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집집마다 있는 값싼 이 진통제, 암 전이 막는다...원리는?

이혜진 기자 2025.03.10. 15:05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인 아스피린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 전이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6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학교 라훌 로이초두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상적 진통제인 아스피린이 면역체계의 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저널 ‘Natur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아스피린이 일부 환자에게 출혈이나 위궤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암 환자들은 아스피린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사람들이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전이가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됐으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아스피린의 항암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이는 원발성 종양에서 떨어져 있는 장기로 암세포가 퍼지는 것으로, 

전 세계 암 사망의 90%가 전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훌 로이초두리 교수는 

“초기 단계 암 환자들이 수술 등 치료를 받은 후에도 미세 전이로 인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암이 처음 퍼질 때가 면역공격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10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암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15개 유전자를 발견했다. 

특히 ‘ARHGEF1′이라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가 없는 쥐는 폐와 간으로의 암 전이가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팀은 ARHGEF1이 전이성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일 수 있는 면역 T세포를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포 신호를 추적한 결과, 

혈액응고 인자인 혈소판의 트롬복산 A2(TXA2)에 T세포가 노출되면 ARHGEF1이 활성화됐다. 

이때 아스피린은 T세포를 억제하는 TXA2 수치를 낮춰 T세포 활성이 증가하면서 

암 전이를 막는 메커니즘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TXA2가 T세포 억제효과를 활성화하는 분자신호라는 점은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다”며 

“아스피린이나 이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은 기존 항체기반 치료법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MRC 임상시험 부서와 협력해 연구결과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아스피린의 암 재발방지 효과를 연구하고 있는 루스 랭글리 UCL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임상시험 결과해석과 아스피린 치료의 최적 대상자 선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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