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Clean Sea Clean World

    게시판     자유게시판
게시판

CHOKWANG SHIPPING Co., Ltd.

자유게시판

2025년이다.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25-01-07 00:55 View20

본문

불확실한 미래… 점술은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는가?

한림대 심리학과 최훈 교수 2025.01.06 07:45


최훈의 이것도 심리학


타로

타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뭐 이렇게 타로 집이 많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새롭게 이사 간 도시는 흔히 대학도시라 불리는, 대학교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동네였다. 

이 도시로 이사 갈 때는 뭔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와 젊은 청춘의 낭만이 어우러진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냥 미국 시골동네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길거리에 넘쳐났던 점집, 혹은 타로집이었다.


학문, 특히 과학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대학 옆에 있는 점집. 

뭔가 말할 수 없는 부조화스러움이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대학가도 그리 다른 것 같지 않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주카페, 타로가게, 그리고 어려운 세 글자의 한문으로 적혀있는 운명철학원들.

솔직히 대학가뿐이겠는가. 

요즘 신문을 들춰보면, 여기저기서 점술의 이야기, 운명의 이야기, 무속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우리는 왜 점술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을까?


심리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흔히들 최면술과 독심술을 기본으로 익혔다고 착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적어도 현대 심리학에서는 최면술과 독심술을 포함한 각종 초자연적 현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학적인 심리학을 표방하고 있는 현대 심리학에서는 

연구자가 통제할 수 없는 현상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술을 포함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인간의 마음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현상으로 설명하긴 한다.


예를 들면, 점술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포러 효과’가 있는데

이는 일반적이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성격묘사를 

특정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말한다. 

점집에 갔는데, 점술가가 나를 보고 ‘쯧쯧쯧, 얼굴에 우환이 가득 찼구만…’하고 말했다고 치자. 

사실 왜 점집에 갔겠는가? 만사형통한 사람들이 점집을 찾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입시 면접장에 온 학생에게 ‘대학 가고 싶구만?’이라고 묻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질문.

하지만 그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좁혀서 생각하는 포러 효과의 덕택으로 

그 점술가는 용한 점술가가 된다.


여기에 가용성 편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가 된다. 

가용성 편향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사건의 발생 확률을 과대 계산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래서 매우 인상적인 사건은 실제 발생확률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믿게 된다. 

예를 들면, 골프장 첫 홀에서 매우 멋진 인생 드라이브샷에 성공했다면, 

그 장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올라서 

실제 경기스코어는 엉망이어도 그날은 골프가 잘 된 것으로 여기는 것과 유사하다. 

점술가가 던지는 열가지 말 중에서 어떤 한가지 사실이 적중했다면,

실제 정답률을 10%이지만 

‘와, 내가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점술가가 맞췄네. 

신기하다’라는 생각으로 가용성 편향이 더해지며 백발백중 족집게 점술가로 탄생된다.


물론 이와 같은 설명이 점술가들이 모두 엉터리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신묘한 신령님이 함께하는 점술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심리학의 영역에서 증명하지 못할 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 미래를 예언하고, 그 해법을 제안해 주는 말들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의 마음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지 않는다. 

간혹 이런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자극추구 성향을 가진 사람들인데, 이들은 일상적인 삶에 권태를 느껴, 짜릿한 경험을 좇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10~20%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며,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이고 구조화된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하든지 간에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미래가 그렇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통찰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완벽하게 미래를 예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은 나의 생존을 위해 매우 필수적인 일이다. 

이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착각적 통제감’이란 개념이 있다. 

실제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예로 운동선수의 징크스를 들 수 있는데, 

어느 날 빨간색 양말을 신고 경기를 해서 승리한 다음, 계속 빨간색 양말을 신는 행위를 종종 보게 된다. 

실제로 어떤 양말을 신는지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리는 없지만

(기능성 양말이라 실제 스포츠 수행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빨간 양말을 신는 행위가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빨간 양말을 계속 신으며, 

만일 그 다음날도 승리했다면, 그 승리를 빨간 양말을 신은 자신의 덕으로 돌리게 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통제감을 높이기 위해 외부의 도움을 청한다. 

조언일 수도 있고, 예언일 수도 있으며, 기도일 수도 있고, 미신일 수도 있고, 점술일 수도 있다. 

막상 그런 말들이 상황에서 자신의 통제력을 높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런 도움들이 통제력을 높여준다고 믿는다. 즉, 착각적 통제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행위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줄 수도 있고,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자기 충족적 예언 에서처럼 긍정적인 예언이 실제로 삶에 도움이 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착각적 통제감’이라는 용어에서 느낄 수 있듯, 내가 느낀 통제감은 그냥 착각일 뿐이다. 

내가 미래에 갖고 갈 것은 내 안에 쌓인 그동안의 땀과 노력, 그것이면 족하지 않을까. 


2025년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흘린 땀은 올해도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한림대 심리학과 최훈 교수 저작권자 ⓒ 헬스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매일 아침 운세 보는 당신, ‘이것’ 때문

해 바뀔 때마다 운세 보는 아내 "점은 그만 좀 보면 안 될까?"

이마 가리면 주름 더, 신년 운세 좋게 하는 관상은?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1/02/2025010202226.html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41 / 1 PAGE
자유게시판 LIST
NO. TITLE WRITER
3741 망국적 정치문화 댓글1 최고관리자
3740 인적 오류(human error) 최고관리자
열람중 2025년이다. 최고관리자
3738 답변글 눈동작을 훈련 최고관리자
3737 무안국제공항 댓글1 최고관리자
3736 우주 핵공격 댓글1 최고관리자
3735 난청 댓글1 최고관리자
3734 한국이 핵무장에 나설 경우 댓글1 최고관리자
3733 부산 ~ 강릉 동해선 1월1일 개통 댓글1 최고관리자
3732 의대생과 전공의가 댓글1 최고관리자
3731 무안공항 참사 의문점 5가지 댓글1 최고관리자
3730 답변글 무안공항 활주로 로컬라이저 댓글1 최고관리자
3729 답변글 동체착륙을 시도한 점 최고관리자
3728 무안공항사고 댓글1 최고관리자
3727 답변글 사고 항공기 랜딩기어 이상? 최고관리자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