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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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만물상
[만물상] 러시아식 벌금 2간루블
강경희 기자 2024.11.01. 00:14
러시아가 미국 IT기업 구글에 부과한 벌금누적액이 2간(澗)루블,
$로 환산하면 200구(溝)$에 달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구는 10의 32제곱, 1간은 10의 36제곱이다.
1조(兆)가 10의 12제곱, 1경(京)이 10의 16제곱이니 1구는 1경의 1경배다.
지난해 전 세계 GDP가 105조$이니 ‘벌금 200구$’는 세계 GDP의 10의 20제곱 배가 넘는다.
▶구글이 러시아 친정부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자
러시아 법원은 그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복원하라고 판결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일 10만루블(약142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했다.
벌금을 즉각 안 내면 2배씩 늘어나도록 해 이런 천문학적 벌금이 쌓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가동을 멈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1만루블(약14만원)에 팔고 나왔다.
2년 내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붙었지만 현재로선 되찾을 기약이 없다.
프랑스 르노는 20$에, 닛산과 마쓰다는 각각 1$에 자산을 넘기고 러시아를 떠났다.
이렇게 떠난 기업들은 러시아 기업으로 바뀌었다.
스타벅스가 스타스 커피로 바뀐 식이다.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서방이 경제제재를 하는데도 러시아경제는 되레 호황이라고 한다.
실업률은 최저, 실질임금은 두 자릿수 상승이다.
지난해 성장률이 3.6%였고 올해도 3.6% 성장이 예상된다.
그 비결이 ‘전시경제’다.
러시아는 정부예산의 30%가량을 국방비로 쏟아붓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600억$ 정도였던 국방비가 올해 1400억$에 달한다.
모든 군수공장이 풀가동된다.
너무 많이 죽은 병사를 채우기 위해
러시아 평균임금의 3배도 넘는 돈을 초봉으로 제시해 지난해 군인 35만명을 모집했다.
올해는 초봉을 2배로 인상해 병사를 모집한다.
높은 임금 외에도 부상비, 사망가족위로금 등 파격 대우를 해준다.
자국민으로 모자라 쿠바, 네팔, 우간다 등 세계 최빈국 청년들을 용병으로 모집하고 있다.
북한 파병도 러시아의 인력난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저소득층이 높은 임금을 받고 전쟁터와 군수공장에 투입되면서 소비도 호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동원 가능한 자금을 모두 끌어 쓰니 국부 펀드의 유동자산은 44% 줄었다.
정부의 돈 풀기로 인플레이션이 9%대로 치솟았다.
인플레 억제를 위해 지난해 7.5%이던 기준금리가 올해 21%까지 높아졌다.
엘리트 젊은이들은 러시아를 대거 떠났고 정부가 푸는 돈은 전쟁의 포화로 증발하고 있다.
이 위험한 질주의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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