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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남자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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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4-11-03 15:47 View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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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쿄대 연구소로 한 중년의 남자가 찾아왔다

내놓은 명함을 보아하니 일본에서 제과업계 1위를 하고 있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제과회사 대표이사가 왠일로 용광로를 연구하는 교수를 찾아왔을까? 하는 궁금증도 잠시

자신은 울산 사람이고 일본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조국에 제철소를 짓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브라질이나 인도같은 나라들도 이미 실패한 제철소를 국민소득 200$도 안되는 후진국 한국애 짓는다고?

진짜 철 없는 소리를 한다 싶었다

그러나 간곡하고 진심어린 부탁에 일단 팀을 꾸렸다

그 사장은 초기자금으로 3천만$를 조성했다

그렇게 기본도 없었던 조국의 제철소 계획수립이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

구체적 계획서와 자금조달계획이 세워저 모국 정부에 보고했고 긍정적 회신을 받았다

하지만 일이 엉켜버려 제철소는 그 계획서에 기초하되 국가가 직접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닭 쫒던 개 신세가 됐나 싶은데

그 제과회사 사장이 고향이 동래라는 숫검정이 눈섭의 남자를 대동하고 다시 그 교수 앞에 나타났다

국영제철회사 책임자라 했다

그리고 제과회사 사장은 말했다

"김교수, 그 탁월한 재능을 일본보다 조국을 위해 사용하는 게 어떻겠소?

그리고 제과회사 사장은 그간에 준비한 모든 자료를 숫검정이 눈섭의 남자에게 넘겼다

엄청난 돈을 투자했는데 이 양반은 속도 없나 싶었다


교수의 아버지는 의령사람이었다

먹고 살길이 막막해 일본으로 이주했다

그는 1926년 시즈오카에서 태어났다

지긋지긋하던 가난에서 벗어나기위해 죽도록 공부했고 토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교수까지 됐다


일본에서 태어나 공부하다 보니 한국어가 어눌한 그는 귀국 초기에 고생 꽤나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의 1/10에 불과했던 조국으로 돌아와

1970년부터 과학기술연구원에서 중공업실장을 맡아 제철소 계획을 구체화 했고

용광로 1호기 설계도를 다듬었다

이듬해부터 포항제철 건설본부장을 맡았다

한국직원들은 구경조차 해본 적이 없는 제철소 건설을 그가 끌고 간 것이다

그렇게 1973년6월, 용광로에서 검붉은 쇳물이 쏟아저 나오는 기적이 완성됐다


인터넷엔 그 쇳물을 보면서 만세를 부르는 임직원의 사진이 나돈다

하지만 그 사진 속에 그는 없다, 그는 서울서대문형무소에 갇혀있었기 때문이다

바보같은 그의 동생들이 

일본에서의 차별대우를 견디지 못 하고 당시엔 우리보다 나았던 북한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그는 동생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꼬임에 잠시 북한을 다녀왔는데

그것이 그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엮이고 말았던 것이다

동생을 보러 북한으로 들어갔던 몇일이 징역 10년이 되어 돌아왔다

  

무려 6년6개월의 옥살이 끝에 특사로 풀려난 그의 첫 행선지는 포항이었다

쏟아저 나오는 그 쇳물을 두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음 해 영구 귀국하였다


가족과 지인들은 미첬느냐고, 그런 고초를 당하고도다시 가고 싶냐고 말렸지만

유창해진 한국어로 "나는 철을 사랑한다"라고 대답했다

내가 봐도 미친게 아니라면 철이 아예 없는 쪽이다

엄혹했던 시절, 

간첩죄로 실형을 살고 나온 사람을 다시 채용한 숫검정이 눈썹, 그 양반도 철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술담당 부사장을 맡은 이후, 

파이넥스 공법의 기반인 응용환원제철법을 개발해 일본제철회사들을 일찍이 추월하게 했다

탄소소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하고 기술확보에 주력해

요즘 포스코 주가를 들썩이게 하는 2차전지사업의 기초도 제공했다

포항공대 건립도 그가 주도했고

퇴직 후에는 퇴직금 전액을 기부해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산업인재육성에 힘썼다

그리고 2013년 그렇게 사란하던 조국에서 영면에 들었다

그의 조국은 1년 전인 2012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하고 그에게 사과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숫검정이 눈썹의 주인은 '박태준'이고 제과회사 사장은 '신격호'이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자신이 격어본 사람 중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가장 애국자라고 거듭 말했고, 

생전엔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만 이용했다

그리고 그 교수의 이름은 김철우다, 신기하게도 그의 이름은 '쇠 철(鐵)'에 '도울 우(佑)'이다

이름은 그렇게 남기는 법이며 애국은 이렇게 하는가 보다


- "철의 남자 '김철우'의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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