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초현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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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칼럼] 초현실적 ‘상X들 시대’ 온 줄 몰랐으니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2022.05.12 00:00
지난 수년간 우리 정치에서 벌어진 일들은 초현실적이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면 제 몸을 꼬집어 본다고 한다. 그게 초현실이다.
정치세계에선 별일이 다 일어나고, 필자도 30년 가까이 온갖 일을 보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자신의 불법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수사팀을 인사권을 이용해 뿔뿔이 흩어지게 해
수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처음 보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울산시장 선거공작 등 정권의혹 수사팀을 공중분해시킬 것이란 소문이 돌았을 때
필자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외국 체류 중 문 대통령의 ‘결행’ 소식을 듣고 초현실적이란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퇴임 전 마지막 국무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의결, 공포했다. /연합뉴스
보통 사람들은 길에 떨어진 돈을 잘 줍지 못한다.
잘못이 드러나면 얼굴이 붉어진다. 염치(부끄러워 하는 마음)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염치 없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대통령은 염치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대통령 권력으로 할 수는 있어도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스스로 멈추게 하는 것이 염치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염치가 없으면 권력 전체가 염치가 없고, 세상이 염치가 없어진다.
민주당이 압승한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도 실로 초현실적이었다.
울산 선거공작의 피의자 중 한명이 출마한다고 했을 때 민주당 공천경선에서 떨어질 것이라 보았다.
국민에게 회초리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경선에서 이기더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겼다.
필자 예상은 다 틀렸다.
그는 이번에 문재인, 이재명 그리고 자신의 안전보장을 위한 검찰수사권 박탈법 추진에 앞장섰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을 없앴다.
한 정당이 선거법도 마음대로 바꾸더니 수사기관도 마음대로 만들고 없앤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결국 안 될 것’이라고 했는데 다 틀렸다.
초현실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가짜 증명서를 써 준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 비서관도 국회의원이 됐다.
대통령, 청와대, 여당에 염치가 있었으면 공천을 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은 국회의원이 되더니 재판을 받다가 판사에게 ‘다른 일 있으니 그만 하자’고 했다.
이 사람과 짝을 이룬 듯한 다른 국회의원은 性 얘기를 심하게 하는 유튜브 방송에 계속 출연한 사람이다.
이 의원도 요즘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한다.
이 둘 중 한명이 다른 한 사람에게 “XXX 치러 갔느냐”고 상스러운 소리를 했다.
문제가 되자 ‘짤짤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자신도 알고 세상도 다 아는데 거리낌 없이 한다.
어찌 이토록 상스러운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의 언행을 보면 그 자체가 초현실이다.
문 전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총리로 임명할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필자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수장의 부하가 된다는 것은 필자의 상상력이 미치는 범위 밖이었다.
이 예상도 틀렸다.
원래 민주당은 이런 정당이 아니었다.
초현실적 사태는 지난 수년간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민주당의 제대로 된 정치인들은 이 초현실의 마법에 걸렸는지 그저 숨을 죽이고 있다.
필자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 추진에 대해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랬더니 여러 분이 ‘아직도 문재인을 모르느냐’고 핀잔을 줬다.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인데 자기 안전을 위해 검찰을 없애는 일을 하겠느냐고 했지만
‘염치가 없는 사람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반박만 들었다.
결국 필자가 틀렸다.
도둑이 포졸을 없앤 이 현실은 아직도 초현실 같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역대 최악이었다지만 진짜 최악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을 막더라도 대통령 취임 직전에는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이 예상도 틀렸다.
총리, 장관 없이 대통령이 취임하는 초현실이 벌어졌다.
지금 민주당은 여론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선거 지면 죽는다’던 자기 말의 죄수가 돼 이 골목이 막히면 저 골목으로 그저 내달린다.
염치를 포기한 정치는 혐오를 넘어 두려움을 준다.
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뉴스에 ‘설마’라고 했다.
이번에도 사람들이 ‘아직도 이재명을 모르느냐’고 했다.
대선후보가 대선 두달 만에 국회의원에 나오면 사람들이 혀를 찰 텐데 그런 일을 왜 하겠느냐고 했지만
이번에도 ‘염치가 없는 사람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필자가 또 틀리고 말았다.
그의 출마선언을 보면서 한국정치는 초현실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염치없고 상스러운 사람들이 못 하는 게 없고 안 되는 게 없다.
그걸 몰랐으니 하는 예측마다 다 틀린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라는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에서
사람이 거울을 보는데 거울에 그 사람 얼굴이 아니라 뒷모습이 나타난다.
자기 얼굴을 못 보니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이 얼마나 상스러운지도 알 수 없다.
요즈음 한국정치와 그 정치를 지배하는 민주당을 풍자한 그림 같다.
댓글목록
웅비4해님의 댓글
웅비4해 아이피 115.♡.168.73 작성일
전 세계에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세가지가
과속방지턱, 초보운전 스티커, 담배값의 무서운 사진이다
과속운전 사고를 내고 뒷처리 책임을 못지니
정부당국은 안전과 보호를 구실로 24시간 물리적 제동을 걸고
대부분의 운전자는 선택적 자율성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
확대해석하자면 교통사고 없애자고 도로나 자동차를 없애자는 거다
초보운전 스타커는 운전자가 타인의 보호를 받고 싶다는 표시다
담배값의 흉칙한 사진은 세금착취하면서 보호해주고 있다는 암시다
조선시대의 백성 45%는 노비였다는 역사경제학자의 발표가 있었다 ;
자율성이 없어 책임 질 줄 모르는, 주인의식이 없는 것
해결해야 할 문제를 외면하고 도피하는 것
주인의 보호를(밥 때?) 기다리며 안주하는 것
주관 없이 넘 따라 장에 몰려가는 것이 촛불혁명?이였다
너와 내가 다 같은 '노비'라는 평준화의식이 4촌이 논 사면 배 아파했다
그래서 전세계 인구대비 제1의 개성 없는 아파트공화국이 되었다
그 노비기질을 간단히 쪽 팔리는 줄 모르는 염치가 없다고 요약할 수 있다
노비기질을 갖인 국민 절반이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 한 결과물이다
선비는 똑 같은 언행 넘 보는데서 열번해도 안 부끄러운 언행만 하라고 했다
정치 염치가 없는 자는 선비가 아니고 노비후손들이 뽑은 상스런 잡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