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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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잇따르는 묻지마 칼부림과 모방 범죄, 테러로 보고 대응해야
조선일보 2023.08.05. 09:47
끔찍했던 순간 -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20대 피의자가 흉기를 휘두르자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
이 백화점 방범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이다.
이날 피의자의 '묻지 마 칼부림'으로 시민 14명이 다쳤다. /독자 제공
경기도 분당의 한 백화점에서 20대 남성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4명이 다치는 사건이 3일 발생했다.
이 중 12명은 중상이다.
범인은 도망가는 행인들을 쫓아가며 흉기로 찔렀다.
피해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변을 당했고 백화점 이용객들과 행인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최근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 마 칼부림’ 사건 이후 13일 만에 끔찍한 칼부림 난동이 또 벌어진 것이다.
4일엔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대전에선 고등학교에 침입한 남자가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도 발생했다.
그동안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우리 사회의 치안이 흔들리자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신림동 사건 이후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예고’ 글만 수십건에 달해
모방범죄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구속됐는데도
무차별 살인을 예고한 글은 계속 나오고 있다.
‘분당사건’도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있다.
범인은 차를 몰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다치게 한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다.
대낮 번화가에서 흉기를 휘두른 신림동 사건,
2008년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 번화가에 차를 몰고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행인들을 흉기로 찔러 7명을 살해한 ‘아키하바라 사건’과도 유사하다.
분당사건 범인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하고, 이후 병원에서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은 대면관계에 어려움이 있어
상대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사건 범인이 신림동사건과 그 이후 인터넷에 떠돈 ‘살인예고’ 글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묻지 마 범죄’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몰라 예방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모방범죄까지 더해지면 심각한 사회불안이 생길 수 있다.
경찰은 우선 살인예고 글을 올린 이들을 빨리 추적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흉악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고, 경찰은 특별 치안활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경찰에만 맡길 수준을 넘어섰다.
국가차원에서도 묻지 마 범죄를 ‘테러 행위’로 간주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묻지 마 테러를 가중처벌할 수 있는 입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신질환자 관리체계나 경쟁사회에서 낙오한 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에 허점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잔인한 폭력물로 넘쳐나는 한국영화와 일부 TV프로그램이 이런 범죄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묻지 마 범죄나 강도로부터 자신, 가족을, 타인을 보호하려 몸싸움이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 법은 "쌍방폭행"으로 처리하고 공무집행한 경찰에게도 민사소송을 하는
우리나라 법체계부터 고처야 한다
'과잉진압', '정당방어'의 개념부터 바꾸어야 한다
현행 법이라면 단속나선 경찰도 일단 도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