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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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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3-02-15 14:35 View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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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파괴에 실패한 푸틴, 러시아 파괴는 성공적"

BBC News 코리아 BBC 러시아 서비스기자 일리야 바라바노프 2023,2,15 13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BBC 러시아 서비스 기자 일리야 바라바노프가 

본인을 비롯해 수많은 삶에 돌이킬 수 없는 격변을 가져온 분쟁 사태를 회고한다.


2022년을 시작하던 당시 불안이 가득했다. 

다만, 내 경우 임박한 전쟁 때문이 아니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용병집단 '바그너 그룹'의 용병 2명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아내와 함께 러시아를 떠나야 할지 고민하던 당시, 앞으로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명예훼손 사건은 BBC 아라비아 방송의 나더 이브라힘과 함께 

2019~2020년 리비아에 주둔했던 러시아 용병을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는 그들이 리비아에서 UN이 지원하는 정부에 맞서 싸우고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사령관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도 저질렀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한 영화가 개봉되고 그 증거를 설명하는 기사가 나온 뒤, 

우리가 지목했던 용병 2명이 BBC와 나를 모스크바 법정으로 데려갔다.

2022년1월,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나는 재판이 장기화될 것을 걱정했고 

우수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더라도 명성은 물론 자유도 보호받지 못할 것 같아 고민에 빠졌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바그너 그룹의 일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던 원고 중 한명이 

바그너 용병으로서 우크라이나전에서 싸우다 사망했다. 

다른 한명은 우리에게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수감자들로 조직된 용병단이 러시아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군대'로 환영받는 이유

나는 결국 러시아를 떠났지만, 그 이유는 전혀 달랐다. 

2022년2월초,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주둔하고 전쟁에 대한 관측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점점 고조되는 긴장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키이우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심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내에게는 계속해서 2주 뒤 모스크바의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2월14일, 또 다른 BBC기자 슬라바 호멘코와 함께 

러시아 국경 근처 하르키우 지역의 보브찬스크 마을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10일 뒤 러시아에게 점령당하지만, 당시 주민들은 그런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침공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슬라바와 함께 주민을 취재했을 때, 

그들은 체념한 듯 어깨를 으쓱하며 "우리는 독일군의 손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제2차세계대전을 말한 것이다.


키이우로 돌아가던 중, 우크라이나어로 "승리"를 의미하는 '페레모하' 마을에 들렀고, 

이름이 새겨진 도로표지판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둘 다 전쟁발발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나중에 그 사진을 보며 불안이 가득했던 시기를 회상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2월24일 키이우의 호텔 방에서 잠을 깼을 때, 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손님, 지금 포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전쟁이 시작됐다.

호텔 방공호로 내려가 스페인 관광객 부부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은 당시 상황을 신선한 모험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것도,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텅빈 키이우의 거리

다음 며칠 동안은 키이우에 있는 친구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 많은 언론인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눴다.

친구 집은 붐볐지만, 평소 생명과 에너지로 가득했던 나머지 포딜 구역은 죽음이 내려앉은 것처럼 보였다.


집에는 북쪽으로 난 발코니가 있었는데, 그곳에 서서 부차, 호스토멜, 이르핀 구역을 바라봤다. 

무기 소리가 들려왔고, 러시아 군대의 점령전이 시작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6주 후 러시아군이 "선의의 한 걸음"이라며 점령했던 도시와 마을에서 철수했을 때, 

전 세계는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저지른 잔인한 전쟁범죄를 알게 되지만, 

러시아 당국은 오랜 전통처럼 이것이 "서방 안보체제가 날조한" 낭설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2월28일 늦은 시각, 드네스트르강을 건너 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로 갔다.

그때는 이미 모스크바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진실을 보도했으니, 장기투옥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난민으로 가득했고, 지역주민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전선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많은 이들은 

푸틴의 군대가 오데사에 도착하면 작은 나라 몰도바가 표적이 돼 손쉽게 점령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시점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했다.


몰도바에서 루마니아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곳도 난민으로 가득했다. 

네살 난 소녀가 내게 물었다. "우리는 곧 집으로 돌아가겠죠?"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기차가 역에 정차했을 때, 식당칸의 바텐더와 함께 승강장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는 생각에 잠겨 

"이 모든 사람들이 피난민으로 가득한 기차를 타고 달아나려 한다. 

푸틴은 이 전쟁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걸까?"하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모르겠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튀르키예 이스탄불,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라트비아 리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를 떠난 사람들과 비슷한 여정에 올랐다. 

100여년 전에는 귀족과 백군장교가 줄지어 떠났지만, 이제는 IT전문가, 의사, 언론인의 차례다.


침공 이후 러시아는 모든 형태의 독립 저널리즘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푸틴이 주요목표인 우크라이나 파괴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 대신, 러시아와 그 중산층·지식인·문화 엘리트 계층의 파괴에는 성공했다.


모스크바는 결코 전쟁 전 모습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꼭 푸틴 이후의 러시아에 돌아가고 싶다. 

그런 다음에는 전쟁이 끝난 우크라이나로 여행을 떠나, 

러시아의 점령에서 벗어난 도네츠크, 마리우폴, 크림반도를 눈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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