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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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기둥 154개 모두 철근누락”...LH 순살아파트 15곳 공개
정순우 기자 2023.07.31. 16:43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LH발주 아파트 9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아파트. /뉴스1
남양주·양산 등 수도권 8곳·지방 7곳 “음성은 123개 중 101개 빼먹어”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핵심원인으로 지목된 ‘철근누락’ 행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전국 아파트 공사현장 전반에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태조사 결과 6곳 중 1곳 꼴로 철근이 빠져있었고,
일부는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현장이었다.
설계에서부터 시공, 감리에 이르는 모든 공정이 제 역할을 못하는 ‘총체적 부실’도 검단과 닮은꼴이었다.
충격적인 결과에 윤석열 대통령도 전국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수조사 등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
향후 추가적인 실태조사와 입주민 피해보상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날 발표했던 ‘전단보강근’ 누락 단지 15곳의 명단과 설계·시공·감리에 참여한 기업들의 정보를 공개했다.
전날 구체적인 단지 이름이나 하자의 심각성에 대한 언급 없이 ‘15곳’이라는 숫자만 발표하면서
LH아파트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자
하루 만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토부가 공개한 철근누락 단지는
경기 남양주별내, 오산세교 등 수도권 8곳과 광주선운2, 양산사송 등 지방 7곳이었다.
이들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10대 건설사 중 한곳인 DL이앤씨의 자회사인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동문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공영 등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공사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전국에서 시공중인 무량판 방식 민간아파트 100여곳을 점검하고 있는데,
대통령 지시에 따라 모든 설계방식 아파트를 점검하는 것으로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29일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직후인 5월3일부터
전국 LH아파트 중 검단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91개 단지에 대해
비파괴검사를 포함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의 16.5%인 15곳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됐다.
10곳은 설계단계부터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5곳은 시공과정에서 설계도면대로 전단보강근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자 정도는 단지 별로 편차가 컸다.
양주회천 A15는 전단보강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 모두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음성금석 A2도 123개 기둥 중 101개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
반면 파주운정3 A23은 304개 기둥 중 전단보강근 누락 기둥이 6개에 불과했다.
LH는 문제가 발견된 아파트 단지들에 대해
지하주차장 내에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기둥에 하중 지지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보강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강공사 만으로 안전을 100% 담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데다,
최근 아파트 붕괴, 누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부실시공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부 입주민들이 검단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을 포함한 단지 전체를 재시공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부실시공의 책임소재를 두고 LH와 시공사, 설계사, 감리사 간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점도 난관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이번에 문제가 된 LH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부분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과거 관행적으로 있던 안전불감증,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를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철저히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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