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항암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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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제거수술은 마지막 단계… 이젠 항암치료부터 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3.06.01. 04:24
癌 치료 순서가 바뀌고 있다
50대 초반 여성 최모씨는 건강검진에서 오른쪽 가슴에 2.5㎝ 크기 유방암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로 유방 전체를 떼어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부랴부랴 대학병원 유방외과교수를 찾았다.
그런데 외과교수는 항암치료부터 하자고 했다.
수술이 급해서 왔는데…, 최씨는 당황했다.
결국 환자는 6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러자 암 덩어리가 1㎝로 줄었고, 그때서야 이뤄진 수술로 유방은 살리고 암만 제거할 수 있었다.
암치료 순서가 바뀌고 있다.
통상 암수술을 먼저 하고, 수술 후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항암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할 수 있는 상태라도 항암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나중에 하는 것이다.
한원식 서울대병원 유방외과교수는
“항암치료를 먼저하면 암이 줄어서, 애초 유방 전체를 잘라내야 할 상태였지만
나중에는 암만 제거하는 수술로 끝날 수 있다”며
“수술이 급해서 달려온 환자들을 설득해서 항암치료 받게 하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유방암 환자의 25% 정도는 선행(先行)항암치료 후 수술을 받는다.
60대 후반 남성 이모씨는 왼쪽 폐 상단에 3㎝ 크기 암이 발견됐다.
암은 주변 림프절로도 퍼져 있었다.
수술로 제거가 간신히 가능한 상태였지만, 의료진은 수술을 하지 않았고, 먼저 항암치료부터 했다.
6월 후 폐암과 전이된 림프절 크기가 줄었고, 수술로 폐암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폐암에 대해 이 같은 선행항암치료를 가장 많이 하는 삼성서울병원 김홍관 폐식도암센터장은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된 소견이 없었는데,
수술 후 전이가 나타나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선행항암치료를 하면 미세하게 숨어 있던 전이를 미리 차단할 수 있고 수술범위도 간결해진다”고 말했다.
수술을 먼저 할 경우는 간혹 수술 후 부담으로 예정된 항암치료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선행항암치료는 이런 가능성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
항암제 효과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암치료 전략을 미리 짜임새 있게 구성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도 암수술 전에 먼저 하기도 한다.
이우용(대장항문외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항문 가까이에 생긴 직장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해서 크기를 줄인 후 수술로 암을 제거하면 항문을 살릴 수도 있다”며
“항암치료를 일부 한 후 수술하고 나서 다시 항암치료를 마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예 처음부터 항암치료를 끝까지 하고 수술을 맨 마지막에 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행항암치료는 췌장암, 담관암, 진행성 위암 등 암치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선행항암치료를 하면,
암이 있는 곳에 유착이 생겨 나중에 수술이 까다로워 질 수 있고,
항암치료로 체력이 떨어져 수술이 제때 못 이뤄질 수 있다.
드물게는 치료기간 중 암이 악화되어 수술 자체를 못 받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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