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의문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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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기어 안 내려오면 수동조작 가능한데…" 의문점 5가지
[무안공항 참사] 왜 이런 참사가
석남준 기자 김아사 기자 신수지 기자 2024.12.30. 09:51
29일 오전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큰 충격을 줬다.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로 무장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항공기가 바퀴도 없이 활주로에 몸통으로 내려앉아
사실상 전속력으로 활주로를 달려 외벽에 부딪힌 뒤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전현직 조종사와 항공학계 전문가들을 통해 이번 사고를 둘러싼 의문점에 대해 정리했다.
Q1 새와 충돌했는데 왜 착륙바퀴가 작동 안 했나?
이번 사고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해 발생한 엔진 이상이란 증언과 분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그런데 왜 엔진에 문제가 생겼는데
비행기의 바퀴 역할을 하면서 착륙 시 충격도 흡수해주는 랜딩기어가 작동을 안 했는지가 의문으로 떠올랐다.
랜딩기어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피해 규모가 훨씬 줄었을 것이란 추정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핵심 부품인 엔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항공기 여러 기능이 연쇄적으로 마비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기장은
“엔진에 고장이 생겼을 때 랜딩기어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항공 전문가들과 정부(국토부)의 입장은
“버드 스트라이크와 랜딩기어가 안 내려온 것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는 쪽이다.
이날 국토부는 브리핑을 통해
“통상적으로 엔진고장과 랜딩기어고장은 상호연동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Q2 수동으로도 내릴 수 있는 착륙바퀴는 왜 안 내려왔나?
항공기는 통상 2400~2500피트에서 랜딩기어를 내린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을 경우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부기장 조종석 뒤에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릴 수 있는 레버가 있기 때문이다.
수동 랜딩기어는 27cm 정도의 줄을 당기는 방식이다.
현직 조종사는
“수동 레버를 당기면 잠금 장치가 풀려서 중력으로 랜딩기어가 내려간다”며
“랜딩기어가 내려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매뉴얼에는 수동 랜딩기어가 작동하는 데 17~18초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실제 해보면 더 빨리 내려온다”고 했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사실을 조종사들이 몰랐을 가능성도 있을까?
일부 현직 조종사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말한다.
현직 조종사는
“1000피트 이하까지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 ‘too low 랜딩기어’라는 경고음이 시끄럽게 울린다”고 말했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인재개발원장은
“수동 랜딩기어를 작동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
관제탑과 교신내용을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Q3 해상도 놔두고 왜 딱딱한 활주로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나?
사고기는 활주로에 동체착륙했다.
전문가들은 동체착륙이
“조종사가 최악의 상황에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체착륙은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기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동체착륙이 불가피했다하더라도 그 장소가 왜 딱딱한 활주로였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무안공항 인근에 바다가 있고, 활주로 주변에는 잔디밭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란 영화를 떠올리며 바다 위로 내리는 시도를 하지 않은 데 의구심을 표한다.
영화는 2009년1월15일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US 에어웨이스 1549편이
이륙 2분 만에 새 떼와 충돌,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 났지만
조종사의 침착한 대처로 맨해튼 허드슨강에 무사히 착수(着水)해 탑승자 155명이 전원 생존한 실화를 담고 있다.
최연철 원장은
“영화의 경우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엔진 2개가 모두 꺼진 이례적인 상황에서
경력만 40년이 넘는 베테랑 조종사가 기적적으로 수상 착륙에 성공한 경우”라며
“바다 위는 일반인 예상과 달리
추락할 경우 돌덩이에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아 아주 위험해 쉽게 시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항공대 이윤철 교수는
“활주로 옆 잔디밭 역시 새를 쫓는 구조물과 각종 간판이 있어서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Q4 활주로 위 화재 막는 물질이나 소방대는 왜 준비가 안 됐나?
동체착륙 등 급박한 상황이 되면
공항은 감속을 목적으로 활주로 바닥에 마찰계수를 높이고 화염을 냉각할 수 있는 비누거품 같은 물질을 뿌린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이런 사전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조종사는
“동체착륙 전에 관제탑과 소통이 됐다면
소방차가 항공기 착륙과 함께 곁에서 달리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바로 진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항공대 이윤철 교수는
“동체착륙을 하게 되면 충분히 선회비행을 해서 남은 연료를 줄이고 가장 낮은 속도로 착륙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5 착륙 후 속도는 왜 줄지 않았나?
사고기는 동체착륙을 한 뒤 외벽에 충돌할 때까지 속도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표한다.
항공기는 크게 3가지 브레이크가 있다. - 랜딩기어, 스피드 브레이크, 엔진 역추진이다.
이 중 확인된 것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랜딩기어는 착륙 시 충격도 줄여주는 동시에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착륙할 때마다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진한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벗겨지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다른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스피드 브레이크는
날개의 일부분이 접혀서 세워지는 과정에서 공기 저항을 만들어 감속역할을 한다.
현직 조종사 교관은
“랜딩기어가 제대로 내려왔다면 바퀴가 바닥에 닿는 동시에 자동으로 스피드 브레이크가 활성화된다”며
“이번에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종사가 직접 스피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야 했는데,
실제 그 과정이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엔진 역추진’은
엔진이 강력한 출력을 통해 나아가는 힘을 강화하는 데 비해 출력 방향을 반대로 돌려서 나아가는 힘을 줄이는 방식이다.
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엔진 역추진이 작동되면
엔진을 둘러싼 케이스가 열리면서 공기저항이 확 커지게 만들어 감속하게 된다”며
“이번 사고 때 엔진역추진 기능이 작동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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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04.♡.203.143 작성일
메이데이 메이데이 비상조난 방송 후 3분은 긴 시간이다
그 3분 동안 무슨 조치를 취했는 지가 심각한 의문이다
그 항공기는 공중에서도 지상에서도 감속하지 않았다
공중에서 선회비행하면서 연료 배출을 하지 않았다
반면, 활공비행과 랜딩기어를 내릴 시간은 있었다
활주로는 길 수록 안전한테 그 끝에 벽을 세웠다
남는 건 어떤 종류의 Human Error인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