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평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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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후쿠시마, 정말 ‘오염’ 때문인가?
김대중 칼럼니스트 2023.07.18. 07:51
후쿠시마 원전(原電) 방사능오염 처리수의 방류를 반대하며
온갖 괴담을 퍼뜨리는 한국 야당과 좌파 세력의 진의는 정말 ‘오염’ 그 자체에 있는 것인가?
오염이 문제라면 직접 피해를 보는 일본국민, 캐나다, 미국 등이 벌써 들고 일어났어야 하고
국제기구가 브레이크를 걸고 나왔어야 한다.
그런데 거기는 조용하고 우리만 시끄럽다.
그것이 유독 한국의 야권과 좌파세력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은
광우병, 세월호 사건 등으로 정치적 재미를 본 민주당 등 좌파세력의 추억(?) 때문이리라.
나는 거기서 나아가 이것이 한국의 원전과 핵무장을 반대하는,
이른바 ‘이재명식(式) 평화론’에 기인하는 것이고,
한국의 원전산업을 뿌리째 흔든 ‘문재인식(式) 반핵·반원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핵(核)은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하나는 자원(資源)이고 다른 하나는 가공할 살상·파괴 무기다.
그런 핵을 ‘이용’하는 나라는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가 핵무기만 보유하는 나라고,
둘째가 원전만 하는 나라이며,
셋째가 핵무기와 원전을 모두 보유한 나라다.
북한이 원전 없이 핵무기만 보유하고 있고
일본과 한국은 핵무기 없이 원전만 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핵무기와 원전을 모두 갖고 있다.
특히 그 규모에서 세계 톱 랭킹에 들어있다.
핵무기를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는 잠재국으로 일본을 친다면,
북한은 핵무기에, 한국은 원전에만 올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에 문제가 생기면 그로 인해 손해 또는 피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이다.
원전이 없는 북한은 그 여파에서 제외되고,
서해와 남지나해 연안에 즐비한 중국 원전소 55기는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으며,
있었어도 원전 폐지로 쉬쉬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곳은 일본인데 왜 우리가 난리일까?
나는 이것이 후쿠시마 사태가 단순히 후쿠시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핵 이용’ 능력에 제동을 걸려는 어떤 움직임으로 번져나가는 배경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번 후쿠시마 괴담사태는 원전을 둘러싼 국제적 시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의 원전이라고 불의의 사고에 휩싸이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원전을 폐쇄하고 풍력발전 등으로 옮겨가려 했던 것도 바로 그런 공포감(?)을 이용한 것이다.
지금 수모를 당하고 있는 IAEA는 그때 우리를 어떤 눈으로 볼 것이며
또 주변국들은 우리의 노력과 조처를 어디까지 믿어주고 받아줄 것인가.
지금 야당과 일부 단체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막무가내식,
어쩌면 반일감정에 편승한 정파적 대응은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대응방식이 한국의 핵무기 보유노력에 어떤 파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북핵의 위협 아래서 살아남을 수 있고 한국이 안보 면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그래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국제적 안정성 보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원전의 부작용 문제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한국에서 ‘핵의 이용’을 멀리하게 하려는 북한, 중국, 더 나아 일본 등에 악용당할 우려가 있다.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적개심을 돋우는,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평화론’이 있다.
“평화는 아무리 비싸도, 아무리 기분 나빠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이재명의 평화론이다.
한마디로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남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는 생물학적 평화론이다.
하지만 평화도 두가지가 있다.
아무리 비싸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아남으면 된다는 굴종과 굴욕의 평화가 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니 설혹 전쟁과 희생을 치르고라도 지켜야 하는 자유의 평화가 있다.
인류의 역사는 후자의 역사다.
지금 야당과 좌파세력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를 갖고 맹렬히 대시하는 것은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반일감정을 부추겨 일본과 관계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곤궁에 빠뜨리려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때마침 한국 내에 일고 있는 자체 핵무기보유 여론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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