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몇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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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문가칼럼
[윤희영의 News English] 나이부터 묻는 나라, 한국
윤희영 에디터 2023.03.14 03:00
한국에선 나이 묻는 것으로 위계질서를 정하거나 싸움을 건다
서로 묻는 첫 질문 중 하나가 “몇년 생이세요?”다.
나이 기준이 여럿이어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예로부터 출생과 동시에 한 살로 여겨졌고, 생일과 상관없이 새해 첫날이 되면 모두 한살을 더 먹게 됐다.
그런가 하면, 법률·행정 서류상으로는 만(滿) 나이를 1962년부터 적용해 왔고,
음주·흡연·병역과 관련해선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달력 나이’로 계산했다.
그러다 보니 이리 저리 나이 따지는 관행이 생겨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1년 미만뿐 아니라 쌍둥이도 출생 시각분·초(分·秒)로 서열을 가렸다.
오는 6월부터는 만 나이만 사용하도록 해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불확실성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한국인들이 모두 1~2세 어려지거나 젊어진다”면서
“하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한 관계가 사회적 상호작용을 규정하는 풍속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까지 반말과 존댓말로 위계구조를 반영하게 돼 있다.
게다가 다른 요소들도 있다.
나이에다가 남녀 성, 경제·사회적 지위, 직장선후배 관계 등도 감안해야 한다.
힘과 연대감의 균형에 따라 순간적으로 언어선택을 달리 해야 할 때도 있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 말을 놓았다가는 문제가 생긴다.
연장자에게 제대로 예우를 하지 않아 다툼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인도의 영문매체 ‘FRONTLINE’은
“한국에선 심지어 반말을 둘러싸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나이 드는 것은 강제적이지만, 철이 드는 것은 선택적이다.’ – 월트 디즈니(미국 기업인)
‘나이 드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숨은 좀 가빠지지만, 경관은 훨씬 더 좋아진다’ – 잉그리드 버그만(미국 배우)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언어는 생활환경에 따라 변하고 정해지기 마련이다
이동유목민족은 말이 짧고 경어가 단순하고
정주농경민족은 말이 길고 경어가 복잡하다
그 경어를 선택/사용할 지 말 지는 사회적 직위/신분이 기준이 되는데
우리는 그 기준의 순위/서열로 나이가 먼저이고 공사적 직위/경력은 그 다음이다
단, 공직, 군대와 깜빵에선 선임자가 밥그릇 수를 내세워 서열을 정한다
심지어 친족간에도 나이가 많으면 촌수에 우선하여 경어를 쓰고 요구된다
한편, 그 상위 서열이 손익에 관련된 단체행동의 지도자(Leader)라고는 보장 못 한다
또 나이에 따른 사회적 경험/체면을 중요시해서 수평관계보다 수직관계를 따진다
그 수직관계가 어떤 기득권을 보장하는 것일까?
실리보다 체면으로 질서를 지키자는 것일까?
아직은 무식한 촌것들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시비가 걸렸을 때 말문 막히면 "니, 몇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