기 고도 차가 150m 이내면 ‘니어 미스’로, 30m 이내면 ‘심각함’으로 분류한다.
‘심각함’보다 훨씬 가까이 중전투기가 미정찰기에 접근했던 것이다.
◇ 미이지스함에 41m까지 접근했던 중구축함
바다에서도 미·중, 미(나토)·러 함정들 사이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0년1월엔 아라비아해에서
러시아함정이 미해군이지스함에 55m까지 접근하며 근접 차단기동을 실시했다.
미해군은 “러시아해군이 충돌경고 경적을 무시하고 접근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2018년9월엔 남중국해에서 중국구축함이 미이지스구축함에 41m까지 근접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해상에서 선박 간 안전거리는 최소 500야드(450m)다.
하지만 군함의 경우 안전을 위해 2천야드(1800m) 이상을 유지한다.
바다에서 41m 거리는 충돌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으로 간주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두 차가 수십cm 이내로 스치듯이 지나가 가까스로 접촉사고를 피한 것과 마찬가지다.
칼 슈스터 예비역 미해군대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근접조우 때 진로변경을 하려면 함장에게는 불과 수초의 시간만이 주어진다”며
“함정들이 1천야드(900여m)만 접근해도 함장들은 매우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 북미그기, 2003년 미정찰기 15m 근접위협 비행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 7월 미전략정찰기가 여러차례 동해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면서
과거 사례를 들어 격추를 위협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런 위협비행 도발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북국방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군의 RC-135정찰기와 U-2S고공전략정찰기, RQ-4B글로벌호크 고고도무인정찰기가
동·서해상에서 정찰행위를 했다”며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03년 미전략정찰기를 상대로
최근 미국과 중·러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위협비행을 한 적이 있다.
2003년3월 북전투기들은
동해공해상에서 대북정찰비행을 하던 미국RC-135정찰기에 접근해 북한지역으로 유인을 시도했다.
당시 RC-135는 북한동해안에서 241km 떨어진 공해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던 중
북한 MIG-29전투기를 만났다.
MIG-29 조종사는 RC-135에 30m까지 접근해 날갯짓하며 ‘북한쪽으로 가자’는 수신호를 여러차례 보냈다.
하지만 RC-135가 이를 무시하고 동남쪽으로 급히 선회하자
MIG-29는 15m까지 접근해 RC-135 앞을 가로막아 비행하며 화기지원 레이더를 조준했다.
◇ 미 조종사 “(북 위협 받은) 22분간 생애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
MIG-29는 조준이 빗나가자 애프터 버너(엔진 재연소 장치)를 점화했고
이에 따라 RC-135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기도 했다.
당시 RC-135 조종사는 미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이 벌어져 종료되기까지 22분간은 내 생애에서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이었다”며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로 무사히 귀환한 뒤 사흘간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1993년 이후 줄곧 30년간 국방부를 출입,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직 최장수 군사전문기자로 꼽힙니다.
누적 방문자 4억2천만명을 돌파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인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비롯,
유튜브(구독자 25만명), 페이스북(팔로워 6만8천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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