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Clean Sea Clean World

    게시판     자유게시판
게시판

CHOKWANG SHIPPING Co., Ltd.

자유게시판

시사 - 대학정책

페이지 정보

웅비4해22-06-13 12:50 View1,779

본문

[朝鮮칼럼 The Column] 반도체 인재 양성, ‘문교부 시대’로 돌아가선 안 된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2022.06.13 03:20


최근 대학과 관련된 두개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 고위관료에게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의 문제점을 질타했다는 기사였다. 

대학의 정원확대나 학과증설이 교육부의 규제하에 놓여 있었는데 이걸 과감히 풀라는 주문이었다. 

나의 관심을 끈 또 다른 기사는 

교육부가 감사를 통해 서울대학교총장에게 경징계를, 

그리고 400여명의 교수들에게는 경고 및 주의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이 두 기사가 

오늘날 한국의 고등교육이 처해 있는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교원 관련 사건처리를 

하버드 대학이나 스탠퍼드 대학에서 미루고 있다고 해서 

미국 연방정부의 교육부가 대학에 총장의 징계를 요구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교수들이 행정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영국 교육부가 직접 나서 교수들에게 경고나 주의조치를 준다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다. 

중세 때조차 대학은 자치의 공간이었고 심지어 스스로 독립된 법정을 갖기도 했다. 

서울대학교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결과는, 

단지 학과 인원조정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등교육기관이 여전히 교육관료의 엄격한 통제하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국민 모두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결국 인재를 양성해서 나라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문맹률을 낮추고 선진국가의 기술을 모방하고 따라갈 수 있는 학력을 갖추는 것이 당시 교육의 목표였다. 

이러한 목표달성에 ‘문교부’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결국 박 대통령이 의도한 대로, 인적자원에 의존해서 우리는 경제적 성취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제는 ‘모방하고 따라잡는’ 수준의 교육시스템으로 

우리 사회가 또 다른 도약을 이뤄내기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 기술,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인재양성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걸 끌고 나갈 힘은 이제는 국가가 아니라 대학, 연구소, 민간기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식생태계의 중심이 되는 대학은 자율의 기반 위에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대학이 처한 현실은 여전한 ‘문교부의 시대’이다.


윤 대통령은 교육부의 의무가 ‘산업발전에 필요한 인재공급’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혹시라도 1970년대 식 인재양성의 반도체 버전이라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정책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질타가 

당장 반도체 기술자가 부족하니 3만명의 ‘반도체 역군’을 신속하게 육성해 내라는 식의 지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미국의 경험에서 보듯이 

지금은 뛰어난 인재 한명이 전세계 사람들의 삶의 양식을 바꿔내고 한 나라의 경제를 일으키는 시대이다. 

교육에 대한 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70년대 식 산업역군의 양성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탁월한 인재를 배출해 낼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에 자율을 허용하고 다채로운 실험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에 입시자율권을 허용해서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재정이나 학사운영과 관련된 각종 규제도 대폭 철폐해야 한다.


이참에 교육부의 역할 재조정도 필요하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지방교육청이 담당하고 있고, 

금년 7월이면 교육 비전,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과 교육제도 개선 등을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공식 발족한다. 

결국 교육부가 직접 통제할 대상은 대학만이 남은 셈이다. 

교육부가 규제기관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사실 교육부뿐만 아니라 국가의 역할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박재완 전 장관이 한 회의에서 지적한 대로, 

사사건건 개입하고 간섭하는 보모국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사회는 이미 성장한 어른이 되었는데 

아직도 보모가 아이 다루듯 정부가 이것저것 참견하려는 폐습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에 대해 언급했다. 

옳은 말이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위해서는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은 다름 아닌 대학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사설] 화물연대 파업 피해 속출, ‘법·원칙 대응’ 행동을

[태평로] 간 이식 다음날 배달된 金大中 친필편지

[朝鮮칼럼 The Column] 반도체 인재 양성, ‘문교부 시대’로 돌아가선 안 된다

댓글목록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일견 옳은 말인데 몇가지 근본문제점은 도외시한 알맹이 없는 컬럼이다
그것은 ;
11. 미국 하버드 대학이나 스탠퍼드 대학, 영국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교수들은
교수직을 정계진출의 징검다리로 여기지 않는다
22. 교육/학교 평준화 정책이 탁월한 인재양성을 막는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33. 교육감 선거조차도 누가 누구인지 모르고 투표하도록 만든
정치계 선거제도부터 바꾸어야 함도 언급하지 않았다
44. 고학력 박사들이 대학강사 자리를 두고 치열한 취업경쟁을 하고 있다
일반공무원처럼 철밥통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55 대학의 재정을 국가지원 없이 획득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부정입학조차도 대학재정에 도움이 된다면 기부제 입학으로 돌릴 범국가적 사고를 바꿔야 한다
66. 대학 자율 행정/경영의 미명하에 정관료계와 교수사회의의 입김으로
기부금 없이 공짜로 유명대학 입학으로 출세가도를 달린다면 댓가 없는 불공정이 된다
77. 대학교수의 본분이 인재양성 연구보다 권세 부귀 명예의 추구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 등 대학사회의 자체 반성을 적시하지 않았다.

반도체 강국 대만은 151조원을 투자하여 20여개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여 흡수통일로 반도체 시설의 점령을
최첨단 반도체 시설의 보존으로 방어하겠다는 발상이다
반도체든 원자력이든 관계 인재들은 부귀영화에는 못 이긴다

Total 3,715 / 90 PAGE
자유게시판 LIST
NO. TITLE WRITER
2380 학력미달 고교생 댓글1 인기글 웅비4해
2379 자동차 자율주행 댓글1 인기글 웅비4해
2378 승선 인사 댓글1 인기글 정형준
2377 동물과 교감하는 아이들 '스트레스' 적다 인기글 박경민
2376 감자 건강효과 인기글 정희영
2375 국가경쟁력 댓글1 인기글 웅비4해
2374 과도한 걱정이 뇌 구조까지 바꾼다 인기글 송승현
2373 갑상샘 건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인기글 조주원
2372 양치질 잘하고…치아 건강 지키는 식품 9 인기글 김유영
2371 여름철 생선회 건강하게 먹으려면 ‘이것’ 곁들여야 인기글 공혜인
열람중 시사 - 대학정책 댓글1 인기글 웅비4해
2369 전세계약 댓글1 인기글 웅비4해
2368 하선 인사 댓글1 인기글 이선학
2367 승선 인사 댓글1 인기글 이기승
2366 운동…중단하면 나타나는 현상 vs 시작하면 좋은 점 인기글 박경민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