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보급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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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보급 운동
사설 문자보급 운동, 만천하의 지지와 도움을 바람
『조선일보』 1934년6월10일,
1. 현재 조선인에게 무엇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산업과 건강과 도덕이 다 그렇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필요하고 긴급한 것을 들자면 지식보급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없을 것이다.
지식 없이는 산업이나 건강이나 도덕이나 지지되고 발달될 수 없다.
문맹자 앞에는 항상 끝 모를 함정이 놓여 있으니, 그들이 가는 곳에는 위험과 저주가 따라다닐 뿐이다.
농민의 생활을 보라. 노동자의 생활을 보라. 그리고 부인의 생활을 보라.
그들이 무지몽매하기 때문에 그 생활은 한층 더 저열하고 향상되지 못하지 않는가.
전 인구의 1000분의 20밖에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학령기 아동의 30%밖에 취학할 수 없는 현재 조선의 상황에서
간단하고 쉬운 문자보급은 민족 최대의 긴급한 일이라고 하겠다.
2, 일찍이 본사는 이를 절실히 느낀 바 있어서 이미 6년 전부터 문자보급 운동을 일으켰다.
다행히 학생 여러분의 순결하고 열렬한 동의를 얻어 그 성과가 예상 이상으로 좋았던 것은
독자 여러분도 인정하는 바이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부득이한 사정으로 잠깐 이 사업을 중지해야만 했던 것은
본사뿐만 아니라 조선 전체를 위해서도 유감이었다.
그러나 이제 본사가 모든 진용을 다시 회복하고 새롭게 하여
올해부터 계속 문자보급 운동을 일으키게 된 것은
독자 여러분의 열렬한 애호와 본사의 민중을 위한 성의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예전부터 문자보급 운동에는 많은 비난과 어려움이 수반되었다.
비난이라 함은 아직 재학 중인 청소년 학생들로 하여금 대중을 지도하게 한다는 것과,
기껏 휴양할 시기에 있는 학생의 여름방학에 피땀 흘리며 협소한 장소에서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어려움이란 문자보급에 필요한 성의와 경제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은 조선인의 특수성을 무시하는 것이니,
물론 재학 중인 청소년을 대중교육에 내세우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조선에서 이 일을 할 사람은
또한 대중보다 조금이라도 많이 알고, 시간의 여유가 있는 청소년 학생들이 이 소임을 맡지 않을 수 없다.
4. 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수반되는데,
이것도 또한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를 고려할 여유가 없다.
우리에게 좋은 교실과 좋은 선생님과 많은 시간이 있다면 굳이 문자보급 운동을 일으키겠는가.
농민, 노동자, 부인, 미취학 청소년들에게는 시간도 없고 선생님도 없고 교실도 없다.
각 지역의 뜻 있는 분들의 찬조와 학생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으로써만 온전히 그 성과를 나타낼 수 있으니
이는 곧 조선의 문화운동 역사상 특기할 만한 사실일 것이다.
제4회 문자보급 운동을 다시 계속하여 이때에 만천하 여러 분들의 열렬한 지지와 도움을 바라는 바이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1945년 미군정이 실사한 조선인 남녀성인의 문자해독력은 18%였다 한다
1950년 5.25사변에 징병된 청년의 문자해독력(읽고 쓰기)은 48%였다 한다
'심훈의 상록수;(1935년 동아일보 연재소설)를 보면,
日帝가 채영신과 동혁이 청석골 교회에서 문을 연 농촌계몽학교를 철폐하고 아이들의 등교를 막자,
채영신이 텅 빈 교회당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은 교회 밖 뽕나무에 올라가 수업을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때 채영신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목이 메어 눈물을 흘리며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하면,
모든 아이들이 또랑또랑한 새까만 눈망울로 목청이 터져라 따라 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 라고. 끝없이, 끝없이..
힘은 생명력이고 크기에 비례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힘力은 학/지력 정신력 재력 체력 경력 능력 등을 말한다
지구에서 힘 없는 동/식물은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