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능력이 감소
페이지 정보
관련링크
본문
사이언스조선 과학
[100세 과학] 읽고 계산 자주 하면 뇌노화 안 온다
이종현 기자 2025.03.06. 07:25
뮌헨공대·스탠퍼드대 공동연구팀 獨 성인 3천여명, 인지능력 분석
머리 자주 쓰면 60대도 인지 저하 없어 책 읽고 배우면 70대 치매위험도 감소
중장년층은 머리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탄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수리능력은 나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문해력과 수리능력이 나이를 먹는다고 무조건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지능력은 40대에 정점에 오르고 이후 하락했다
하지만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읽기능력과 수리능력을 꾸준히 활용하면
60대가 돼서도 인지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앞서 여가활동에서도 머리를 자주 쓰면 치매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 뇌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결과들이다.
독일 뮌헨공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공동연구진은
독일 성인을 대상으로 문해력과 수리능력 같은 인지능력이
연령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연구진은 16세부터 65세까지 독일 인구를 대상으로
언어와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조사는 동일한 대상을 상대로 3년반마다 언어와 수학능력을 평가해
연령에 따라 인지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측정하고 있다.
연구진이 분석한 독일 성인은 모두 3263명이었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문해력과 수리능력은 평균적으로 연령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문해력의 경우 20~30대에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평균46세에 정점에 다다르고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60대 중반까지도 평균적으로 20대 초반 수준보다는 문해력이 높았다.
수리능력도 20~30대까지는 상승하다가 평균 41세에 정점에 다다른 뒤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
60대가 되면 20대 초반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리능력은 문해력보다 낙폭이 더 컸다.
또 나이가 들수록 여성의 수리능력이 남성보다 더 가파르게 감소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하지만 일부는 40대 초중반이 되면 시작되는 aging curve(일정 나이에 기량이 급락하는 현상)를 겪지 않았다.
오히려 60대 중반까지도 문해력과 수리능력이 모두 완만하게 상승했다.
인지능력 감퇴를 겪지 않은 사람들을 분석했더니 화이트 칼라(사무직)나 고학력자들이 많았다.
연구진은
“화이트 칼라나 고학력자가 나이를 먹고도 인지능력이 감소하지 않는 건
직장이나 가정에서 문해력, 수리능력과 관련이 있는 기술을 꾸준히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 칼라는 문서나 보고서작업, 계산업무에 노출될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데,
이런 근무환경이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인지능력 차이가 단순히 학력이나 직업, 연봉수준, 성별 같은 지표로 나뉘는 게 아니었다.
인지능력이 감소
연령에 따른 문해력(Literacy)과 수리능력(Numeracy)의 차이를 보여주는 표.
빨간 선은 평소 언어기술과 수리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파란 선은 기술을 적게 사용하는 사람의 인지능력 변화를 보여준다./University of Munich
연구진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대상을 인지기술 사용량으로도 나눴다.
문해력과 수리능력과 관련있는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그룹은
직업, 학력과 무관하게 인지능력 점수가 50대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기술사용량이 적은 그룹은
30대 중후반부터 이미 인지능력이 하향세로 돌아섰고, 40대가 되면 하락폭이 더 커졌다.
연구진은
“단순히 집에서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수리능력을 활용하는 업무를 얼마나 하는 지를 따져서 살펴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며
“성인들의 나이와 인지능력 간 상관관계를 보면 평생학습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를 쓰는 여가활동이 인지능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3년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퍼즐이나 카드게임, 체스, 성인교육수업이 치매 발병위험을 1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70세 이상 호주 성인 1만명의 10년치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여가활동과 치매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문해력을 직접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활동이 단순한 뉴스 보기, 사교활동보다 치매예방 효과가 컸다.
일본 도호쿠대 연구진도
2023년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2만8천여명의 의료정보를 분석해
문해력과 계산능력이 필요한 성인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은
치매위험이 평균 19% 정도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결과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보편적인 인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기술을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 놓이면 나이가 들더라도 오히려 인지능력이 더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노동생산성 저하’라는 등식도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는 셈이다.
연구진은
“자극과 학습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받는 사람은
뇌의 가소성이 유지되면서 나이와 상관 없이 뇌기능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중·장년층의 교육과 훈련 기회를 늘리고 평생학습을 장려하는 식으로 정책을 만들면
인적자본을 상당 부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s1560
JAMA Network Open(2023), DOI: https://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3.23690
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2023), DOI: https://doi.org/10.3389/fnagi.2023.1212623
이종현 기자
사이언스조선에서 과학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해 과학분야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100세 과학] “더위가 수명 줄인다”…폭염에 노출되면 두살 더 늙어
[100세 과학] 노년 건강 지키는 ‘근육적금’ 성별 따라 준비법도 다르다
[100세 과학] '오메가-3' 3년 먹었더니 3개월 젊어졌다
[100세 과학] 근력도 뼈도 약해지는 '로코모티브 증후군', 70세가 고비다
[100세 과학] 나이 든 생쥐, 노랑느타리버섯 먹고 심장 튼튼해졌다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최고관리자 아이피 104.♡.235.145 작성일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펜을 들어 글을 쓰라 - 마틴 루터 -
세상까지는 두고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바꾸고 싶다면
습관적으로 독서, 어학공부, 바둑 등으로 두뇌운동을 하는 것이다
늙었다고 어리버리해지는 건 치매가 되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신체든 사물이든 자주 사용하면 발달하고 아니면 반대가 진실이다
지금까지는 경험, 성실과 기술로 생계를 꾸려왔겠지만
문해력과 수리능력의 인지능력, 표현력이 부족하면 설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