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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치 유튜브 좀 그만 봐"...부모님 계정 정리하겠다는 자녀들
김나연 기자 강지은 기자 2025.01.17. 15:18
경기 고양시에 사는 대학생 전모(25)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틈틈이 부모님의 유튜브 구독목록에 들어가 정치유튜버 구독을 취소하고 있다.
전씨는 “유튜버들이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제기하는 의혹과 선동을 그대로 믿고
욕설이 난무하는 영상에 빠져드는 부모님이 걱정됐다”며
“거짓 정보가 담긴 영상이 알고리즘에 의해 계속 추천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나라도 나선 것”이라고 했다.
부모를 ‘거짓정보(disinformation)’에서 지키겠다며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에 나서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거나 사회적 현안에 대해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유튜버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상계엄·탄핵정국으로 정치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자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각종 유언비어와 거짓정보가 판치고 있다.
2023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고 응답하는 등 유튜브가 뉴스 소비의 주요 플랫폼인 만큼,
유튜브를 통해 거짓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최근 유튜브에서 확산된 유언비어가 거짓정보라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매체가
“계엄 당일 선거관리연수원에서 99명의 중국인 간첩이 체포돼 주일미군기지로 압송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혹은 유튜버들에 의해 확대·재생산됐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의혹이 가짜 뉴스라며
“계엄군은 선거연수원 청사 내로 진입도 하지 않았다”며
“계엄 당시 선관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 중이었고
공무원 88명과 외부 강사 8명 등 96명이 머물렀다”고 했다.
또 지난 14일 열린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한 군인들은
유튜버 김어준씨가 제기한 ‘북한군 위장’ 의혹에 “터무니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씨는 “계엄 당시 북한인민군으로 위장한 병력이 매복해 작전을 펼치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군측이 계엄을 북한군 소행으로 조작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부모님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하는 법’을 정리한 글도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부모님 계정으로 로그인해 이상한 영상에 관심 없음 버튼을 누른다”
“(언론사) 뉴스 채널을 구독해놓는다”
“부모님이 잘 보지 않는 평화로운 영상들을 찾아 시청해두고 재생 기록에서 지워둔다” 등
알고리즘 정화 노하우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5)씨는
지난달 말 친구로부터 ‘알고리즘 정화’ 노하우를 공유 받은 후
몇 시간 동안 부모님 휴대폰으로 강아지와 고양이가 나오는 영상을 시청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부모님을 속이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지만,
정치영상이 아닌 유머영상을 시청하며 웃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뿌듯했다”고 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 젊은층이 예능을 보듯 뉴스를 소비한다”며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비슷한 콘텐츠에만 노출돼 편향된 생각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므로
방송과 같은 수준의 심의 및 규제를 유튜브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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