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 카르텔 구조
페이지 정보
관련링크
본문
오피니언 사설
[사설] LH 아파트도 15곳 철근누락, 전국에 부실공사 널렸을 것
조선일보 2023.08.01. 03:26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슬래브 붕괴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달 29일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3.5.2/뉴스1 ⓒ News 정
진욱 기자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일으킨 철근누락 부실이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무더기 적발됐다.
국토부가 LH 발주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철근누락이 적발됐다.
10곳은 설계단계부터 하중을 버티기에 충분한 철근을 반영하지 않았고,
5곳은 설계는 제대로 했지만 시공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주가 완료된 주민이 살고 있는 단지도 5곳이나 됐다.
설계·시공·감리 등 건설현장 전반에 총체적 부실이 만연한 것이다.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비리는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하는 LH 출신들이 건설업계에 광범위하게 채용돼
이권 카르텔을 형성한 결과라고 한다.
국토부는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약속했지만
단지 설계·시공업체를 몇개월 영업정지 하는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로는 부패의 먹이사슬을 끊기 어렵다.
실제로 2015~2020년 사이 LH가 발주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537건 중 297건을
LH 출신을 영입한 47개 업체가 수주했다.
LH 출신을 영입한 건설업체들이 공공사업 수주과정에서 특혜를 받아왔고
LH가 이들 업체의 부실설계나 부실감리를 방치해 왔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철저한 감사와 수사를 통해 LH 이권 카르텔 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국토부는 LH 아파트 외에도 붕괴된 검단아파트 주차장처럼
무량판 구조로 된 전국 100여곳 민간공사 현장도 점검 중이어서 철근누락 사례가 추가로 더 나올 수가 있다.
무량판은 수평구조인 보 없이 수직기둥만으로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고 촘촘하게 감아주어야만 한다.
무량판 구조도 원칙대로 설계하고 시공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철근이 누락된다면 건물 안전에 치명적이다.
무량판 구조점검에만 그쳐서도 안 된다.
지난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는
공사기간을 단축해 비용을 아끼려다 부실한 콘크리트 타설로 발생했다.
건설현장에서 철근 빼돌리고, 자재 덜 쓰면서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는 것이 원가절감으로 포장되고,
이름뿐인 감리로 부실시공을 눈감아주는 부실과 비리가 여전하다.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과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건물이 무너지는 황당한 후진국형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