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학업 성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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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생대회가 죽기살기 대회?… 이게 고2 실력
표태준 기자 윤상진 기자 2024.06.18. 05:24
추락하는 중고생 학업성취도
“선생님, 이해관계가 무슨 사이인데요? 친한 사이인가요?”
광주광역시에서 한 우리논술 학원을 운영하는 김영란 원장은
최근 중2 학생들에게 ‘두 집단의 이해관계를 따져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숙제를 냈다가 이런 질문을 들었다.
학생들이 이해(利害)의 뜻을 몰라 단체로 찾아와 질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마음이 아리다’라는 말을 몰라 뜻을 설명해 주니
그냥 ‘헐’이라고 표현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온라인상에서 감탄사로 짧게 대화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어휘력도 낮고 단어 뜻을 추론하는 능력 등 문해력도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 기초학력 수준이 매년 추락하고 있다.
특히 국어실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려울 정도”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중고생 대상 수업임에도 ‘물이 차오르다’라는 뜻을 몰라
“물을 어떻게 (발로) 차올려요?”라고 질문한다든지,
“차후 충분한 사례를 할 예정”이라는 말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는 말인가요?”라고 해석하고,
"조짐이 보인다"는 말에 “누굴 조져요? 욕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등
기초적인 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이 사생대회(寫生大會) 뜻을 몰라 서로 ‘죽기 살기 대회인가?’라고 묻는 황당한 일도 있다”며
“지난 6월 수능모의고사 국어문제에 ‘지향하다’ ‘식별하다’ 같은 단어가 나왔는데
그 뜻을 몰라서 틀리더라”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학생들 국어실력 매년 추락
실제 학생들 국어실력은 매년 추락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2023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 평가는 2017년부터 매년 중3·고2 학생의 약 3%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성적에 따라 1수준(기초학력 미달), 2수준(부분이해), 3수준(보통학력), 4수준(거의 모두 이해)으로 나뉜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3·4수준)을 받은 중3 비율은 2017년만 해도 85%였다.
그러나 2019년(83%), 2021년(74%) 등 매년 떨어지더니 작년 61%까지 낮아졌다.
고2 비율도 2017년 75%에서 작년 52%까지 떨어져
이제 2명 중 1명은 보통학력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기초학력 미달(1수준)에 해당하는 중3 비율은 2017년 3%에서 작년 9%로 3배 넘게 늘었다.
고2 비율도 5%(2017년)에서 9%(작년)로 증가 추세다.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 글 읽기 능력이 떨어진 것을 넘어 아예 독서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평택의 한 고교 사서 교사는
“몇년 전만 해도 점심때면 도서관이 학생들로 붐볐는데,
요즘은 아무리 돈을 들여 도서관을 꾸미고 책을 갖춰 놓아도 찾아오는 이가 없다”며
“독서활동을 하고 감상문을 써오게 유도하고 있지만 긴 글 쓰는 것을 너무 견디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고2 ‘수포자’ 17% 역대 최고
학생들 국어실력 약화는 전반적인 학업성취 능력감소로 이어진다.
이른바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라 불리는 수학 기초학력 미달 고2 학생 비율이
작년 17%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7년(10%) 보다 크게 늘었다.
중2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작년 13%로 2017년(7%)에 비해 증가했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국어 교사는
“국어 기초가 안 돼 있으니 문해력이 중요한 수학이나 탐구영역 등 다른 과목 수업도 이해를 못 해
공부에 손 놓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스마트폰 보급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까지 늘어나며 학생들 글 읽기 능력이 급락하는데,
교육과정이 사회 변화를 못 따라간다”고 했다.
다만 조기교육 열풍 등의 영향으로 학생들 영어 수준은 최근 몇년간 반등하는 추세다.
지난해 중3의 영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63%로 2022년(56%)에 비해 크게 올랐다.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국어(61%)보다 영어에서 보통학력 이상 점수를 받은 학생이 많아졌다.
고2의 영어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작년 70%로 2022년(66%)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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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국어는 한글학자와 정계, 교육부와 교사가 망첬다
국어를 발전시키려면 한자어 공부도 해야 함에도
한글전용을 주장하면서 어휘력 문해력이 떨어젔다
한자어를 모르면 수학 과학 인문학을 배우기 어렵다
한자어를 모르니 외래어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천박한 줄임말을 유행어로 쓰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
기사가 잘 쓴 글은 아니나 참고자료로 자주 인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